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 잡았던 정현, 내년엔 코트에서 볼 수 있을까요? [김경무의 오디세이]

김경무 2021. 12. 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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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과 답은 짧았다.

세계 테니스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자취를 감춘 정현(25)을 내년엔 코트에서 다시 볼 수 있을까? 정현은 지난 2월 한국체대를 졸업했고, 언론과 팬들과의 일체 접촉을 피한 채 모처에서 재기를 꿈꾸고 있다.

정현은 그럼 언제쯤 코트에 복귀해서 2018년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아버지는 31일 양구테니스파크에서 시작되는 '헤드컵 16 주니어대회' 때 정현이 같은 테니스 선수인 형(정홍)과 대회장에 나타날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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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1월22일 호주오픈 남자단식 16강전 때 정현과 노박 조코비치. 당시 세계 58위 정현은 1위 조코비치를 3-0으로 눌러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제공|대한테니스협회
[스포츠서울|양구=김경무전문기자] “정현은 어디 있나요?”(기자)
“재활과 스트레칭을 하고 있습니다.”(아버지)

“그전에는 올림픽공원 코트(13번)에서 훈련을 했는데….”(기자)
“서울에 있어요.”(아버지)

질문과 답은 짧았다. 고질적 허리 부상, 그리고 재활, 다시 부상 악화…. 더이상 아들에 대한 질문을 원하지 않는 아버지의 표정에서 가족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도 엿보였다.

한해가 다시 저물어 간다. 세계 테니스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자취를 감춘 정현(25)을 내년엔 코트에서 다시 볼 수 있을까? 정현은 지난 2월 한국체대를 졸업했고, 언론과 팬들과의 일체 접촉을 피한 채 모처에서 재기를 꿈꾸고 있다.

3년 하고도 11개월 전인 지난 2018년 1월. 시즌 첫 그랜드슬램인 호주오픈(AO) 남자단식 3회전에서 세계 4위 알렉산더 츠베레프(독일), 16강전에서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를 누른 데 이어, 여세를 몰아 4강전에서는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와도 당당히 맞붙었던 그 정현의 모습을 다시 보고싶다.

머지않아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그랜드슬램 단식 타이틀까지 거머쥘 것 같던 기세의 정현이었기에 아쉬움은 더 크다. 올해 1월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꽤 오랫동안 허리통증을 느껴왔다”면서 “그래서 간단한 시술을 하기로 결정했고, 시술은 잘 마무리됐다. 며칠 전부터 재활을 시작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건강한 모습을 복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던 정현이었지만, 1년 내내 감감무소식이었다.
올 1월 허리시술을 했다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근황을 알린 정현. 인스타그램
“현이는 완벽주의자입니다. 몸이 완전이 회복되면 그때 나올 것 같아요.”

그의 부친인 정석진 한국중고테니스연맹 부회장을 28일 강원도 양구군 양구테니스파크 실내코트에서 만났으나 아들에 대해 끝내 구체적인 답을 주지 않았다. ‘제9회 IBK 요넥스 14 실내주니어테니스대회’에서 연맹 집행부와 대회 진행을 맡고 있는 그는 대신 주니어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현은 지난해 5월10일 인스타그램에 축구대표팀의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 등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황희찬은 절친이다. 인스타그램
정현은 현재 ATP(남자프로테니스) 투어 랭킹 495위로 한참 처져 있다. 2018 호주오픈 남자단식 4강 진출 쾌거 뒤 그해 4월2일 19위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앞서 그해 3월19일 랭킹 23위에 올라 일본의 니시코리 케이(31)가 7년 동안 지배하던 아시아 넘버원 자리도 빼앗아왔던 그였다.

그런 정현은 올해는 한번도 투어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가장 최근 ATP 투어에서 경기를 한 것은, 지난해 9월28일 프랑스오픈(롤랑가로스) 남자단식 예선 2회전 때다. 당시 랭킹 150위였던 그는 209위였던 렌조 올리보(아르헨티나)에 0-2(6-7<5-7>, 2-6)으로 허망하게 패했다.

정현은 지난 2017년 만 21세 때 절정의 시기를 맞았다. 21세 이하 세계 상위 유망주 8명이 벌인 ‘2017 넥스트 제너레이션 ATP 파이널스’ 단식에서 5전 전승으로 우승한 것이다. 현재 세계랭킹 5위로 뛰어오른 당시 1번 시드 안드레이 루블레프(24·러시아)를 조별리그와 결승전(5세트 4게임)에서 각각 3-0, 3-1으로 누른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팬들은 그런 정현의 모습을 다시 보고 싶을 것이다.

정현은 그럼 언제쯤 코트에 복귀해서 2018년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아버지는 31일 양구테니스파크에서 시작되는 ‘헤드컵 16 주니어대회’ 때 정현이 같은 테니스 선수인 형(정홍)과 대회장에 나타날 것이라고 귀띔했다. 혹시 그때 만나면 정현이 자신의 현재 몸상태와 내년 계획에 대해 속시원히 말해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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