대패 속에서 홀로 빛난 이강인, 마요르카 성공 신화 서막 열렸다

윤은용 기자 입력 2021. 9. 2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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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마요르카의 이강인(왼쪽 두 번째)이 23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21~2022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6라운드 레알 마드리드와 경기에서 전반 25분 만회골을 넣은 뒤 공을 들고 하프라인으로 달려가고 있다.마드리드 | EPA연합뉴스


이적 후 첫 선발 출전에서 보란듯이 골을 터뜨렸다. 그것도 세계 최고 명문 구단 중 하나인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였다. 비록 팀은 대패했지만, 새 팀에서 첫 골을 뽑아낸 이강인(20·마요르카)이 마침내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강인은 23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21~2022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6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 활약하며 팀이 0-2로 끌려가던 전반 25분 왼발 중거리슛으로 만회골을 넣었다. 마요르카 이적 후 이강인이 터뜨린 첫 골이다. 팀이 마르코 아센시오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는 등 1-6으로 대패하면서 이강인의 골은 이날 마요르카의 유일한 득점으로 기록됐다. 이강인의 골은 발렌시아 소속이던 올해 1월8일 예클라노 데포르티보(3부)와 2020~2021 코파 델 레이(국왕컵) 2라운드 원정 경기 선제골(4-1 승) 이후 처음이며, 리그에서는 지난해 7월8일 레알 바야돌리드와의 2019~2020시즌 35라운드 홈 경기 결승골(2-1 승) 이후 442일 만이다.

지난달 말 발렌시아를 떠나 마요르카와 4년 계약을 한 이강인은 지난 12일 아틀레틱 빌바오와 4라운드 원정 경기(0-2 패)에 후반 교체 투입되면서 마요르카 데뷔전을 가졌다. 이후 19일 비야레알과 5라운드 홈 경기(0-0 무)에서도 후반 막판 교체투입돼 짧은 시간을 소화했다. 이강인은 3경기 만에 첫 선발로 나섰고, 골까지 터뜨리며 존재감을 보였다.

이강인의 골은 그의 재능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다시 한 번 느끼게 만든 ‘작품’이었다. 전반 25분 매튜 호프의 패스를 받아 단독 돌파에 나선 이강인은 에데르 밀리탕의 태클을 가볍게 제친 뒤 그대로 돌진해 다비드 알라바와 에두아르두 카마빙가의 사이로 파고 들었다. 이어 알라바가 시도한 태클을 다시 한 번 따돌리고 왼발 슈팅을 날려 티보 쿠르투아가 지키는 레알 마드리드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강인의 왼쪽에 있던 나초 페르난데스는 이강인의 슈팅을 그저 멍하나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이강인 혼자서 환상적인 개인기로 레알 마드리드의 세계적인 선수들을 한 순간 ‘바보’로 만들었다.

이강인은 이날 같이 선발 출전한 ‘일본 축구의 미래’ 구보 다케후사와 비교해서도 월등했다. 이강인이 키패스(5회), 유효 슈팅(2회)에서 팀내 1위를 기록하고 패스 성공률도 87.2%로 뛰어났던 반면 구보는 이렇다 할 활약없이 후반 13분 교체됐다. 이강인은 축구 통계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으로부터 평점 7.8점을 받아 압도적인 팀내 1위를 차지했다. 구보는 5.9점에 그쳤다.

이강인은 발렌시아 시절 특급 유망주로 불리며 구단의 보호를 받았다. 하지만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벤치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출전 기회를 위해 발렌시아를 떠나 마요르카로 옮긴 이강인은 이적 후 경기에 꾸준히 모습을 드러냈고, 이날 거함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골을 작렬하며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뽐냈다. 장지현 SPOTV 해설위원은 “이강인이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좋은 신호를 보여줬다고 본다”며 “골을 넣은 장면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자신의 장기를 다 보여줬다. 탈압박 능력도 훌륭했고, 볼 처리 속도도 빨라졌다. 생각의 속도가 빨라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강인이 마요르카에서 성공의 서막을 화려하게 열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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