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업적이 있는데" 김사니 해명에 '역풍'..서남원 감독은 폭언 부인
[스포츠경향]
여자프로배구 IBK기업은행 내홍의 당사자인 김사니 감독대행이 사태의 책임을 서남원 전 감독의 폭언에 돌리고, 서 전 감독이 폭언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이번 사태가 두 사람의 진실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눈물을 흘리며 자신이 팀을 이탈한 이유를 설명했던 김 대행은 되레 여론의 역풍을 맞고 있다.
김 대행은 2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흥국생명전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팀을 이탈했던 책임을 서 전 감독에게 돌리는 내용의 인터뷰를 했다. 김 대행은 “지난 13일 훈련에서 서 감독님과 조송화가 마찰이 있었다. 이어 조송화가 팀을 이탈하자 서 감독님이 화가 많이 났다”며 “모든 선수와 스태프가 있는 상태에서 저에게 화를 내시면서 이 모든 걸 책임지고 나가라고 하셨다. 그리고 모욕적인 말들과 폭언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서 전 감독은 이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서 전 감독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사니 코치에게 나가라고 한 적 없다. 폭언이 무엇이었는지 내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또 “조송화가 내 말에 대답을 안 해서 김 코치에게 말 좀 시켜보라 했다. 그 과정에서 ‘감독 말에도 대답 안 해, 코치 말에도 대답 안 해, 뭐 이런 개같은 경우가 다 있어’라고 했다. 욕설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올 시즌 IBK기업은행 지휘봉을 잡은 서 감독은 고작 9경기를 치르고 지난 21일 구단으로부터 경질 통보를 받았다. 앞서 13일 주전 세터 조송화가 감독에게 항명해 팀을 무단 이탈하고 김사니 코치도 함께 이탈한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자, 구단은 서 감독을 경질하는 것으로 잡음을 덮으려 했다. 그러면서도 김사니 코치는 감독대행으로 승격시켜 ‘감독에게 항명한 코치를 영전시켰다’는 비난을 샀다.
김 대행은 감독대행 데뷔전인 흥국생명전에 앞서 서 전 감독의 폭언을 ‘폭로’하면서 자신의 이탈을 정당화했지만, 김 대행을 향한 배구 팬들의 여론은 더 싸늘해졌다. 김 대행은 선수들과 스태프 앞에서 망신을 당했다고 주장했지만, 내용을 보면 오히려 김 대행이 코치로서 본분을 망각하고 서 전 감독에게 망신을 준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김 대행은 “서 감독님이 모든 선수와 스태프가 있는 앞에서 ‘야, 너, 김사니 대답 안 해?’라고 하셨다”며 “우리 팀에는 열아홉살 미성년자도 있다. 저는 그 선수들에게 선배이고, 그 선수들을 다시 볼 자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 대행은 또 “저도 제가 지금까지 쌓아놓은 업적이 있다.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당시 서 전 감독의 질문에 김 대행이 대답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선수와 코치가 “열아홉살 미성년자” 앞에서 감독에게 대답조차 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김 대행이 감독을 보좌해야 할 코치의 본분을 잊고 자신의 “업적”을 먼저 생각했다는 점도 팬들의 분노를 자극하고 있다.
서 전 감독은 “선수·코치와 폭로전이나 진흙탕 싸움을 하고 싶진 않다”면서 “팀에 있을 때 내게도 힘든 시간이 있었다. 팀을 떠난 뒤 나오는 얘기 때문에 더 힘들다. 작은 일을 부풀리거나, 없던 일을 만들지는 말아달라”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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