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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결번 레전드의 영광, 스스로 걷어찬 김사니와 기업은행

윤승재 입력 2021. 12. 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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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니 전 IBK기업은행 감독대행이 서남원 전 감독의 폭언을 폭로하며 한 말이다.

서남원 전 감독이 모든 선수와 스태프가 있는 자리에서 모욕적인 폭언들과 함께 "나가라"고 이야기했고, 이에 당시 코치였던 김사니 전 대행이 사의를 표명하고 팀을 이탈했다는 것이 김 전 대행의 설명.

사실 김사니 전 대행은 기업은행과 여자배구의 레전드로서 무난하게 지도자 커리어를 쌓아갈 수 있는 최고의 조건을 갖췄다.

이번 논란으로 김사니 전 대행도 기업은행도 많은 것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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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천, 윤승재 기자) “저도 지금까지 쌓은 업적이 있는데...” 

김사니 전 IBK기업은행 감독대행이 서남원 전 감독의 폭언을 폭로하며 한 말이다. 서남원 전 감독이 모든 선수와 스태프가 있는 자리에서 모욕적인 폭언들과 함께 “나가라”고 이야기했고, 이에 당시 코치였던 김사니 전 대행이 사의를 표명하고 팀을 이탈했다는 것이 김 전 대행의 설명. 김 전 대행은 당시를 회상하며 “어린 후배들도 내가 서 감독에게 혼나는 것을 보고 있었다. 저는 그 선수들에게 선배이고 그 선수들을 다시 볼 자신이 없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맞는 말이다. 김 전 대행은 여자배구의 레전드로, 선수로서 쌓은 업적이 굵직굵직하다. 1999년 프로에 입단해 2017년까지 활약하며 여자배구에 큰 족적을 남겼고, 국가대표에서도 2012년 런던 올림픽 4강이라는 굵직한 업적을 쌓았다. 특히 기업은행에서는 세 시즌 동안 정규시즌 우승 1회와 챔피언결정전 우승 2회를 이끌며 이름을 날렸고, 화려한 은퇴식과 함께 여자배구 최초의 영구결번(9번)이라는 여자배구의 전설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코치로서 지적을 받았을 때 ‘업적’을 운운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사안이다. 김사니 전 대행의 지도자 생활은 고작 1년 반. 그 사이 팀의 우승을 이끈 것도 아니고, 코치로서 족적을 남겼다고 하기에도 아직 시기상조인 시간이다. 그러나 김 전 대행은 업적을 강조하며 감독에게 항명했고 팀을 이탈했다. 지도자가 아닌 선수 시절의 업적과 자존심으로 이탈을 정당화했고 더 나아가 폭로전까지 일으켰다. 김사니 전 대행의 항명이 싸늘한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실 김사니 전 대행은 기업은행과 여자배구의 레전드로서 무난하게 지도자 커리어를 쌓아갈 수 있는 최고의 조건을 갖췄다. 별 다른 일만 없었다면 차근차근 커리어를 밟아 차기 감독으로까지 오를 수 있는 인재였다. 하지만 김 전 대행은 그 기회를 스스로 찼다. 항명사태에 폭로전까지 이어갔지만 애매한 해명과 침묵으로 오히려 싸늘한 시선만 받았고, 더 나아가 김 전 대행은 6개 팀 감독들의 ‘악수 거부’까지 받으며 그가 강조했던 ‘업적’마저 외면당했다. 김 전 대행으로선 잃은 것이 더 많았던 항명사태였다. 


구단의 이해할 수 없는 처사도 한몫했다. 일련의 사태에 구단은 오히려 감독과 단장을 경질하고 팀을 이탈했던 김사니 코치에게 감독 대행을 맡기는 예상 밖의 결정을 내렸다. 팀을 추슬러달라는 의도에서였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악수(惡手)가 됐다. 김사니 전 대행을 전면에 내세워 논란을 가중시켰고, 구단 역시 제대로 된 설명 없이 의혹만 증폭시켰다. 

굳이 김 전 대행을 전면에 내세웠어야 했을까. 구단은 레전드를 너무 성급하게, 너무 허무하게 소비하고 말았다. 결국 구단은 최초의 영구결번을 단 레전드를 단 세 경기 만에 잃는 아쉬운 결말을 맞았다. 당분간 김사니 전 대행이 지도자로 복귀하거나 기업은행에 복귀하는 일은 요원해 보인다. 김사니 코치에게 차근차근 지도자 커리어를 쌓게 하고 차기 감독까지 맡기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었던 기업은행으로선 아쉬운 결말을 맞았다. 아쉬운 선택으로 레전드를 너무 허무하게 잃어 버렸다. 이번 논란으로 김사니 전 대행도 기업은행도 많은 것을 잃었다.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최악의 결말을 맞았다. 

사진=김천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DB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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