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어깨 부상' 하준영 선택의 이유, NC '강화유리' 선례는 있다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2022. 1. 1.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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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하준영(왼쪽)과 류진욱.ⓒ스포츠코리아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NC 다이노스가 아무 근거 없이 하준영(22·NC) 선택이라는 ‘하이리스크’를 떠안은 것은 아니다.

NC는 지난해 12월 31일 나성범(32·KIA 타이거즈)의 보상선수로 좌완 하준영을 선택했다.

KIA의 20인 보호 선수 명단과 그에 따른 NC의 선택에 대한 많은 예상이 오갔다. 양의지의 백업 포수, 유틸리티 내야수 등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그러나 또다른 가능성은 NC가 투수를 선택한다는 것. KIA는 지난 시즌 9위로 팀 성적은 저조했지만 그간 투수 뎁스를 키우는 데 상대적으로 많은 투자를 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20인 보호선수로는 모든 투수 자원을 다 지킬 수 없었다.

결국 NC의 최종 선택은 좌완 파이어볼러 하준영이었다. 하준영은 성남고를 나와 지난 2018년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2년차 시즌인 2019년 KIA의 필승조로 활약하며 59경기 6승 2패 15홀드 평균자책점 4.96의 성적을 남겼다. 좌완으로서 패스트볼 최고 구속 150km를 찍는 하준영에 대한 팬들의 기대는 매우 높았다.

하지만 이듬해인 2020년 5월 팔꿈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가 받은 구체적인 수술 명은 왼쪽 팔꿈치 내측 인대 재건술 및 뼛조각 제거술이다. 이후 1년이 넘는 재활을 거쳤고 지난해 7월 퓨처스 복귀를 알렸다. 하지만 등판 3경기 만에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에서 다시 자취를 감췄다.

결국 그는 KIA의 보호선수 명단 안에 들지 못했고 NC의 지명을 받았다. 항간에서는 NC의 선택에 물음표를 찍는다. 팔꿈치 수술과 긴 재활 그리고 복귀 하자마자 다시 또다른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소위 ‘유리몸’ 투수에 대한 의구심이 그 이유다. 거기에 하준영은 아직 미필로 군복무 문제도 해결해야하는 투수다.

류진욱. ⓒ스포츠코리아

그럼에도 NC는 미래를 봤다. 근거가 없지는 않다. 이미 NC는 두 번의 팔꿈치 수술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모습으로 돌아와 불펜의 핵으로 떠오른 류진욱 케이스를 경험했기 때문.

류진욱은 2015년 2차 2라운드 전체 21순위로 NC에 지명된 입단 8년차 우완 투수다. 데뷔 시즌은 모두 퓨처스에 머물렀다. 하지만 2015년 8월 퓨처스 등판을 마지막으로 2020년 7월 퓨처스 등판까지 약 5년 가까이 1,2군 모두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 이유는 바로 두 번의 팔꿈치 수술. 류진욱은 2016년과 2018년 두 번에 걸쳐 수술과 재활이 반복되는 긴 터널을 지났다. 이 기간에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도 마쳤다.

이후 2020시즌 퓨처스 16경기, 1군 3경기에서 담금질을 마친 류진욱은 화려한 시즌을 만들어냈다. 44경기에 등판해 43.1이닝 동안 1승 7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08을 찍었다. NC 불펜에서 원종현(53이닝) 다음으로 가장 많은 이닝을 책임지면서 중간 계투 기둥이자 필승조로 거듭났다.

시즌 막바지였던 9월 말, 왼쪽 발목 인대 부상으로 잠시 전열에서 이탈했지만 이내 정상적인 모습으로 팀에 돌아와 시즌 마지막까지 함께했다. 다가올 2022시즌이 더 기대되는 투수다.

KIA 타이거즈 시절 하준영(오른쪽). ⓒ스포츠코리아

NC가 하준영을 선택한 배경에는 바로 이 류진욱이 보여준 ‘강화유리’ 성공 케이스가 있었다. 하준영은 심지어 2019시즌 1군에서 고점을 한 번 보여줬던 젊은 투수다. 그가 가진 잠재력이라면 NC 입장에서도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을 기대해 볼 수 있었던 것이다.

하준영 지목 이후 NC 임선남 단장도 “재활 관련 리스크를 감수할 정도의 기량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라며 “내년 시즌 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불펜에 큰 힘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시즌 종료 후 불펜에서 각각 4번째, 5번째로 많은 이닝을 책임졌던 노장 투수 임창민(36·두산 베어스), 김진성(36·LG 트윈스)을 과감히 정리했던 NC다. 이어 삼성과의 트레이드로 심창민(28)을 데려와 불펜진 쇄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제 만 22세인 하준영을 지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좌완 파이어볼러라는 최고의 매력을 가진 투수다.

프랜차이즈 스타를 잃은 것은 NC 구단 그리고 팬들에게도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그렇다고 빈자리만 하염없이 바라볼 수는 없는 법. 하준영은 제 2의 류진욱 케이스가 될 수 있는 재능을 갖추고 있다. NC 불펜진의 미래를 더욱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lucky@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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