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에도 눈물 왈칵, 주전 세터 되기가 이렇게 힘듭니다

이후광 2021. 10. 22. 10:2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오프시즌부터 주전 세터로 성장해야한다는 중압감이 컸던 것일까.

흥국생명 2년차 세터 박혜진(19)이 승리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박미희 감독은 "박혜진은 작년 졸업하고 (주전 세터를) 처음 하는 것이다. 사실 세터는 베테랑도 쉽지 않은 포지션인데 지금도 기대 이상으로 하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사령탑은 개막전부터 2경기 연속 선발 세터로 8년차 김다솔이 아닌 박혜진을 택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흥국생명 세터 박혜진 / KOVO 제공

[OSEN=화성, 이후광 기자] 오프시즌부터 주전 세터로 성장해야한다는 중압감이 컸던 것일까. 흥국생명 2년차 세터 박혜진(19)이 승리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21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IBK기업은행 알토스와의 원정경기서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2경기만에 시즌 첫 승을 신고하며 1승 1패(승점 3)를 기록했다.

사령탑은 수훈선수로 2경기 연속 선발 세터를 맡아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박혜진을 칭찬했다. 박혜진은 블로킹 2개를 포함 5득점과 함께 개막전보다 발전된 경기 운영으로 시즌 첫 승에 공헌했다. 박미희 감독은 “박혜진은 작년 졸업하고 (주전 세터를) 처음 하는 것이다. 사실 세터는 베테랑도 쉽지 않은 포지션인데 지금도 기대 이상으로 하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러나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온 박혜진의 표정은 어두웠다.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일단 이겨서 너무 좋고 흔들릴 때 옆에서 언니들, 선생님들이 계속 괜찮다고 해주셔서 감사했다”는 승리 소감부터 이미 자신감이 없어 보였다.

박혜진은 배구 명문 선명여고를 나와 2020-2021 전체 1라운드 5순위로 핑크 유니폼을 입은 세터 유망주다. 지난 시즌 주전 세터 이다영의 이탈로 정규리그 10경기(27세트), 봄배구 6경기(18세트)라는 귀중한 경험을 쌓았고, 이번 오프시즌 팀을 이끌 차세대 세터로 낙점되며 많은 훈련량을 소화했다.

흥국생명 세터 박혜진 / KOVO 제공

사령탑은 개막전부터 2경기 연속 선발 세터로 8년차 김다솔이 아닌 박혜진을 택했다. 코트에서 각종 시행착오를 겪으며 빠르게 성장하라는 의도였다. 박 감독은 “어쨌든 이런 시기를 다 겪어야하고, 현재로서는 혜진이가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부딪히며 해결하는 능력을 키워줄 수밖에 없다. 경험을 통해 성장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박혜진 역시 이러한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는 “감독님, 선생님들이 자꾸 계속 믿으면서 기용해주시는 만큼 계속 성장하면서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날 박혜진의 도움 속 40점을 몰아친 외국인선수 캣벨도 아직은 주전이 낯선 박혜진에 많은 응원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박혜진은 “캣벨이 어차파 공은 자신이 때리는 것이니 흔들려도 괜찮다고 말해준다. 크게 신경 쓰지 말고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고 해서 편하게 올린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승리에도 인터뷰 내내 표정이 우울했던 박혜진은 결국 말미에 울음을 터트렸다. 그는 “너무 미안해서, 우리 팀에게 너무 미안해서…”라고 반복하며 “코트에 들어가 너무 흔들려서 오히려 경기를 더 어렵게 만든 것도 있었다. 근데도 옆에서 언니들, 선생님들이 괜찮다고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눈물을 쏟았다.

인터뷰실에 함께 들어온 캣벨과 통역, 구단 매니저 등이 박혜진을 위로했지만 그는 눈물이 계속 나는지 쉽게 고개를 들지 못했다.

결국 박혜진은 승리의 기쁨보다 경기를 어렵게 만들었다는 자책과 함께 화성체육관을 떠났다. 19살의 어린 선수에게 주전 세터라는 자리가 많이 버거웠던 모양이다. /backlight@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