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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울산 꺾고 ACL 결승 간다

전주 | 황민국 기자 입력 2021. 10. 20.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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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4강전서 승부차기…내달 23일 사우디 알 힐랄과 승부
김기동 감독, 2009년 선수로 우승 후 지도자로 재도전

포항 스틸러스의 그랜트(오른쪽)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에서 동점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철전사’(포항 스틸러스의 애칭)가 12년 만의 아시아 정상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4강전에서 연장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10명이 싸운 울산 현대를 5-4로 눌렀다.

포항은 이날 승리로 결승전 티켓과 함께 최고 200만달러(약 24억원)의 준우승 상금을 확보했다. 다음달 23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알 힐랄을 꺾고 우승컵까지 들어올린다면, 상금은 두 배로 뛴다. 포항이 ACL 결승에 오른 것은 2009년 우승 이후 처음이다. 당시 선수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김기동 포항 감독은 이번엔 지도자로 우승에 도전하는 영광을 안게 됐다. 올해 K리그1 7위인 포항은 대한축구협회(FA)컵도 8강에서 떨어진 터라 이번이 유일한 우승 기회이기도 하다.

그 무엇보다 아시아 무대에서 처음 열린 ‘동해안 더비’에서 라이벌인 울산에 패배를 안겼다는 기쁨이 크다. 포항은 올해 정규리그에선 울산에 1무2패로 고전했으나 결정적인 순간에 다시 발목을 잡았다. 반대로 울산은 2019년 K리그1 최종전에서 포항에 1-4로 패배해 우승컵을 놓친 악몽이 재현됐다.

포항의 이날 승리가 더욱 놀라운 것은 선수단 곳곳에 뚫린 구멍에도 이변을 일으켰다는 사실이다.

지난여름 주포인 송민규가 전북 현대로 이적했고, 주전 골키퍼 강현무는 수술대에 오르며 전열에서 이탈했다. 여기에 중원의 핵심인 신진호와 고영준이 경고 누적으로 4강전에 결장해서 그야말로 이 대신 잇몸으로 싸워야 하는 상황이었다.

잇몸으로 싸운 포항이 흐름을 내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포항은 후반 7분 울산 윤일록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0-1로 끌려갔다. 백업 골키퍼로 경험이 부족한 이준이 윤빛가람이 낮게 깔아준 공을 잡아내지 못하면서 나온 실책에 가까운 실점이었다. 하반기 내내 반복되는 뒷문 불안은 이번에도 나왔다.

반격에 나선 포항에는 다행히 행운이 따랐다. 임상협이 후반 22분 중원에서 공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울산 미드필더 원두재가 공이 아닌 다리를 가격하는 태클로 퇴장을 당했다.

수적 우세를 점한 포항은 후반 44분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호주 출신의 포항 수비수 그랜트가 프리킥 찬스에서 수비수 사이로 뛰어올라 헤딩으로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그랜트의 머리에 맞고 굴절된 공이 골대를 휘감으며 골망을 갈랐다. 그랜트는 지난 9월에도 울산을 상대로 K리그1 데뷔골을 넣었던 터라 ‘울산 킬러’로 불리게 됐다.

연장에 들어서도 승패를 가르지 못한 포항은 승부차기에서 웃었다. 울산의 첫 번째 키커인 수비수 불투이스가 실축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울산의 나머지 키커들이 모두 승부차기를 성공했으나 반전은 나오지 않았다. 포항은 임상협을 필두로 권완규와 김성주, 전민광, 강상우가 찬 공이 모두 골망을 가르며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관중석에선 포항 팬들이 ‘영일만 친구’를 부르며 결승 진출을 자축했다.

전주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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