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잊지 않았구나" 군 복무 마친 잠수함, 美 연수 효과 증명할까

조형래 입력 2021. 12. 1. 19:16 수정 2021. 12. 1.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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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늘 /롯데 자이언츠 제공

 [OSEN=조형래 기자] “‘날 잊지 않으셨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롯데 자이언츠에 이제 잠수함 계열의 투수는 얼마 남지 않았다. 그 중 2018년 신인 2차 7라운드로 입단한 최하늘(22)은 구단과 래리 서튼 감독 모두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의 전역을 손꼽아 기다린 자원 중 한 명이다. 

지난 2020년 시즌을 앞두고 최하늘은 윤성빈, 이승헌, 한승혁과 함께 미국 드라이브라인 센터에 다녀왔다. 롯데의 ‘선택받은’ 영건이었다. 하지만 병역의 의무도 해결해야 했다. 드라이브라인을 다녀온 뒤 한 시즌도 채 소화하지 못하고 상무 입대를 결정했다. 그 해 6월, 최하늘은 상무로 떠났다. 

“홀가분하게 다녀왔다”라면서도 당시 드라이브라인에서 배워온 어깨 단련 방법 및 루틴 훈련 등을 제대로 몸에 익히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움이 남았다. 그는 “정말 좋은 프로그램을 배우고 왔는데 할 만 하니까 바로 군대를 가게 됐다. 상무도 좋았지만 배운 것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이 안됐다는 게 아쉬웠다"라고 전했다. 

"기술적인 부분도 좋아졌지만 루틴이나 멘탈적인 부분들도 좋아지는 것 같다"라며 미국의 선진 야구 트레이닝 시스템의 장점을 소개했다. 이제 전역을 하게 되면 김해 상동구장에 머물며 못다한 드라이브라인 프로그램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최하늘은 "상동에서 이제야 드라이브라인 프로그램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나 스스로도 기대가 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상무에서는 잠수함 유형 투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선발 로테이션에는 엄상백(KT), 불펜에는 심창민(삼성) 등이 있었다. 그는 "처음 상무에 갔을 때 (심)창민이 형, (엄)상백이 형 등 잠수함 선배들이 있었다. 모두 1군에서 어느 정도 활약 했던 선수들이었지 않나"라면서 "형들을 보면서 루틴이나 경기 준비하는 과정, 승부처에서의 승부 방법 등을 많이 물어봤다"라고 되돌아봤다. 

최하늘의 주무기는 체인지업이다. 2018년 홀드왕 출신인 잠수함 오현택도 최하늘의 체인지업에 감탄했고 "내걸로 만들고 싶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경쟁력을 가졌다. 대신 슬라이더 등 브레이킹볼 계열이 다소 약했다. 오현택은 최하늘에게 자신의 슬라이더를 전수 해주려고 하기도 했다.

상무에 복무하면서 슬라이더와 커브, 투심 등을 좀 더 연마하며 스스로의 경쟁력을 높이려고 애썼다. 그는 "체인지업 말고도 투심, 커브를 결정구로 쓸 수 있을 정도로 자신감이 생겼다"며 "슬라이더도 지금 꾸준히 연습하고 있다. 타자들 반응을 봤을 때 입대 전보다 훨씬 빗맞은 타구도 많이 나오고 범타도 많이 끌어낼 수 있는 것 같다. 선택지가 넓어졌다"고 말했다. 

2019년 롯데 가오슝 스프링캠프 당시 오현택에게 슬라이더를 전수 받고 있는 최하늘 /OSEN DB

래리 서튼 감독과 최하늘이 함께한 기간은 지난해 약 3달 남짓. 당시 서튼 감독이 퓨처스팀 감독이었다면 현재는 1군 감독이다. 서튼 감독은 상무와 경기가 있을 때마다 최하늘을 비롯해 롯데 출신 선수들을 찾아서 꾸준히 대화를 나눴다. 최하늘은 "상무에서 롯데와 경기를 할 때마다 감독님께서 찾으셨다. 팀에 합류하고 난 뒤에는 '얼굴 밝아져서 좋다. 보고 싶었다'라고 말씀을 해주셨다"라며 "'아직 나를 잊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교육리그에서도 4경기 정도 등판하면서 코칭스태프의 평가를 다시 받았다. 그는 "초구 스트라이크와 몸쪽을 무조건 던지면서 전력으로 투구를 했다. 결과보다는 미션을 중시했다"라고 되돌아봤다.

한때 잠수함 왕국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이제는 이강준 정도를 제외하면 잠수함 유형의 투수가 없는 롯데 마운드 현실에서 최하늘은 다소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다. 그는 "내년에는 1군에서 선발로 던지면서 한두 경기 던지는 게 아니라 1군에서 꾸준하게 던지면서 버티는 것이 목표다. 일단 퓨처스에서 차근차근 준비를 잘 해서 올라갈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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