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비하·고의충돌 논란' 심석희, 대표팀서 분리 조치

최민우 2021. 10. 1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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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 "미성숙한 태도 사과..최민정과 충돌 고의 아냐"
심석희 쇼트트랙 선수. 뉴시스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최근 동료 선수를 비하하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 경기 도중 고의로 충돌을 시도했다는 논란에 휘말린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4·서울시청)를 대표팀에서 분리 조치했다.

11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빙상연맹 관계자는 “심석희를 포함한 대표팀 선수 및 코치들과 협의를 거쳐 지금 분위기에서 함께 훈련하는 게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라며 “선수들의 심리적인 안정을 위한 분리 조치로 심석희가 진천선수촌에서 나왔다”라고 밝혔다.

이어 “다음 주부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시리즈가 시작되는데 심석희는 대회에 출전하기 사실상 어렵게 됐다”고 덧붙였다.

심석희는 현재 국가대표 자격을 보유 중으로 오는 21일부터 중국 베이징서 열리는 2021-2022 ISU 월드컵 1차 대회 참가를 앞두고 있었다. 쇼트트랙은 월드컵 시리즈 성적을 바탕으로 올림픽 출전 쿼터를 배정한다.

이번 대회에서 개인 종목뿐만 아니라 단체전(계주) 종목도 열리는 만큼 지금 분위기에서 심석희가 동료와 함께 경기를 뛰기 어렵다고 보고 심석희를 명단에서 제외했다는 게 연맹 측 설명이다.

빙상연맹은 올림픽을 대비해 대표팀 정상화가 필수인 만큼 조속하게 조사위원회를 꾸려 사건의 실체를 들여다볼 예정이다.

이번 논란은 심석희를 상대로 3년여간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 측이 법정에 제출했던 ‘변호인 의견서’ 내용이 한 매체를 통해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씨는 올해 1월 1심에서 징역 10년 6월을 선고받았고, 지난달 항소심에서 형량이 가중돼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변호인 의견서’에는 심석희와 국가대표팀 A 코치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주고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적인 문자 메시지들이 담겼다.

메시지 내용에는 쇼트트랙 국가대표인 최민정(23·성남시청)과 김아랑(26·고양시청) 등을 향한 욕설이 담겼다. 심지어 고의 충돌이 의심되는 대화 내용도 있었다. 심석희는 최민정을 언급하며 “하다가 아닌 것 같으면 여자 브래드버리 만들어야지”라고 했다.

호주의 쇼트트랙 선수인 스티븐 브래드버리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결승 당시 마지막 바퀴를 돌 때까지 선두 그룹에 한참 뒤처져 있었지만, 앞서 달리던 안현수와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 등 4명이 한데 엉켜 넘어지면서 어부지리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2일 오후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1000m 결승 경기. 최민정과 심석희가 넘어져 미끄러지고 있다. 뉴시스


심석희는 2018년 2월 22일 열린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 경기에 출전해 최민정과 충돌해 실격처리됐다. 마지막 바퀴에서 최민정이 외곽으로 치고 나오는 과정에서 앞서 달리던 심석희와 코너 부근에서 엉켜 미끄러져 넘어졌다. 심석희는 페널티를 받아 실격처리됐고, 최민정은 4위로 밀려 두 선수 모두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로 인해 “여자 브래드버리를 만들겠다”는 말은 고의 충돌을 의미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브래드버리는 결국 금메달을 따낸 선수인 만큼 다르게 해석될 여지도 있다.

빙상연맹은 조사위원회를 꾸려 사건의 진상을 파악할 계획이다.

한편 심석희는 이날 소속사를 통해 김아랑과 최민정을 비롯해 대표팀 코칭스태프에게 사과했다.

심석희는 입장문을 통해 “미성숙한 태도와 언행으로 인해 많은 분께 실망과 상처를 드린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기사를 접하고 충격받았을 김아랑, 최민정, 코치 선생님들께 마음 깊이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브래드버리 언급’과 관련해서는 “의도적으로 넘어진 것처럼 서술한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저와 최민정 모두 아웃코스를 통해 상대방을 추월하며 막판 스퍼트를 내는 방식을 주특기로 한다. 그 과정에서 안타까운 충돌이 생겼다”라고 해명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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