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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뷰] 팬들마저 울지 말라는 이승모 "울보 이미지 좀 없애고 싶어요!"

김대식 기자 입력 2022. 01.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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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서귀포] 김대식 기자 = 경기장 안에서 서로 죽일 듯이 처절하게 싸우는 선수들이지만 모두가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오죽하면 '선수도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겠는가. 너무 기쁠 때 환호하는 선수도 있지만 반대로 벅차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눈물을 흘리는 선수도 있기 마련이다.

K리그에도 후자에 속하는 몇몇 선수가 있다. 이번에 '인터풋볼'이 만난 주인공도 후자에 가깝다. 주인공은 어느덧 프로 6년차에 접어든 포항 스틸러스의 이승모. 이승모는 아직 어린 선수지만 벌써 우는 모습을 카메라에 2번이나 잡혔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본인 실수로 실점했다는 미안함에 한 번, 2021시즌 강원FC전에서는 리그 마수걸이 골을 터트린 뒤 또 한 번.

강원전이 끝나고 포항 공식 채널에는 "승모야, 울지마"라는 팬들의 댓글이 나왔을 정도였다. 이제 '울보'라는 이미지가 딱 박혀버린 이승모는 "제가 멘털리티가 좀 약하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 이미지를 좀 없애고 싶다"며 웃었다. 이승모는 앞으로 팬들에게 눈물 흘리는 모습보다는 미소를 보여드리고 싶어했다.

[이하는 이승모 인터뷰 전문]

Q. 이승모한테 2021시즌은 절대로 잊을 수 없는 1년일 것 같다. 돌아본다면 지난 시즌이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많은 경험을 가져다준 시즌이라고 말하고 싶다. 처음 뛰어보는 포지션에서 뛴 경험이 분명 도움이 될 거라고 믿는다. 처음으로 나가본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골을 넣었다. 좀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Q. 지금은 도움이 됐다고 말하지만 원래 포지션이 아닌 스트라이커로 뛰면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 *이승모의 주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다.

"(웃으며) 힘들었던 모습이 티가 많이 났던 것 같다. 오죽하면 운동하면서 현들이 먼저 다가오더라. 주장인 (오)범석이 형도 '분명 (그런 경험이) 도움된다'라고 말해줬다.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했지만...막상 받아들이는 건 다른 문제였다. 지금 당장 느껴지는 힘듦만 느껴지더라."

Q. 심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김기동 감독한테 상담 요청도 했다던데.

"감독님한테 카톡을 남기니까 방으로 부르셨다. 감독님이 '저한테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 지금하는 것처럼 연계 플레이해주고, 패스를 받아주는 플레이에 집중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셨다. 그 말씀이 부담감을 덜어낼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시즌 끝나고는 어떤 말씀을 해주셨는지?) 이번 시즌 잘 뛰어줘서 고맙고 수고했다고 말해주셨다."

Q. 팀 상황 때문에 스트라이커로 뛰었지만 정말로 득점이 안 터졌다. 개인 인스타그램에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스토리를 올리기도 했는데, 선수 입장에서는 과하게 비난하는 팬들이 원망스러울 것도 생각도 든다.

"포항 팬들이 원망스럽지는 않았다. 그때는 '날 비난하는 팬들은 포항 팬이 아니다'라고 생각했다. 스토리를 올린 뒤에 1초 만에 바로 삭제했는데, 팬들이 많이 보셨더라. 많은 분들이 DM을 통해서 응원 메시지를 끝없이 보내주셨다. 그렇게 응원해주시는 모습에 스토리를 올린 행동이 후회스럽기도 했다."

Q. 이야기가 나온 김에 울보 이미지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자. 실제로도 눈물이 많은 편에 속하는지.

"제가 멘털리티가 좀 약하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울보 이미지를 좀 없애고 싶다. 그런데 그 스토리를 올리게 되면서 울보 이미지를 벗어날 수 없게 됐다. 그래서 더 후회됐다.(웃음) 마음이 약간 여린 것 같다. 상처도 잘 받고...악플을 보면서 '나는 정말 열심히 뛰는데, 이렇게 비난을 받아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도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가끔 울컥할 때도 있다."

Q. 리그에서는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ACL에서는 좋은 활약을 보였다. 어떤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가.

"나고야 그램퍼스와의 ACL 8강 2차전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 3-0으로 통쾌하고, 깔끔하게 이겼다. 경기가 제일 힘들기도 했다. 한동안 리그에서도 골을 넣지 못했는데, 그 경기에서 득점도 해서 너무 행복했다."

Q. ACL 토너먼트 모든 경기에서 좋은 경기를 펼쳤는데, 정작 가장 큰 무대인 결승전은 못 뛰었다. *이승모는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특례를 받았다. 사회복무요원으로서 총 544시간의 봉사활동을 이수해야 하는데, 아직 해당 시간을 다 채우지 못한 이승모는 해외 출국이 불가능했다.

"(한숨을 쉬며) 너무 아쉬웠다. 경기장 분위기를 TV로 보는 것만 해도 너무 가고 싶었다. 그런 경험을 선수 생활하면서 못할 수도 있지 않은가. 정말 큰 무대였는데 뛰지 못해 너무 아쉬웠다. (결승전이 끝나고 동료 선수들에게 연락했는지?) 경기 전에 형들한테 파이팅하라고 응원 메시지 보냈었는데, 경기 끝나고는 따로 연락하지 않았다. 패배의 아픔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Q. 이번 시즌에는 어떤 포지션에서 활약하고 싶은가. 김기동 감독이 따로 훈련시킨 포지션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개인적으로는 미드필더로 자리를 잡고, 경험을 쌓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하지만 팀 사정에 따라야 한다. 감독님이 시키는 걸 따를 생각이다. (스트라이커로서도 자신감이 있는가?) 그래도 한 시즌을 뛰어봤다. 지난 시즌보다는 자신감이 있다."

Q. 김기동 감독이 상위 스플릿 진출과 FA컵 우승을 목표로 내세웠다. 두 가지를 모두 이루기 위해선 이승모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 같다.

"지난 시즌보다 더 잘하는 건 당연하다. 공격 포인트를 더 많이 쌓고 싶다. 작년에 공격 포인트 6개(4골 2도움)를 했다. 그래서 10개를 한 번 넘겨 보고 싶다."

Q. 경쟁팀들의 이적시장이 굉장히 활발하다. 그에 비해 포항은 아직까지는 잠잠한 편이다. 경쟁팀들의 보강이 걱정되는지 아니면 크게 개의치 않는지 솔직하게 답해달라.

"매 시즌 다른 팀 영입하는 모습 보면서 '이번에는 힘들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항상 우리는 포항만의 스타일로 쉽게 지지도 않았다. 악착같이 뛰는 포항만의 스타일이 있다. 올해도 초반 3경기가 쉽지 않다. 제주 유나이티드-김천 상무-전북 현대를 연달아 원정에서 만난다. 그 일정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다 우승 후보로 꼽히지 않는가. 그 일정만 잘 넘기면 다른 경기들이 수월해질 것 같다."

Q. 포항 팬들은 구단의 지지부진한 이적시장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강상우의 전북 이적이 가까워지면서 '포항이 전북의 2중대냐'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는데, 이승모의 생각이 어떠한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잘하면 더 좋은 팀에 가고, 좋은 조건에서 뛰는 것이 맞다. 물론 팬들의 시선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독 포항에서 전북으로 많이 가긴 하지만 선수들이 보기엔 자연스러운 일이다."

Q. 매년 포항은 깜짝 스타가 등장했다. 2020시즌에는 송민규가 그랬고, 지난 시즌에는 베테랑이지만 임상협이 맹활약을 해줬다. 다음 시즌에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있는 선수가 있다면?

"정재희 형을 꼽고 싶다. 훈련 때 스피드를 보고 깜짝 놀랐다. 공도 잘 찬다. 경기를 읽으면서 움직이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Q. 친구이자 2018 아시안게임 멤버인 이승우가 수원FC로 합류했다. 따로 연락을 주고받았는지 궁금하다.

"같이 서든어택이라는 게임을 자주 해서 예전부터 연락을 많이 했다. 전지훈련 숙소도 근처에 있다. 수원FC에서 잘 지내고 있는 느낌이었다. 체력 훈련은 힘들어하는 것 같았다.(웃음) 언제나 자신감이 넘치는 선수라 승우가 잘할 것 같다. (그런데 포항이 수원FC 천적 아닌가.) 징크스라고 해야 하나. 특정 팀에게 강한 모습이 나오는 게 있다. 매년 선수 구성이 달라진다고 해도 쉽게 징크스가 깨지지 않는다. 올해에도 수원FC한테 강할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포항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올해는 울지 않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 팬 여러분 많이 응원 부탁드립니다."

사진= 포항,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승모 개인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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