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연 “아시안컵 우승하고 월드컵도 나가고파”

파주/송원형 기자 2021. 11. 26.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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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0일 고양서 뉴질랜드와 국가대표 평가전

지소연(30)은 25일 여자 축구 대표팀 파주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 훈련에서 빌드업(패스를 통한 전개) 중심에 섰다. 동료 이름을 크게 부르고는 패스를 주고받으며 공격을 조율했다. 세트 플레이 땐 키커를 맡아 “간다”고 외쳤다. 콜린 벨(60·영국) 대표팀 감독이 한국어로 “좋아요” “계속해”라고 말하자, 지소연은 벨 감독 성대모사를 하며 훈련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대표팀은 27일과 30일 고양에서 열리는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소집돼 훈련 중이다. 여자 대표팀이 국내에서 A매치(국가대항전)를 갖는 건 2018년 4월 아이슬란드와의 평가전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지소연은 “오랜만에 홈팬들 앞에서 경기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 미드필더 지소연이 25일 경기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하는 모습. 대표팀은 27일과 30일 고양에서 뉴질랜드와 평가전을 치른다. 대표팀 에이스이자 한국 여자 축구 대들보 지소연은 내년 아시안컵에서 첫 우승을 노린다. /뉴시스

◇2년 연속 FIFA 올해의 선수 후보

지소연은 한국 여자 축구사를 새로 쓰는 ‘레전드’다. 그는 FIFA(국제축구연맹)가 지난 23일 발표한 ‘올해의 여자 선수’ 후보 13명에 포함됐다.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하다. 지소연은 작년에도 여기에 이름을 올렸지만 최종 후보 3인에 들지는 못했다. 지소연은 2020-2021시즌 첼시 위민의 잉글랜드 여자 수퍼리그(WSL) 2연패(連覇), 리그컵 우승,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주역으로 맹활약했다. 지소연이 2014년 첼시 입단 후 들어 올린 우승컵만 10개다. 그는 25일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전 세계적으로 훌륭한 선수와 함께 올해의 선수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며 “유럽에서 잘해왔다고 느껴져 뿌듯하다”고 했다.

지소연은 대표팀에서도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미드필더이면서 골도 많이 넣는다. 그는 지난 9월 몽골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예선에서 A매치 59번째 골을 넣었다. 남녀 통틀어 차범근 전 남자대표팀 감독이 갖고 있던 종전 한국 축구 A매치 최다 득점(58골)을 넘어섰다. 그는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가능하면 계속 골을 넣고 싶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후배들이 빨리 따라왔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아시안컵 첫 우승 이어 월드컵까지

지소연은 아직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선 우승컵이 없다. 내년 1월 인도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본선에서 2009년 태국 대회 3위를 넘어 첫 우승을 노린다. 이번 대회에서 5위 안에 들면 2023년 호주와 뉴질랜드가 공동 개최하는 여자 월드컵에도 직행할 수 있다. 지소연의 나이를 볼 때 마지막 월드컵 무대 도전일 수도 있다. 월드컵에선 역대 최고 성적인 2015년 캐나다 대회 16강을 넘어서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선 아시안컵에서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

뉴질랜드전은 아시안컵 무대를 위한 마지막 모의고사다. 벨 감독이 지소연을 비롯해 조소현(33·토트넘 위민), 이금민(27·브라이턴 위민) 등 해외파를 불러들인 것도 이 때문이다. FIFA 랭킹에선 한국(18위)이 뉴질랜드(23위)보다 앞서 있다. 지소연은 “지난달 세계 1위 미국과의 2차 평가전(0대6)에서 크게 졌는데 강팀과 경기하면서 많이 배웠다. 대표팀 선수들이 좀 더 발전했을 것”이라고 했다. 아시안컵 우승에 대한 의지도 보였다. “아시아에 쟁쟁한 팀들이 있지만, 우리도 그만큼 많이 올라왔고 충분히 우승까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 경기 한 경기 잘 준비해 좋은 성적으로 월드컵에 나가고 싶어요.”

지난달 대표팀이 미국에서 치른 친선경기는 미국 여자 대표팀의 전설 칼리 로이드(39)의 은퇴 경기기도 했다. 후반전에 로이드가 교체 아웃되자 지소연은 박수를 쳤다. “레전드에 대한 존경심으로 그랬어요. 저도 홈팬들 앞에서 축하를 받으면서 은퇴식을 하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나이 서른인 지소연이 이날 펼친 출사표는 ‘마지막 여정’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파주=송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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