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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년제 월드컵에 반발한 유럽, FIFA 탈퇴 부르나

황민국 기자 입력 2021. 10. 20.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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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FIFA본부 | 게티이미지코리아


축구는 공 하나로 모두가 즐길 수 있어 최고의 인기를 누린다. 국제축구연맹(FIFA) 가맹국(211개국)이 국제연합(UN)에 가입된 나라(193개국)보다 많을 정도다.

그런데 FIFA의 위상이 ‘격년제 월드컵’을 둘러싼 갈등에 흔들린다. 월드컵 개최 주기를 4년에서 2년으로 줄이는 것에 반대하는 일부 유럽 국가들이 FIFA 탈퇴라는 전대미문의 강수를 들고 나온 것이다.

AP통신은 20일 익명을 요구한 유럽축구연맹(UEFA) 관계자를 통해 유럽 55개 회원국 가운데 12개국이 FIFA 탈퇴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 국가들이 FIFA 탈퇴까지 각오하는 것은 격년제 월드컵이 표결로 처리될 경우 통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FIFA가 2026년부터 2년마다 열겠다는 계획을 세운 가운데 이미 아시아와 북중미, 아프리카 등 166개국에서 찬성표를 받아냈다. 형식적인 의견 수렴 절차를 마친다면 오는 12월 개최가 유력한 FIFA 총회에서 격년제 월드컵 전환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럽과 남미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뛰는 국가들이 탈퇴 카드를 꺼낸다면 얘기가 달리진다. 덴마크와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아이슬란드, 페로 제도 등 북유럽 국가들이 이미 지난주 공개 성명을 통해 탈퇴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FIFA를 떠나더라도 축구대표팀 혹은 클럽팀 운영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페로 제도가 2013년 UEFA에 가맹한 뒤 2016년 FIFA에 가입할 때까지 유럽에서 별 다른 제약없이 활동했다. 알렉산데르 체페린 UEFA 회장도 탈퇴를 주장하는 국가들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남미축구연맹(CONMEBOL)까지 번진다면 FIFA가 격년제 월드컵을 강행하기가 쉽지 않다.

FIFA와 유럽 국가들이 격년제 월드컵을 놓고 극한 대립을 벌이는 것은 결국 돈의 문제다. FIFA는 4년 주기로 60억 달러(약 7조 398억원)를 벌어 들이는데, 월드컵 하나에서 얻은 수입이 46억 달러(약 5조 3972억원)에 달한다. 월드컵을 2년마다 연다면 수익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대로 유럽 국가들은 월드컵 주기 변화로 수익 감소를 각오해야 한다. 단순히 2년마다 월드컵이 열리는 것이 아니라 매년 여름마다 대회가 열려야 하기 때문이다. 매년 40주 가까이 리그가 열리는 유럽의 일정을 감축할 수밖에 없고, 수입도 그만큼 준다. 일부 선수들이 쉴 틈이 없어지는 격년제 월드컵에 반대하는 것도 유럽 국가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21일 FIFA가 준비하는 각국 축구대표팀 감독들과의 화상회의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높아진다면 격년제 월드컵을 강행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불만을 내비친 것은 격년제 월드컵이 지금처럼 짝수 해가 아닌 홀수 해에 열릴 가능성도 제기한다. IOC는 FIFA 계획대로 월드컵이 2026년에 이어 2028년에 개최될 경우 같은 시기 하계올림픽과 겹친다는 점에서 반대 성명을 냈다. IOC는 FIFA가 격년제 월드컵을 진행하더라도 2028년이 아닌 2029년부터 2년마다 열기를 희망한다. IOC는 “경기 단체들과 대화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며 변화를 기대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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