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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시청률 떨어진 손해, 배상 요구한 방송 4사

입력 2021. 10. 27. 00:03 수정 2021. 10. 27.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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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중계권을 가진 방송사의 손해배상 요청으로 KBO리그가 위기를 맞았다. [뉴스1]

합당한 요구인가. 무리한 몽니인가. 프로야구를 중계하는 스포츠 방송 4사(KBSN·MBC PLUS·SBS미디어넷·스포티비)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야구단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청해 파문이 일고 있다.

KBO는 26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구단 사장단 회의인 이사회를 열어 프로야구 중계 스포츠 4사가 요청한 손해배상 건을 긴급 안건으로 상정, 논의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구단들은 중계권 계약을 담당하는 (KBO 마케팅 자회사인) KBOP가 이 사안을 잘 정리해달라고 얘기했다”고 귀띔했다.

프로야구 중계 스포츠 4사는 지난 25일 KBO와 KBOP, 그리고 프로야구 10개 구단에 손해배상 요청 공문을 보냈다. 일부 선수의 술자리 파동으로 리그 전반기가 조기 종료됐고, 후반기 일정마저 파행 운영돼 손해가 막심하다며 배상안을 수립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공문에는 ‘리그 조기 종료 사유가 일부 선수의 일탈로 알려지면서 프로야구에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 전반기 대비 후반기 시청률이 30% 이상 떨어졌다’며 구체적인 시청률 변동 수치(0.775%→0.543%)까지 적시했다. KBO 고위관계자는 “(방송사가 손해배상을 요청하는 건) 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당혹스러워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KBO리그가 전반기를 조기 종료하면서 입은 손실이 생각보다 컸다”고 주장했다. KBO리그는 지난 7월 12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전반기 일정(30경기 순연)을 조기에 마쳤다. 당시 두산과 NC에서 1군 선수의 코로나19 확진 및 접촉에 따른 자가격리 비율이 65% 안팎으로 높아 정상적인 경기 개최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도쿄올림픽 개막 직전 광고 특수를 노렸던 방송사로선 울며 겨자 먹기로 손해를 감수했다.

후반기엔 피해가 누적됐다. 전반기 조기 종료에 도쿄올림픽 기간이 더해져 일정이 빡빡해졌다. 스포츠 4사는 ‘더블헤더 편성으로 시청률과 광고 소구력이 낮은 평일 낮 경기가 증가했다. 또 연장전이 폐지되면서 경기의 긴장감이 떨어졌다. 리그 흥행보다 팀당 144경기를 소화하기 위해 운영됐다’고 꼬집었다.

손해배상 당사자 중 하나인 구단들도 관련 내용을 파악 중이다. 인기 하락에는 대부분 공감하면서도 “책임을 구단(선수)에 돌리는 건 맞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A 구단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프로야구뿐 아니라 광고 시장이 다 죽었다. 광고하려면 매출이 늘어야 하는데 지출이 많아지니 (광고를) 줄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인터넷과 유튜브가 활성화하면서 점점 야구팬들이 TV에서 멀어지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광고가 뉴미디어에 몰린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특수성도 무시할 수 없다. B 구단 관계자는 “넓게 보면 다 같은 야구 종사자들 아닌가. 공문을 보내기보다 협의하면서 상생 방안을 찾아가는 게 낫지 않았나 싶다”며 “각 구단도 연 100억원씩 적자를 보면서 버티고 있다. 힘든 건 모두 마찬가지다.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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