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증명했다. 김진욱은 이의리 따라잡을 수 있다[정철우의 애플베이스볼]
2022시즌, 한국 프로야구는 중요한 변화를 시도한다. 스트라이크 존 확대가 그것이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스트라이크 존을 규정대로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좌우 양 사이드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상하로는 차이가 제법 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예행 연습에 나선 KBO리그 심판들은 "이전보다 공 하나 정도 더 높은 존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반응에 근거해 일명 '라이징 패스트볼'을 던지는 투수들이 유리해 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투수들에 따라 공의 낙폭은 차이가 있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선수들이 대부분이고 후천적 노력으로 만회하는 경우도 있다.
상대적으로 덜 떨어지는 공은 타자 앞에서 솟아 오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공을 '라이징 패스트볼'이라 부르는 이유다.
라이징 패스트볼을 던질 수 있는 투수를 찾아내는 방법은 패스트볼의 수직 무브먼트를 따져 보는 것으로 알 수 있다. 수직 무브먼트가 클수록 타자 앞에서 더 높게 솟구쳐 오르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지난 해까지는 높게 제구되는 이 라이징 패스트볼이 볼 판정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타자에게 위협은 됐지만 볼 판정을 받아 실제적으로 압도적인 무기가 되진 못했다.
하지만 새로운 시즌, 높아질 것으로 예고된 스트라이크 존에서는 누가 더 강력한 라이징 패스트볼을 던지느냐가 대단히 중요해졌다.
지난 해 슈퍼루키로 주목을 끌었던 이의리(KIA.20)와 김진욱(롯데.20).
둘의 차이는 극명하게 갈렸다.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도쿄올림픽을 다녀왔지만 개인 성적은 이의리가 앞섰다.
이의리는 19경기에 선발 등판해 4승5패, 평균 자책점 3.61을 기록하며 신인왕에 올랐다.
반면 김진욱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9경기에 등판해 4승6패, 평균 자책점 6.31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기록만 놓고 보면 이의리의 판정승이었다.
이의리가 완성형에 가까웠다면 김진욱의 '미완의 대기'로 언급됐다.
하지만 올 시즌엔 둘의 차이가 많이 좁혀질 가능성이 높다. 수평 무브먼트가 좋은 이의리에 비해 김진욱은 높은 스트라이크 존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구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가장 눈 여겨 봐야 할 대목이 바로 패스트볼의 수직 무브먼트다.
이의리가 52.37cm에 그친 반면 김진욱은 61.5cm를 기록했다. 60cm가 넘는 수직 무브먼트는 리그 최고 수준의 무브먼트라 할 수 있다.
그만큼 김진욱이 던진 공은 타자 앞에서 많이 떠올랐음을(실제로는 덜 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이전에는 이 존을 통과하는 공이 볼 판정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스트라이크 콜이 올라 올 가능성이 높다. 김진욱에게는 대단히 유리한 대목이다.
김진욱은 지난 해 45.2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고의 사구 포함)을 52개나 내줬다. 제구가 좋은 투수라고 말하기 어려웠다. 볼넷이 많으니 선발로는 긴 이닝을 던지기 어려웠고 불펜으로는 중요한 순간에 올리기 겁날 수 밖에 없었다. 확실한 자기 자리를 잡지 못한 이유다.
하지만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은 김진욱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자신감을 갖게 되는 계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A팀 전력 분석 관계자는 "제구력은 자신감과 싸움이다. 김진욱의 하이 패스트볼이 한두개씩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게 되면 김진욱은 크게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볼이라고 생각했던 공이 스트라이크 콜을 받으면 투수는 어깨가 가벼워지고 보다 강한 공을 던질 수 있게 된다. 한두개만 스트라이크가 돼도 완전히 달라진 결과를 낼 수 있다. 새로워질 스트라이크 존은 수직 무브먼트가 좋은 김진욱에게 대단히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 패스트볼을 잘 활용하면 놀라운 성과도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차이가 났던 이의리를 따라 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대는 영웅을 만들 수 있다. 달라진 스트라이크 존은 안 그래도 위력적인 김진욱의 공에 더욱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다. 뒤처진 듯 보였던 이의리와 라이벌 구도에서도 따라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리그 최고 수준의 패스트볼 수직 무브먼트는 김진욱에게 날개를 달아줄 수 있을까. 일단 과학적으로는 그렇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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