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5억 연봉 75% 삭감 '꼼수' 손아섭, '대박 설계와 다르네' 후회

입력 2021. 12. 9.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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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2017년 11월26일 팀 내 자유계약선수(FA) 손아섭(당시 29세)과 4년간 총액 98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그 시점에서는 이대호 최형우에 이은 역대 세 번째 대형 계약이었는데 외야수 손아섭이 이대호, 최형우처럼 거포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례적으로 높은 몸값을 받은 것으로 평가됐다. 손아섭은 ‘롯데에 지명 된 후 다른 팀에서 뛴다는 생각은 안해봤다’고 소감을 밝혔다.

롯데 구단과 손아섭 측은 구체적인 계약을 합의 하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손아섭은 FA를 앞둔 2017시즌 전경기에 출장하는 투혼을 보였다. 144경기에서 타율이 3할3푼5리(193안타), 홈런이 20개, 25도루, 80타점을 기록했다. 홈런 20개가 특히 주목을 끌었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했으나 롯데의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잔류를 선택했다.

롯데가 손아섭에게 좋은 대우를 해준 배경에는 꾸준히 뛰어난 성적을 거둔 것 외에도 포수 강민호를 삼성에 빼앗긴 여파가 있다.

올시즌을 앞두고 손아섭(33)의 계약 내용 중 중요한 부분이 공개됐다. 지난 해 연봉 20억원으로 이대호(25억원)에 이어 KBO리그 전체 2위였던 그의 연봉이 갑자기 5억원으로 내려갔다.

4년 계약을 하면서 두 번 째 FA를 앞둔 마지막 해 연봉을 낮추는 전략을 썼고 롯데 구단이 이를 받았다. FA가 타 팀으로 이적할 경우 원 소속팀에 전년도 연봉의 100%+선수 1명, 혹은 전년도 연봉의 200%를 보상해줘야 햐는 규정 때문이다.

손아섭 측은 두 번째 FA가 됐을 때 여러 구단이 큰 부담이 없게 경쟁하게 해 선수의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계약의 기술’을 구사했다. 그런데 이것이 ‘묘수’가 아니라 ‘자충수’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일단 롯데 구단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가 된 이대호를 2년 계약으로 잡을 당시처럼 손아섭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부담이 없어졌다. 이대호는 롯데와 부산 야구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그를 놓친다면 롯데 구단은 엄청난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손아섭의 경우는 다르다. 스스로 계약 조건에서 차이가 나는 조건이면 타팀도 갈 수 있다는 것을 암시했다. 연봉 20억 선수가 갑자기 올시즌 5억 선수로, 75%를 삭감하는 것으로 이미 4년 전에 설계를 해놓았기 때문이다. 롯데 팬들이 이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손아섭의 계약에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느닷없이 메이저리그에서 롯데의 외야수 영입 가능성 소식이 들려왔다. 롯데는 유격수 마차도를 포기하면서 거포 외국인 용병 타자를 찾고 있다.

롯데가 LA 다저스, 텍사스 레인저스를 거친 DJ 피터스를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피터스는 26세의 젊은 나이로 우투우타이며 마이너리그에서는 한 시즌 20개 이상의 홈런은 쉽게 쳤다.

올시즌 스프링캠프는 LA 다저스에서 시작해 텍사스 양현종을 상대로 시범경기에서 솔로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는데 7월에 지명할당 된 후 텍사스 레인저스에 클레임됐다. 트리플A 라운드 락 익스프레스에서 양현종과 함께 뛰기도 했다.

여러 상황이 이번에는 손아섭에게 유리하지 않다. 과연 손아섭이 롯데에 잔류할지 떠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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