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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비치 집에 가라".. 호주정부, 다시 비자 취소

양지혜 기자 입력 2022. 01. 15.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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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오픈 '백신 미접종' 논란에 이민부장관이 직권으로 조치.. 호주 국민 83% "추방에 찬성"

코로나 백신 미접종으로 호주 정부와 갈등을 빚었던 남자 테니스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35·세르비아)의 호주 입국 비자가 두 번째로 취소됐다.

노바크 조코비치가 14일 호주오픈 출전에 대비해 멜버른파크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하는 모습. /AFP 연합뉴스

앨릭스 호크 호주 이민부 장관은 14일 “우리 사회의 건강과 질서 유지를 위해 조코비치의 입국 비자를 장관 직권으로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민부 장관 직권으로 비자가 취소되면 추방은 물론 향후 3년간 입국이 금지된다. 스콧 모리슨 총리도 “코로나 사태로 인해 많은 것을 희생해왔던 호주 국민을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환영했다.

조코비치의 입국 비자는 5일 밤 멜버른 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 처음 취소됐다. 그는 공항 입국심사대에서 “지난달 16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회복했고 빅토리아 주정부가 ‘백신 접종 면제 특별 허가’를 내줬다”고 설명했으나, 호주 출입국관리소 측은 “증명할 서류가 부족하다”면서 그의 비자를 취소시키고 밤샘 조사를 받게 한 뒤 호텔에 억류했다. 호주 사회가 ‘백신 특혜’ 논란으로 뒤집혔기 때문이다.

조코비치는 호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10일 호주 연방순회법원은 “조코비치가 변호사의 조력을 전혀 받지 못하는 등 비자 취소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이 훼손돼 입국을 승인한다”고 판결했다. 그는 풀려나자마자 호주 오픈의 메인 코트인 로드 레이버 아레나로 달려가 훈련하면서 “이곳에서 뛰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메이저 20회 우승 중에서 9회를 호주 오픈에서 달성했다.

하지만 호주 여론은 갈수록 싸늘해졌다. 호주는 16세 이상 성인의 백신 2차 접종률이 90% 넘고, 정부가 코로나 사태 초기부터 국경을 봉쇄한 까닭에 해외 거주 자국민은 가족 장례식도 참석하지 못했는데 외국인 조코비치에게 특혜가 주어지는 것을 용납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최근엔 하루 확진자가 10만명을 돌파해 민심이 더욱 흉흉해졌다. 한 온라인 설문 조사에서는 응답자 83%가 조코비치 추방에 찬성했다.

결국 호주 정부는 한 차례 패소에도 불구하고 닷새간 검토 끝에 이민부 장관 직권으로 비자를 다시 취소했다. 조코비치의 변호인단은 바로 항소를 제기해 14일 밤 호주 법원이 긴급 심리를 진행했다. 5만명이 유튜브 생중계로 지켜본 이날 심리는 조코비치가 추방 유예 시간을 버는 것으로 끝났다. 그는 15일 오전 8시(현지 시각) 국경 수비대에 인계돼 앞서 억류됐던 호텔에 재구금되고, 이민부의 조사를 받는다. 구금될 동안 코트 훈련은 물론 음식조차 원하는 것을 먹을 수 없다. 사건은 연방법원으로 옮겨져 16일 오후 최종 판결이 내려질 예정이다. 호주 오픈은 17일 시작한다.

세계 랭킹 1위 조코비치는 지난 13일 대진표 추첨에서 1번 시드를 받아 1회전에서 미오미르 케츠마노비치(세르비아·78위)를 상대할 예정이었다. 비자 취소로 출전이 무산된다면 5번 시드 안드레이 루블료프(5위·러시아)가 그의 자리를 대체한다.

테니스계에 조코비치의 우군은 별로 없다. ‘여자 테니스 전설’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는 “지금 조코비치가 할 수 있는 가장 올바른 행동은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사람들이 백신을 맞는 이유는 규칙이 그러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앤디 머리(영국)는 “테니스 선수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뛰기 때문에 백신을 맞아야 모두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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