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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보어 "착해서 화도 못 내겠다" 무슨 뜻일까?

정철우 입력 2021. 10. 19. 10:15 수정 2021. 10. 1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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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해서 더 안쓰럽다. 성격이 나쁘면 욕이라도 하겠는데 성품이 너무 좋아 안쓰러울 뿐이다."

LG 외국인 선수 보어는 현재 1군 엔트리서 제외된 상태다. 1군에서 딱 100타수의 기회를 줬지만 타율 0.170 3홈런 17타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출루율이 0.265에 불과했다. 특히 믿었던 장타율이 고작 0.280에 그쳤다. OPS가 0.545로 형편 없을 수 밖에 없는 성적이었다.

2군으로 강등 된 보어가 1대1 교습에도 좀처럼 페이스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성품이 착해 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지금이야 말로 외국인 타자의 한 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치열한 선두 싸움을 하고 있는 LG는 매 경기 득점력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정감 있는 마운드에 비해 타선의 폭발력이 떨어지며 힘겨운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홈런을 괜히 야구의 꽃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한 방에 경기를 뒤집거나 크게 앞서갈 수 있는 점수를 뽑아내게 된다면 팀 분위기 자체가 바뀔 수 있다.

성적에 대한 부담으로 움츠러 들어 있는 LG 선수들에게 홈런은 커다란 선물이 될 수 있다.

LG는 홍창기와 김현수라는 빼어난 테이블 세터를 보유하고 있는 팀이다. 하지만 3번에 서건창을 써야 할 만큼 중심 타선의 힘이 떨어지는 팀이다. 4번 채은성이 분전하고 있지만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럴 때 쓰기 위해 영입한 선수가 바로 보어다. 보어가 큰 것을 펑펑 터트려준다면 LG는 팀 분위기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이 중요한 시기에 보어는 1군 진입마저 실패하고 있다. 2군에서 이병규 코치의 1대1 지도를 받고 있지만 아직 좋은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류지현 LG 감독은 최근 "2군에서 계속 보고는 받고 있다. 1군에서 빠질 때와 큰 차이가 없다는 보고만 올라오고 있다"며 실망스러운 반응을 보인 바 있다.

LG 한 관계자는 "보어를 보면 안타깝다는 생각 밖에 안 든다. 나름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다. 그런 선수가 한국에 와서 1군에서 제외 돼 코치와 1대1 레슨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자존심 상하는 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보어는 그런 상황도 묵묵히 받아들이고 있다. 어떻게든 살아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본인도 잘 풀리지 않아 답답할텐데도 꾹 참고 훈련에 임하고 있다. 너무 착해서 화도 내지 못하겠다. 좋은 마음을 먹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미워할 수 없는 존재다. 차라리 성격이 나빠 욕이라도 시원하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착해서 더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말 처럼 보어는 메이저리그까지 뛰었던 선수다. 장타력에 대해선 나름 자신감을 갖고 있는 타자라 할 수 있다.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 한신에서 방출되기는 했지만 보어를 계속 끌고 갔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그의 장타력이 그만큼 매력적이라는 뜻이었다.

그런 보어가 1군에서 뛰지 못하며 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다. 자존심이 상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하지만 보어는 이런 처분도 달게 받아들이고 있다. 오히려 살아남기 위해 더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미워할 수 없는 성품을 가진 선수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시도가 성공을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타격 이론에 밝은 한 해설 위원은 "보어는 전형적으로 팔로만 치는 타자다. 하체의 움직임을 이용하는 유형의 타자가 아니다. 그러다 보니 스윙이 시작되면 멈추기가 힘들다. 팔의 힘 만으로 시작된 스윙을 멈춘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러다보니 유인구에 자주 속을 수 밖에 없다. 간혹 팔의 힘 만으로 스윙을 멈출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틀린 이론이라고 본다. 팔만 가지고 스윙하다보면 유인구를 참기 어려워진다. 선구안은 세 번째 네 번째 문제다. 하체부터 스윙이 시작되지 않으면 유인구를 참기가 대단히 어려워진다. 여기에 보어는 신체 스피드가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팔로만 스윙하는 타자들은 대단히 운동 능력이 좋아야 하체 위주의 스윙이 안되는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보어는 전성기가 지난 상태기 때문에 그만한 운동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어렵다고 할 수 있다. 팔로만 스윙을 해도 우리 나라 투수 정도 수준이면 잡아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운동 능력을 현재로선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금처럼 팔로만 쳐서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제와서 하체 위주의 스윙을 장착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1대1 과외를 해도 그 때는 나아질 수 있지만 실전에선 다시 옛 버릇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차라리 한국 투수들에 적응하며 노림수라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보어의 부활을 이끄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전체적인 컨디션이 올라오면 상체 위주의 스윙으로도 한국 투수들의 공을 잡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LG엔 그럴만한 여유가 없다. 매 경기가 결승전인 상황에서 보어에게 경험치를 쌓도록 배려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너무 착해서 더 안타깝다는 보어다.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다.

보어와 LG에게 모두 안타까운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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