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가 주고 간 3억원..'침체된 명가' 부산고가 이렇게 달라집니다

이재국 기자 2022. 1. 7.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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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신수가 기부한 3억 원으로 부산고가 실내훈련장과 조명탑 설치 등 대대적인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부산고 제공

- 실내훈련장 ‘추신수관’ 건립으로 전천후 훈련 기대

- 최신 LED 조명탑도 3개 설치해 야간경기까지 가능

- 추신수 정근우 활약한 2000년이 마지막 부산고 우승

- 훈련환경 개선…박계원 감독 “야구명가 부활” 선언

[스포티비뉴스=이재국 기자] ‘추추트레인’ 추신수(40·SSG 랜더스)의 기부로 모교 부산고가 ‘야구 명가’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부산고는 지난해 12월부터 학교 운동장 전면 개보수는 물론 실내훈련장 건립과 최신형 LED 조명탑 설치 공사를 하고 있다. 바로 추신수가 모교에 쾌척한 기부금으로 숙원 사업을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던 추신수는 지난해 SSG 랜더스와 연봉 27억 원에 계약하며 KBO리그로 돌아왔다. 그는 10억 원을 사회공헌활동에 기부하기로 하고 ‘드림랜딩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를 통해 모교인 부산 수영초(1억 원), 부산중(2억 원), 부산고(3억 원)에 야구 장학금을 전달했다.

▲ 추신수(가운데)가 지난해 9월 모교인 부산고를 방문해 박계원 감독(왼쪽)과 허기영 교장을 만나 3억 원을 기부하고 있다. ⓒ부산고 제공
▲ 추신수가 지난해 9월 부산고를 방문하자 모교 야구부 후배들이 휴대폰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고 제공

부산고는 추신수가 주고 간 3억 원을 의미 있게 사용하기 위해 고민을 거듭한 결과 ‘야구 명문고’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실내훈련장도 없는 열악한 훈련 환경을 개선하기로 뜻을 모았다.

우선 실내훈련장 이름은 ‘추신수관(가칭)’으로 예정해 놓은 상태다. 부산고는 그동안 비가 오거나 눈이 올 때 훈련을 진행할 수 없어 웨이트 트레이닝룸에서 체력 강화 훈련만 해왔다. 길이 45m에 폭 20m 규모로 새롭게 들어서는 실내훈련장에는 피칭 마운드를 설치하고, 날씨와 상관없이 타격 훈련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2월 26일 완공될 예정이다.

또한 학교 운동장에 LED(Light Emitting Diode·발광다이오드) 조명탑 3개를 추가로 설치하기로 했다. 현재 구형 조명탑이 있긴 하지만 야간 훈련을 하면 빛이 퍼져나가 학교 인근의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곤 했다. LED 조명은 빛의 밝기가 구형 조명과는 차원이 다르다. 아래로 빛을 모아주는 형태여서 민원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교육청 예산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맨땅이었던 운동장에도 인조잔디가 깔린다. 부산고 야구부의 훈련 환경이 환골탈태하고 있다.

▲ 부산고 운동장은 조명탑 설치와 실내훈련장 건립, 인조잔디 공사로 대대적인 변신을 준비 중이다. ⓒ부산고 제공

부산고 야구부는 1947년 창단해 수많은 우승과 스타를 배출한 야구 명문고로 통한다. 현존하는 전국 5대 대회 중 무려 12차례나 우승했다. 대통령배에서는 6회(1978, 82, 89, 99, 2000년) 우승으로 전국 최다 우승팀으로 빛나고 있고, 청룡기 3회(1962, 78, 79년), 봉황대기 3회(1985, 86, 93년) 우승 기록이 있다.

그러나 냉정히 말해 ‘야구 명가’라는 수식어도 옛말. 1982년생 추신수와 정근우가 활약하던 1999년과 2000년 대통령배 2연패가 마지막 전국대회 우승이었다. 그것이 전국대회 마지막 결승 진출이기도 하다. 최근에 4강에 오른 것도 2019년 대통령배와 청룡기 대회였을 정도다. 이렇다 보니 최근엔 동향 라이벌인 경남고에 성적과 스카우트 등에서도 밀렸던 게 사실이다.

부산고는 2020년 9월에 모교 출신 박계원(52)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영입하면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박 감독은 부산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뒤 1992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하자마자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차고 롯데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 주역으로 활약했다. 그해 신인으로서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인물이다.

2002년 SK 와이번스에서 은퇴한 뒤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마이너리그에서 코치 연수를 받았고, 오랫동안 롯데를 비롯해 KBO리그의 여러 팀에서 코치로 활동하면서 '공부하는 지도자'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 부산고 운동장 공사 관계로 경남 거제에서 동계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박계원 감독 ⓒ부산고 제공

부산고는 학교의 대대적인 공사 관계로 경남 거제에서 동계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 이글스가 2월에 스프링캠프를 오기 전까지 이곳에서 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다.

박 감독은 “지난해 추신수의 학교 방문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선수들도 자부심을 갖게 됐고, 학교 전체가 메이저리그에서도 최고 스타였던 추신수의 동문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면서 “추신수가 주고 간 3억 원으로 실내훈련장과 조명탑이 들어서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훈련을 할 수 있다. LED 조명탑이 올라가면 민원도 걱정 없이 야간경기와 야간훈련도 할 수 있다”며 추신수의 기부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박 감독은 “학교 운동장이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하고 추신수의 기부로 훈련 환경이 좋아진다는 소식을 전해듣고는 올해 기량이 아주 좋은 신입생들이 많이 들어온다”면서 “환경도 좋아지고, 우수한 선수들도 확보되는 만큼 앞으로 부산고가 좋은 성적을 거둬 옛 명성을 살릴 수 있도록 해보겠다. 최선을 다해 지도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추신수의 기부 하나가 한동안 침체됐던 '고교 야구 명가' 부산고 야구부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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