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만큼 빛난 대타, 팀 살린 최용제의 만점 활약

유준상 2021. 10. 1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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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연이틀 대타로 등장해 적시타, 팀 우세 3연전 확보에 기여

[유준상 기자]

최근 들어 주전으로 나오는 선수들 만큼이나 많은 주목을 받는 선수가 있다. 가을을 바라보는 두산 베어스가 믿는 최고의 히든카드, 포수 최용제가 그 주인공이다.

두산은 1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 경기서 5-3으로 승리를 거두고 2연승을 질주했다. 중위권 팀들의 추격에 잠시 주춤하는 듯했던 두산으로선 선두 KT를 상대로 일찌감치 우세 3연전을 확정짓고 한숨을 돌렸다.

첫날에는 3점 차, 이튿날에는 2점 차 승부로 점수 차가 그리 크지 않았다. 팽팽한 흐름을 이어오다가 한순간에 희비가 엇갈렸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연이틀 대타로 나와 중요한 안타를 기록한 최용제가 있었다.
 
 연이틀 적시타를 때려낸 최용제가 팀의 우세 3연전 확보에 크게 기여했다.
ⓒ 두산 베어스
 
경기 중반 이후 팀을 위기에서 구해낸 최용제

13일 경기서 경기 중반까지 KT에 2점 차로 끌려가던 두산이 6회말 들어 분위기를 바꾸었다. 김인태와 안재석의 연속안타에 이어 박계범이 희생번트를 대면서 1사 2, 3루의 찬스로 연결됐다. 후속타자 박세혁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이후 김태형 감독은 대타 카드를 꺼내들었고, 2사 2·3루서 최용제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상황은 불리했다. KT 선발 배제성이 계속해서 슬라이더를 구사했고, 볼카운트 1-2까지 몰리게 됐다. 배제성은 4구째 역시 슬라이더를 택했는데 최용제가 이것을 놓치지 않고 그대로 잡아당겨 좌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그 사이 루상에 있던 주자 두 명이 모두 홈을 밟으면서 마침내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단 한 타석이었지만, 이 점수로 기세를 올린 두산은 7회말과 8회말 각각 한 점씩 더 보태면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만약 최용제의 2타점 적시타가 나오지 않았다면 리드를 지키고 있던 KT가 경기 후반을 좀 더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었다.

사실 전날에도 두산이 점수를 뽑는 과정에서 최용제의 역할이 매우 컸다. 1-1로 두 팀이 팽팽하게 맞선 7회말, 페르난데스의 1타점 적시타로 다시 리드를 잡았고 무사 만루에서 조수행을 대신해 대타로 나선 최용제가 우전 안타로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빅이닝까지 연결되진 않았어도 경기의 흐름을 고려한다면 7회말 두산의 3점이 승패를 좌우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최용제는 대타로 10월에만 타율 0.571(7타수 4안타) 3타점을 기록 중이다. 그를 포함해 리그 전체에서 적어도 4타석 이상 대타로 들어선 타자 중 최용제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나타낸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이대로라면 최용제는 팀이 가을야구로 향하게 될 경우 최고의 히든카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두산 베어스
 
공격력 약화 우려되는 두산, 최용제 활약으로 탄력 받나

그동안 최용제는 박세혁, 장승현에 비해 수비 면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어 풀타임으로 포수 마스크를 쓰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수비나 대타로 밀리면서 주전 자리를 빼앗겼고, 경기 중반 이전까지 최용제가 나서는 일이 그리 많지 않았다.

대타로 맹활약하는 지금도 두산의 주전 포수는 박세혁이다. 그러나 최용제의 비중이 눈에 띄게 커진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단 한 타석만 소화하는 역할임에도 워낙 안타 1개가 주는 임팩트가 크기 때문에 이제는 팀 전력에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됐다.

팀 사정을 고려해본다면 최용제의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주전 1루수로 뛰던 양석환이 좌측 내복사근 미세 손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고, 복귀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 김재환과 허경민 등 기존에 있던 타자들마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기가 꽤 많아지기도 했고, 팀 전력상 확실하게 믿을 만한 우타자가 몇 명 없다.

더구나 시즌이 막바지로 향할수록 접전 양상으로 흘러가는 경기가 적지 않고, 매 경기가 살얼음판 승부인 포스트시즌에서는 대타의 활약 여부가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가을야구 경험이 많은 팀이라고 하더라도 수 년간 상대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는 대타 요원을 찾는 게 쉽지 않았다는 점에서 최용제의 활약이 두산에게 더 반갑게 다가온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승선하고도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한 최용제는 팀이 가을야구로 향하게 될 경우 사실상 올해가 돼서야 데뷔 첫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을 수 있게 된다. 3인 포수 체제인 것은 똑같지만, 확실히 올핸 느낌이 다르다. 2021년 두산의 가을에 있어서 최용제가 어떤 스토리를 써 내려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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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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