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대 강타' 손흥민, "골대가 원망스럽기보다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파주톡톡]

정승우 2021. 11. 13.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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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파주=서정환 기자] 손흥민(29, 토트넘)이 이라크전 굳은 각오를 보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1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에서 전반 37분 터진 황희찬의 페널티킥 결승골에 힘입어 아랍에미레이츠(UAE)를 1-0으로 이겼다. 한국은 14일 카타르로 출국해 16일 이라크와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13일 파주NFC에서 훈련을 마친 뒤 인터뷰에 임했다. UAE전에서 가벼운 타박상을 당한 손흥민은 부상방지 차원에서 그라운드 훈련을 하지 않고 실내훈련으로 컨디션을 조절했다. 다음은 손흥민과 일문일답. 

Q: 오늘 공 차는 훈련을 안했는데 몸상태는?

안 좋은 것은 아니다. 경기를 치르면서 부딪친 곳이 있다. 심하지는 않다. 밖에 나가서 훈련하고 싶었지만 조심하려고 했다. 

Q: UAE전서 두 번이나 맞아 골대가 원망스러울텐데?

골대가 원망스럽다기보다 팀원들에게 많이 미안했다. 최종예선이란 곳이 얼마나 힘든지 안다. 찬스가 많이 나지 않는다. 내가 축구하면서 그렇게 많은 찬스를 잡은 것도 처음이고 놓친 것도 처음이다. 선수들에게 많이 미안했다. 찬스 많이 만들어줬는데 무책임하게 처리했다. 미안한 마음이 컸다. 

Q: 평소에는 동료들 찬스를 만들어주려는 장면이 많았다면 UAE전에서는 직접 슈팅이 많았는데? 

전략은 아니다. 그 상황 속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한다. 밖에서 보실 때와 내가 경기장에서 뛰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경기장 안에서 빠르고 예측 못하는 일이 많다. 이번 경기에서 내가 조금 뛰면서 그런 상황이 유난히 많았다. 내가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반대로 된다면 누구에게 줘야 한다면 주저없이 다른 선수에게 당연히 패스하는게 맞다. 

Q: 주장으로서 경기를 뛰지 못하는 선수는 어떻게 챙기나?

그런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항상 갖고 있다. 어디에 가도 경기에 뛰는 선수들은 행복하다. 못 뛰는 선수에 대한 마음을 갖고 있다. 주장으로서 한 번 더 안아주고 챙겨주고 말을 건네려고 한다. 그 친구들이 대표팀에 와서 모든 선수들이 뛰고 싶을 것이다. 그런 티를 안 내면서  정말 열심히 한다. 기회를 노리는 것이 너무 대견하다. 많은 칭찬을 해주고 싶다. 한 팀으로서 너무 잘해주고 있어 항상 고맙다. 

Q: 최종예선 반환점 돌았는데?

우리가 해야 할 일 끝나지 않았다. 이제 딱 반을 돌았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아직 많이 남았다. 월드컵을 가는 것이 목표지만 최종예선 정말 잘 치르고 싶다.  최종예선 이번이 세 번째인데 진짜 힘들었다. 지금도 경험하고 있다. 최고의 모습으로 최종예선을 마무리 해보고 싶다. 우리가 아무리 본선에 진출해도 끝까지 최고의 모습으로 마무리하고 싶다. 매경기 결승전처럼 준비하고 있다. 

Q: 비행시간만 300시간이 넘어 '혹사의 아이콘'인데?

다 하는 일이다. 다 하는 거다. 나만 그렇게 비춰지는 것 같다. 유럽에서 온 (이)재성, (황)희찬, (황)인범, (김)민재, (정)우영이 형, (정)우영이 다 그렇게 한다. 그게 뭐 혹사인가? 나는 너무 좋다. 대표팀에 와서 경기할 수 있다는 것은 특혜다. 어릴 때부터 꿈꾸던 것이고 지금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이루고 있다. 언제까지 축구를 할지 모르겠지만 '혹사'가 붙는다는 것은 어느 곳에서나 필요하다는 것이니 좋다. 

Q: 비행기 마일리지는?

모르겠다. 확인을 안 해봤다.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니까. 나도 궁금하다. 

Q: UAE전 후 상대 골키퍼와 나눈 대화는?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인범이가 후반에 파울성 태클을 당하면서 그런 부분을 서로 이야기했다. 인범이 같은 상황에서 상대선수가 '왜 다이빙을 하냐?'라고 해서 선수가 접촉이 있으면 넘어기는 것이 맞고, 너희들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Q: 번리전 원더골 같은 상황이 나왔는데?

나는 번리전 골을 어떤 다른 골과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운 좋게 유럽 생활을 하면서 골을 넣고 있지만, 무엇보다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골이다. 다른 사람들이 볼 때 "이 골은 멋 없었다. 이 골은 멋있었다" 말씀하시지만 나에게는 모든 골들이 똑같은 값어치를 한다. 원더골이 됐든 어떤 골이 됐든 우리 팀을 이기게 하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다. 

Q: 주장으로서 첫 최종예선인데 예전 주장들에게 조언을 듣나?

(박)지성이 형과 이야기를 많이 한다. 다행이다. 내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기댈 수 있어서 좋다. 어릴 때부터 그런 형들과 경험을 해봤다. 그 나이 때 모르던 것을 지금 느끼고 있다. 지성이 형도 공감해주고 많이 도와주고 계신다. 

Q: 봉사활동도 계속 하고 있나?

열심히 하고 있다. 5월까지 마칠 예정이다. 매일 2~4시간 할 때도 있다. 시간이 나는대로 꾸준히 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시는데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내가 해야 할 일이다. 나도 봉사활동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 그동안 많이 놓쳤던 부분을 어린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배워서 좋다. 

Q: 팬들이 다득점 승리를 원하는데?

사실 사람의 마음은 다들 알지 않는가. 추운 곳에 있으면 따뜻한 곳에 가고 싶다. 따뜻한 곳에 있으면 시원한 곳에 가고 싶다.  우리가 이겼을 때 만족감과 기쁨은 충분히 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력하는 만큼 다른 팀들도 우리를 이기고 비기기 위해 노력한다. 

다득점으로 승리하면 너무 좋지만, 부족한 부분도 분명히 나온다. 많이 준비하고 있지만, 경기는 결국 이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1-0으로 이겨도 그 때의 기쁨과 행복을 누리려고 한다. 다득점 승리가 되면 그 때의 행복을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선수들이 굳이 1-0으로 이기려고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우리도 다득점 승리를  원한다. 1-0 승리가 얼마나 불안하겠나. 축구는 1초 만에 골이 들어가는 경기다. 그 상황 속에서 우리도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봐주셨으면 좋겠다. 

Q: 이라크전 안방에서 0-0 비겼는데 원정 각오는?

첫 단추를 원하는 방향으로 못 뀄다. 선수들이 잘 꿰어 나가고 있다. 분명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 중동 원정이 참 힘들다는 것을 잘 안다. 가서 결승전처럼 준비한다면, 선수들의 마음이 하나로 된다면 우리가 원하는 11월 대표팀 소집을 잘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경기만 준비하고 있다. 

잘하고 잘 준비할테니 팬들의 응원과 성원이 필요하다. 염치없이 매번 똑같은 말을 하지만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파주=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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