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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최고 수비수 홍명보 감독이 보는 김민재 "나보다 낫다, 모든 것에 완성된 선수"[SS인터뷰]

정다워 입력 2021. 10. 26. 13:11 수정 2021. 10. 26.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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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시절 홍명보(왼쪽) 울산 현대 감독과 축구대표팀 수비수 김민재.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아시아 최초 월드컵 브론즈볼 수상자. 홍명보(52) 울산 현대 감독이 역대 한국 최고의 수비수라는 사실에 이견은 없다.

홍 감독은 선수 시절 정확한 판단력과 천재적인 수비 지능, 여기에 웬만한 미드필더보다 준수한 패스 능력으로 시대를 풍미했다. 2002 한일월드컵 4위의 주역으로 활약했고, 이 공을 인정받아 당시 브론즈볼을 수상했다. 2004년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100인에 선정됐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가 인정한 위대한 선수였다.

최근 한국 축구는 홍 감독을 능가하는 대형 수비수의 등장에 환호하고 있다. 주인공은 김민재(25·페네르바체)다. 전북 현대, 중국을 거쳐 터키 페네르바체로 이적한 김민재는 빠르게 유럽 무대에 적응하며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수비수로 정착했다. 이런 김민재를 홍 감독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홍 감독은 2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민재는 모든 것에 완성된 선수 같다. 피지컬이 좋은데 빠르고 영리하다. 덩치에 비해 기술이나 시야, 패스 능력도 뛰어나다. 센터백으로서 갖춰야 할 모든 능력이 있다. 부족함이 없는 선수”라며 후배를 높이 평가했다.

홍 감독은 “홍명보와 김민재, 누가 더 뛰어난 수비수인가?”라는 다소 직설적인 질문에 지체 없이 “민재가 나보다 나은 선수”라고 답했다. 흔한 립서비스는 아니었다.

홍 감독은 “나는 상대의 움직임, 패스의 길을 예측하고 움직이는 스타일이었다. 반면 피지컬은 좋은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민재는 다르다. 유럽의 큰 선수들과 경쟁이 되는 강한 피지컬인데 다른 능력까지 겸비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나보다 더 좋은 선수라고 본다”라는 근거를 제시했다.
홍명보 감독과 김민재.스포츠서울 DB
김민재의 손을 들긴 했지만 홍 감독은 선수 시절 아시아 최고의 수비수로 꼽혔다. 오히려 홍 감독은 현대 축구가 센터백에게 요구하는 기술적인 능력이 뛰어나기에, 지금 시대였다면 더 뛰어난 선수로 활약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1994년 미국 월드컵 후에는 스페인, 독일 명문 팀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에이전트 시스템이 자리잡지 않았고, 아시아 선수를 보는 유럽의 시선도 달랐기 때문에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 홍 감독이 김민재의 도전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후배가 달성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는 “저 역시 유럽에서 뛰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땐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일이었다”라면서 “민재가 유럽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하길 바란다. 다치지 말고 더 도약했으면 좋겠다. 민재의 성장은 한국 축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민재는 터키 이적 후 빠르게 적응했다. 다만 최근에는 무리한 반칙으로 퇴장당하는 시련도 겪었다. 홍 감독은 “그런 경험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퇴장을 반복해서 당한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한 번은 그럴 수 있다. 리그 스타일, 특히 심판의 성향을 알아가는 단계로 보면 된다.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민재는 영리한 선수라 잘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흥미로운 가정 하나. 최고의 수비수로 꼽히는 두 선수, 홍 감독과 김민재가 함께 뛴다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을까. 홍 감독은 “최근 세계 축구의 트렌드가 스리백인데 민재가 제가 스리백에서 함께 뛴다면 꽤 괜찮은 조합이 나올 것 같다. 나도 그랬고 민재도 패스 능력이 좋기 때문에 후방에서 빌드업을 하는 팀이라면 굉장히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다. 수비적인 면에서도 꽤 탄탄할 것”이라며 흥미를 보였다.

지도자로 복귀해 울산에서 K리그1 우승에 도전하는 홍 감독은 언젠가 김민재를 지도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민재 같은 선수를 마다할 지도자는 없다. 그런 선수를 데리고 있는 것은 상상만 해도 즐겁다. 언젠가 그런 기회가 오면 좋지 않겠나”라며 미소를 지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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