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을 17kg 늘려 귀국한 '잊힌 유망주' 정구범

배중현 2022. 1. 10. 08:3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을 출국해 몸을 따로 만들었던 정구범. 최근 귀국해 2022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NC 제공

'잊힌 유망주' 왼손 투수 정구범(22)이 체중을 늘려 돌아왔다.

정구범은 지난 3일 입국했다. 그는 지난해 8월 말 구단에 양해를 구해 가족이 머무는 미국 캔자스시티로 향했다. 그곳에서 4개월 정도 개인 훈련을 하며 몸을 만들었다. 선수가 사건·사고가 아닌 다른 이유로 시즌 중 자진해 팀을 이탈하는 건 흔치 않다. 목적지가 미국이었으니 더 큰 관심이 쏠렸다. 임선남 NC 단장은 "좀 더 편안한 환경에서 운동하라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정구범은 미국에서 몸집을 키웠다. 체중은 그가 풀어야 하는 숙제였다. 입단 직후 체격(1m83㎝·71㎏)이 호리호리해 '프로에서 통할 수 있는 몸이 아니다'라는 내부 평가가 있었다. 왜소한 체구로 무리하게 공을 던지다 보면 부상에 노출될 위험성도 컸다. 미국 훈련에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도 이 부분이다. 그리고 지난달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17㎏을 증량한 사진을 올려 화제가 됐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12월 말 기준 정구범은 87㎏를 유지하고 있다.

임선남 단장은 "미국으로 가기 전 어디서 어떤 운동을 하겠다는 내용을 구단 재활 트레이너와 협의했다. 미국에서 일주일마다 어떤 운동을 어떻게 진행했는지 매주 리포트(사진, 영상 등 포함)를 보냈었다"고 말했다.

덕수고를 졸업한 정구범은 2020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전국대회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90을 기록한 전국구 유망주였다. 40과 3분의 1이닝 동안 잡아낸 삼진이 46개. 이닝당 출루허용(WHIP)도 0.78로 낮았다. 서울 연고팀들의 1차 지명 후보로 거론됐지만, 유급을 이유로 1차 지명 대상에서 제외, 2차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NC 품에 안겼다.

하지만 입단 후 바로 공을 던지지 않았다.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았고 체중을 더 늘려야 한다는 구단 판단하에 실전 등판 없이 2군 훈련만 소화했다. 2020년 7월 중순에 가서야 2군(퓨처스)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이동욱 NC 감독은 "공을 던지는 능력이 좋다. 왼손 투수인데 RPM(회전수)이 2500까지 나온다. 회전수가 다는 아니지만, 왼손에 RPM이 2500이면 좋은 재능을 갖고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몸 상태가 버티질 못했다. 휴식과 훈련을 반복하며 2군 4경기 등판에 그쳤다. 지난해에도 6월에 가서야 첫 공식전 등판을 소화했다. 6월 16일 함평 KIA 타이거즈 2군전에서 직구 최고구속을 시속 146㎞까지 찍어 기대감을 키웠지만 이번에도 문제는 몸 상태였다. 결국 구단에 양해를 구해 미국에서 훈련하는 결단을 내렸다. 웨이트트레이닝과 보강 및 기술훈련을 병행하며 캔자스시티에서 2022시즌을 준비했다.

결과는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 1차 목표였던 체중을 크게 늘린 게 고무적이다. 어깨 상태만 괜찮다면 투구 감각을 키우는 데 집중할 수 있다. 임선남 단장은 "스프링캠프에는 정상적으로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