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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특급신인' 수혈한 태극낭자들.. LPGA '싹쓸이' 돌풍 예고 [심층기획]

최현태 입력 2022. 01. 15. 09:02 수정 2022. 01. 15.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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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LPGA서 자존심 회복 기대
7년 만에 최다승·신인왕 뺏긴 K-골프
메이저 우승 실패·도쿄 노메달 등 부진
KLPGA '대상 3연패' 최혜진 올 합류
Q시리즈 '수석' 안나린도 '신인왕' 저격
올해의 선수·상금왕.. '세계2위' 고진영
랭킹 선두 코르다와 0.08점 차 '맹추격'
최혜진(왼쪽부터), 안나린, 고진영
올해 한층 세지고 강해진다.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200승’ 금자탑을 달성한 ‘K-골프’ 얘기다. 한국 선수들은 현재 세계랭킹 톱10에 4명이나 포진하고 있다. 넬리 코르다(24·미국)와 세계랭킹 1위 다툼을 벌이는 2위 고진영(27·솔레어)이 선두에 서고 ‘골프여제’ 박인비(34·KB금융그룹·4위), 김세영(29·메디힐·5위), 김효주(27·롯데·9위)가 든든하게 뒤를 받치고 있다. 여기에 올해는 ‘특급신인’까지 가세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상 3연패를 차지한 간판스타 최혜진(23·롯데)과 LPGA 투어 퀄러파잉(Q) 시리즈에서 수석합격한 안나린(26·메디힐)이 올해 미국무대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이에 지난해 태국 선수에게 신인왕을 뺏긴 K-골프가 올해 다시 신인왕을 가져 올 한층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골프팬들은 설레며 시즌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더 강해진 K-골프 “신인왕 되찾아 올게요”

K-골프가 지난해 200승 달성이라는 금자탑을 세웠지만 한 해 성적만 들여다보면 그다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한국은 최근 6년동안 최다승 국가로 LPGA 투어를 지배했지만 2020년 7승에 이어 지난해도 7승을 합작하는 데 그치면서 6년 연속 지키던 다승 1위를 미국(8승)에 내주고 말았다. 2015·2017·2019년에 각 15승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최근 2년 동안 우승 횟수는 반타작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지난해에는 5대 메이저대회에서도 우승자를 배출하지 못했는데 이는 2010년 이후 11년 만이다. 더구나 금메달을 기대했던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코르다에게 금메달을 내주며 ‘노메달‘로 부진했다.

세계랭킹 1위를 질주하는 코르다를 비롯한 미국 선수들의 필드 장악력이 확대됐고 태국, 필리핀, 일본 등 아시아 선수들의 대약진으로 K-골프는 크게 위협받는 상황으로 급변했다. 2020년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에서 깜짝 우승하며 지난해 LPGA 투어에 직행한 김아림(27·SBI저축은행)이 기대만큼 활약을 펼치지 못한 것도 부진 요인중 하나다.

하지만 올해는 확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혜진, 안나린이 LPGA 투어에 데뷔하면서 다소 침체된 K-골프에 활약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LPGA 투어는 오는 2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보카 레이턴에서 열리는 게인브리지 LPGA(총상금 200만달러)를 시작으로 대장정에 오르는데 최혜진과 안나린은 이 대회에서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두 선수는 데뷔 첫 승이라는 원대한 꿈을 안고 지난 11일 장도에 올라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사막 도시 팜 스프링스에서 집중 훈련을 하며 ‘칼’을 날카롭게 갈고 있다.
무엇보다 신인왕을 되찾아 오는 것이 이들의 지상과제다. 한국은 1998년 박세리부터 24시즌 동안 LPGA 투어 신인왕을 무려 14명이나 배출했다. 특히 2015년부터 2019년까지는 5년 연속 신인왕을 한국선수가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2020년과 통합해 신인왕을 가린 지난해 신인왕은 지난해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패티 타와타나낏(24·태국)에게 뺏겨 6년 연속 한국선수 신인왕 달성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안나린과 최혜진이 올해 신인왕을 되찾을지가 초미의 관심사인데 최혜진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LPGA 투어 신인 등용문인 퀄러파잉(Q)시리즈 공동 8위로 투어 티켓을 확보했다. 최혜진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아마추어 시절 2승을 포함해 통산 10승을 기록했고 2019년에는 무려 5승을 쓸어 담으며 다승, 상금왕, 평균타수 1위, 대상 등 개인타이틀을 휩쓸었다. 특히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대상 3연패 위업도 달성했다. 최혜진의 실력은 이미 LPGA 무대에서 충분히 검증됐다. 아마추어 시절인 2017년 US여자오픈에 참가해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초청 선수로 출전한 LPGA 투어에서 이미 두 차례 준우승을 기록했다. 이에 경기력은 LPGA 투어에서도 정상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혜진의 주무기는 자로 잰 듯한 정확한 아이언샷. 기록이 말해준다. 지난해 그린적중률 80.56%로 1위에 올랐는데 4년 동안 한 차례도 이 부문 1위를 놓친 적이 없을 정도로 자타가 공인하는 KLPGA 투어 최고의 명품 아이언샷을 장착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 245.85야드를 기록하며 10위에 오르는 장타력까지 두루 겸비한 만큼, 미국 무대에서도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나린은 Q시리즈 최종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몰아치며 역전승으로 ‘수석합격’해 단숨에 LPGA 투어 신인왕 후보로 급부상했다. 2014년 KLPGA 투어에 데뷔해 통산 2승을 기록한 안나린은 지난해 우승은 없었지만 24개 대회에 출전해 22차례 컷을 통과하고 상금랭킹은 9위에 올랐다. 안나린의 장점은 그린플레이. 지난해 평균 퍼트 수 29.52개를 기록해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중하위권을 맴돌 정도로 거리가 들쭉날쭉하던 아이언샷도 2020년 상반기부터 놀라보게 좋아져 지난해 그린적중률을 73.63%(36위)까지 끌어올렸다.

이에 안나린의 잠재력이 높게 평가되면서 업계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문영그룹의 후원을 받던 안나린의 메인 스폰서는 LPGA 투어 대회를 주최하는 메디힐로 바뀌었고 계약금은 4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또 KTB금융그룹에 이어 커피전문프랜차이즈 커피스미스와도 6일 후원 협약식을 했다.
#고진영 VS 코르다 세계랭킹 1위 경쟁 올해도 ‘치열’

신인들의 가세로 올해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가운데 고진영과 코르다와의 세계랭킹 1위 경쟁도 올해 LPGA 투어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코르다는 지난 4일 발표된 여자 골프 주간 세계랭킹에서 1위를 지켜 지난해 11월 둘째 주부터 9주 연속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이에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17주 동안 1위를 지킨 코르다는 1위 기간을 26주로 늘려 스테이시 루이스의 미국 선수 최장기간 세계랭킹 1위 기록을 넘어섰다. 고진영은 시즌 초반 샷 난조로 부진에 빠지면서 112주 동안 굳게 지키던 세계랭킹 1위를 지난해 6월 말 코르다에게 내줬다. 10월 말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한국 선수 200승’ 금자탑을 세우며 1위를 되찾았지만 2주 만에 다시 코르다에 내준 상황이다.

하지만 두 선수의 세계랭킹 포인트 격차가 크지 않다. 지난 11일 발표된 랭킹 포인트는 코르다가 9.67점, 고진영이 9.59점으로 0.08점 차이에 불과해 언제든지 1위가 바뀔 수 있다. 코르다는 지난해 6월 메이저 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 우승하는 등 시즌 3승을 쌓았고 도쿄올림픽에서 우승하며 큰 대회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고진영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예전의 날카로운 샷이 다시 살아난 점이 고무적이다. 그는 9월부터 출전한 7개 대회에서 4승을 쓸어 담는 기염을 토하며 시즌 5승으로 다승 1위를 차지했다. 특히 투어 사상 첫 상금왕 3연패와 올해의 선수 2회 수상이라는 기록을 세우는 대반전을 일궈 자신감이 충만한 상황이다. 고진영은 한국에서 쉬는 동안 주 2∼4회 강도 높은 서킷트레이닝 등을 통해 심폐력과 지구력을 높여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고진영이 세계랭킹 1위를 탈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코르다와 뜨거운 1위 경쟁이 예상된다.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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