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재역전..이용규 연봉 '최소 3억원' 돌파

배중현 2022. 1. 2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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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시즌 약방의 감초 같은 역할로 키움 히어로즈에 큰 힘이 됐던 이용규. [연합뉴스]

1년 만에 판이 바뀌었다. 이용규(37·키움 히어로즈)의 이번 겨울은 누구보다 따뜻하다.

일간스포츠 취재 결과, 최근 이용규는 대폭 인상된 조건에 2022시즌 연봉 계약을 마쳤다. 2021시즌 연봉(1억원)에서 200% 이상 인상된 3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연봉에 옵션(최대 5000만원)이 추가됐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전액 보장으로 2020시즌 연봉(4억원)을 대부분 회복했다. 달라진 그의 위상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구체적인 연봉 조건은 함구했다. 다만 고 단장은 "많이 오른 건 사실"이라며 "성적도 성적이지만 고참으로서 젊은 선수들을 너무 잘 리드해줬다. 그런 부분을 높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용규는 2020년 11월 5일 한화 이글스에서 짐을 쌌다. 2019시즌을 앞두고 사인한 2+1년 FA(자유계약선수) 계약 중 +1년에 대한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었다. 한화는 재계약 불가 통보를 건넸고 이용규는 FA로 풀렸다. 사실상의 퇴출이었다. 팀의 주장을 맡아 만족할만한 1년(120경기·타율 0.286)을 보낸 뒤여서 충격이 더 컸다. 세대교체 기조가 뚜렷한 리그 분위기를 고려하면 은퇴 가능성도 거론됐다.

벼랑 끝에 있던 그에게 손을 내민 구단은 키움이었다. 키움은 한화에서 나온 이용규에게 김치현 당시 단장이 직접 연락, 방출 닷새 만에 영입을 발표했다. 이용규는 큰 폭의 연봉 삭감(4억원→1억원)을 받아들였다. 김 단장은 "연령대가 낮은 선수단에 실력 있는 베테랑 선수의 합류로 뎁스(선수층)와 선수단 분위기 강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화에선 베테랑이란 이유로 세대교체의 제물이 됐지만 키움에선 아니었다. 그가 쌓아 올린 다양한 경험은 팀을 단단하게 만드는 주춧돌이 됐다.

출발은 불안했다. 시범경기 7경기 타율이 0.125(16타수 2안타)에 그쳤다. 하지만 홍원기 키움 감독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외야수이고, 경험이 매우 많은 베테랑"이라며 "영입했을 때 그라운드에서 귀감이 될 수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고 선수단을 이끌어갈 리더십도 있다. 팀에 플러스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신뢰를 보냈다.

이용규는 지난해 원 없이 뛰었다. 그리고 성과를 냈다. 133경기에 출전, 타율 0.296(459타수 136안타) 1홈런 43타점 17도루를 기록했다. 팀 내 도루 2위, 출루율 2위, 최다안타 3위 등 홈런을 제외한 공격 전 부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무엇보다 타석당 투구 수(NP/PA)가 4.24개로 리그 전체 4위. 특유의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을 앞세워 투수를 괴롭혔다. 홍원기 감독은 이용규를 주로 1번 타순에 배치, 공격의 활로를 뚫는 역할을 맡겼다.

2021시즌 키움 외야진에는 변수가 많았다. 4월 초 박준태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5월에 복귀했지만, 타격 부진에 잔부상이 겹쳐 들쭉날쭉한 컨디션에 애를 먹었다. 8월에는 개막전 우익수였던 송우현이 음주운전 적발로 퇴출당하는 악재까지 발생했다. 팀이 휘청거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순위 경쟁에서 크게 뒤처지지 않았다. 이정후와 함께 외야 한 자리를 굳건하게 지킨 이용규의 역할이 컸다.

이용규의 집중력은 남달랐다. 데뷔 후 처음으로 시즌 중 배트가 단 한 번도 파손되지 않았다. 강병식 키움 타격 코치는 "정확한 타격을 했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대단하다"고 했다.

키움은 치열한 경쟁 끝에 5위로 포스트시즌 막차를 탔다. 이용규는 9월 이후 출전한 42경기에서 타율 0.319, 출루율 0.393을 기록, 돌격대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두산 베어스에 패한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도 7타수 3안타 2볼넷으로 활약했다.

홍원기 감독은 WC 결정전을 모두 마친 뒤 "이용규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며 "어렵게 우리 팀에 와서 야구장 안팎에서 많은 힘이 돼줬다. 올 시즌을 끝까지 함께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자리를 빌려 이용규에게 '고생 많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칭찬했다.

은퇴 직전까지 몰렸던 이용규는 기사회생했다. 2022시즌 연봉은 그가 스스로 만들어 낸 '훈장'이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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