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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기자회견] '원팀' 김기동, "팬이라는 말보다 가족이라는 표현 쓰고 싶다"

오종헌 기자 입력 2021. 10. 20.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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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전주] 오종헌 기자 = "팬이라는 말보다는 가족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

포항스틸러스는 20일 오후 7시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전에서 울산현대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혈투 끝에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포항은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우승컵을 놓고 다투게 됐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포항은 후반 초반 선제 실점을 내줬다. 이후 끊임없이 울산의 골문을 노렸지만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 속에 쉽사리 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경기가 0-1로 끝날 것 같았던 후반 45분 극적인 동점골이 나왔다. 프리킥 상황에서 그랜트의 헤더가 골대에 맞고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승부를 연장전을 넘어 승부차기까지 끌고간 포항의 집중력은 끝까지 빛났다. 울산의 선축으로 진행된 가운데 첫 번째 키커 불투이스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하지만 이후 양 팀의 키커들이 모두 성공시켰고 포항의 마지막 키커 강상우의 슈팅도 골망을 흔들면서 최종 스코어 5-4로 포항이 승자가 됐다. 이로써 포항은 지난 2009년 ACL 우승을 차지한 뒤 12년 만에 결승에 진출하게 됐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김기동 감독은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고 그들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울산을 상대로 하루 만에 전술 변화를 줬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 또한 팬 여러분들이 응원해주셔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감사하다는 말씀 전해드리고 싶다. 이제 한국을 대표해서 결승에 진출하는 만큼 꼭 좋은 성과 가져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김기동 감독은 2009년 선수로서 우승 멤버로 활약한 뒤 다시 감독이 되어 12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김기동 감독은 "감독으로서 아직 우승을 해보지는 않았다. 그러나 선수들을 이끌고 이렇게 결승이 가게 된 것이 더 기쁘고 감정이 북받친다"고 말했다. 

포항은 후반 중반 울산의 수비형 미드필더 원두재가 퇴장 당하며 수적 우세를 점했다. 연장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어떤 주문을 했는지 묻자 "우리가 수적 우세이기 때문에 선수들이 급해질 것 같아서 우리의 패턴, 준비한 대로 하자고 주문했다. 변화가 필요하면 적절한 시기에 줄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축구를 하는 것이 먼저라고 조언했다"고 답했다.

선수들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먼저 주전 수문장 강현무 골키퍼를 대신해 계속해서 경기에 나서고 있는 이준 골키퍼의 경우 "(이)준이가 사실 부상이 있었다. 어려운 상황임에도 부상을 참고 경기를 마쳐 기특하다고 생각한다. 정말 자랑스럽고 이번 대회가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또한 후반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넣은 그랜트는 연장 후반 전민광과 교체됐다. 김기동 감독은 "그랜트가 체력적으로 지쳐보였고, 이제 우리가 공격적으로 나서야 하는 타이밍에 전민광이 공중볼 경합 등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서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포항은 지난 해 9월 FA컵에서도 울산과 승부차기를 경험한 적이 있다. 당시 결과는 패배. 김기동 감독도 "승부차기에 대한 대비를 했고, 그 때가 생각났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당시 우리가 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이기지 않을까 생각했다. 또한 전민광 선수가 그 때 근육이 올라오면서 키커로 나서지 못해 이번에는 일부러 킥을 차게 했다"고 말했다. 

이제 포항은 알 힐랄과 결승전 한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보완할 점이 있는지 묻자 "보완할 부분이라기 보다는 이제 선수들이 잘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준비해야 한다. 또한 세밀한 부분에서 실수가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가 계속 공을 점유할 수 있도록 그 부분을 신경써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차분하게 답했다. 

또한 "개인적으로 목표는 현실적으로 설정하는 성격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16강에 진출하고 싶다는 생각만 했다. 결승에 올라 기쁜 것도 있지만 어깨가 상당히 무겁다. 한국 클럽을 대표해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위상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이 된다. 하지만 좋은 결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포항을 올 시즌을 앞두고 일류첸코, 팔로세비치가 모두 떠났다. 또한 여름 이적시장에서 송민규까지 전북현대로 이적하게 됐다. 팀이 흔들릴 법도 하지만 포항은 김기동 감독을 중심으로 한 팀으로 뭉쳤고, 결국 ACL 무대에서 결승 진출이라는 성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김기동 감독은 "저는 특별하게 하는 것이 없다. 예전해도 얘기했던 것처럼 (오)범석, (신)진호, (임)상협이 등 고참 선수들이 알아서 분위기를 만들어 간다. 나는 조금 뒤에 물러서 있는 느낌이다. 선배들이 포항의 전통적인 문화나 그런 것들을 후배들에게 잘 알려주고 잘 끌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원팀'이 된 것 같다"고 답했다.

끝으로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김기동 감독은 "팬이라는 말 보다는 가족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 항상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내 편이 되어주는 팬들이다. 어려울 때 우리 곁에서 응원과 격려를 해주는 부분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오늘도 멀리에서 오셔서 우리를 응원해주신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여러분들에게 좋은 축구, 멋진 포항만의 재밌는 축구를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따뜻한 답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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