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지는 않고 약점만 노출' 이해 힘든 KIA 유망주 활용법

정철우 입력 2021. 10. 14.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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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딱 한 달이 됐다. KIA 포수 유망주 권혁경(19)은 지난 달 14일 1군에 콜업 됐다.

그러나 이후 단 한 경기도 출장하지 못했다. 쓸데 없이 벤치만 데우거나 이닝 교대 시 투수 공을 받아주는 일이 그의 주요 몫이 됐다.

그 사이 약점까지 노출됐다. 윌리엄스 KIA 감독은 권혁경에 대해 설명하며 "그동안 송구 문제가 있어 기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감독 스스로 데리고 있는 선수의 약점을 만천하에 알린 셈이다.

KIA 포수 유망주 권혁경이 1군에 올라온지 한 달이 됐다. 하지만 한 번도 출장 기회를 잡지 못했고 약점만 노출됐다. 이해하기 힘든 유망주 활용법이다. 사진=KIA 타이거즈
권혁경이 올 시즌 유일하게 1군 무대서 뛴 것은 지난 7월11일 광주 KT전이었다. 당시 포수 김민식과 한승택이 모두 코로나 이슈에 걸리며 경기에 나갈 포수가 없었다.

2군에 있던 권혁경이 급히 올라와 선발 마스크를 썼다. 그리고 권혁경은 이 경기를 무실점으로 리드했다. 1회에는 황재균의 도루까지 저지하는 실력을 뽐냈다.

KT 한 코치는 "그날 우리가 권혁경에게 당했기 때문에 만약 다시 맞붙는다면 뛰는 시도를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 날도 도루 실패 이후 다시 시도하지 못했다. 실력을 한 번 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KIA에서는 송구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만약 다음에 권혁경과 붙게 된다면 다시 한 번 과감하게 뛰는 시도를 해볼 수 있게 됐다. 아무래도 신인 포수다 보니 상대가 마음 먹고 뛰어 다니면 흔들릴 수 있다. KIA에서 귀한 힌트를 줬다"고 말했다.

송구 미숙을 경기 전 짧은 훈련으로 만회한다는 계획 자체도 무리가 따르는 대목이었다. 송구 문제는 실전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A구단 배터리 코치는 "경기 전 짧은 훈련 시간 동안 송구 불안을 해결한다는 건 불가능한 얘기다. 그런 시도는 대부분 성공하지 못한다. 차라리 2군 경기를 꾸준히 뛰며 상대의 도루를 막는 훈련을 겸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훨씬 나았다고 생각한다. 나머지 훈련을 할 시간도 2군이 훨씬 많다. 1군에 올린 뒤 전혀 쓰지 않을 것이었다면 굳이 이 시기에 불러 올릴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 솔직한 생각이다. 송구가 문제가 있엇다면 더욱 그랬다. KIA가 공을 들여 키우는 자원이라면 계속 2군에서 경기를 하며 단점을 보완할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 나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전 감각이 너무 떨어져 있어 정작 기회가 왔을 때 잡지 못할 위험성도 노출돼 있다.

권혁경은 아마도 23일 NC와 더블 헤더를 치를 때나 출장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윌리엄스 감독의 경기 운영 스타일을 보면 더블 헤더가 아니면 권혁경을 쓸 가능성이 거의 없다. 만에 하나 그 전에 쓰더라도 이미 실전 감각은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다.

23일에 출전한다면 실전을 치른 뒤 한 달이 훌쩍 넘은 시기에 경기를 하게 되는 셈이다. 게다가 약점은 상대에게 모두 노출됐다. 권혁경이 포수를 앉으면 뛸 수 있는 주자들은 마음껏 도루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NC전에 나선다면 더욱 큰 문제다. NC엔 발 빠른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약점인 송구 문제가 떨어진 경기 감각까지 더해져 더욱 무뎌지지는 않았을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 한 경기를 통해 많은 것을 입증해야 하는 권혁경 입장에선 이중고를 겪게 되는 셈이다.

도대체 쓰지 않을 것이라면 무엇하러 2군에 있던 유망주를 1군에 콜업해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게 한 것일까. 또 무슨 생각으로 약점을 만천하에 알렸던 것일까.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가 아닐 수 없다.

권혁경은 귀한 유망주 자원이다. 포수로서 공격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타선 약화가 하위권 추락의 이유가 되고 있는 KIA 입장에선 '공격 되는 포수' 자원은 욕심을 내야 한다. 공 들여 정성껏 키워서 써야 하는 선수라 할 수 잇다.

그러나 권혁경의 두 번째 경기 출장은 기대 보다는 우려가 앞선다. 윌리엄스 감독의 이해하기 힘든 선수단 운영 방식 탓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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