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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금빛 피날레의 꿈..33세 곽윤기, 올림픽 삼세판 도전

김효경 입력 2022. 01. 25. 00:02 수정 2022. 01. 2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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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진천선수촌 빙상장에서 질주하는 곽윤기.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연합뉴스]

베이징 겨울올림픽(2월 4~20일)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4년 전 평창에서 종합 7위(금 5, 은 8, 동 4)에 올랐던 한국은 이번 대회에 6개 종목 63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한국은 전통적인 강세 종목 쇼트트랙에서 금메달 1~2개를 따낼 것으로 기대한다. 쇼트트랙 대표팀 맏형 곽윤기(33·고양시청)를 최근 만나 포부를 들어봤다.

곽윤기는 ‘핫핑크’로 물들인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인터뷰 장소에 나타났다. 그는 머리를 물들인 이유를 “베이징 올림픽을 준비하는 간절한 마음의 표현”이라고 했다. 그는 12년 전 밴쿠버 올림픽 당시 붉은 머리로 5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그는 “핑크색 머리는 처음의 간절함, 설렘을 표현한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올림픽을 준비했다. 그런데 경기를 보는 국민은 이런 마음을 모르시니 머리 색깔로라도 보여드리고 싶었다. 이 정도면 알아보시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쇼트트랙은 태극마크 달기가 올림픽 메달 따기보다 어렵다는 종목이다. 곽윤기는 그런 치열한 판에서 열 번이나 국가대표가 됐다. 열흘 뒤 개막하는 베이징 올림픽에선 남자 쇼트트랙 계주에 출전한다. 2010년 밴쿠버, 2018년 평창에 이어 ‘33세의 세 번째 도전’이다. 쇼트트랙은 강한 체력이 필요한 종목이다. 선수 생명이 길지 않은 편이다. 20대 후반~30대 초반에 대개 운동을 그만둔다. 4년 전 평창에서 기자에게 “베이징까지 뛸 거예요”라고 호기롭게 말했던 그는 약속을 지켰다.

밴쿠버 은, 시건방춤 세리머니로 화제

곽윤기는 세 번째 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강정현 기자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지난해 월드컵 1, 2차 대회 계주에서 메달을 따지 못했다. 그러나 3차 대회에서 2위에 올랐고, 마지막 4차 대회에선 금메달을 땄다. 캐나다에 이어 2위를 달리다가 마지막 주자 곽윤기가 마지막 바퀴, 마지막 코너에서 안쪽을 파고들어 역전 드라마를 썼다. 전성기 같은 힘은 보여줄 수 없지만 노련한 스케이팅이 빛났다.

베이징에서도 곽윤기는 계주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경험이 많고 실수가 적으며 추월 능력을 갖췄다. 그는 “베이징 경기장의 빙질이 ‘쫀쫀한’ 편이다. 스케이트가 얼음에 잘 붙는 편이라 속도가 잘 난다. 반면에 속도를 제어하기 어렵다. 1차 월드컵 때도 넘어진 선수가 많았다. 누가 실수하지 않느냐에서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곽윤기는 2010년 밴쿠버에서 처음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주축 선수들 컨디션이 좋지 않아 그가 계주 2번 주자를 맡았다. 2번 주자는 마지막 바퀴를 도는 중책을 맡는다. 당시 그는 4위로 이어받아 두 명을 따라잡았다. 은메달을 따낸 뒤 당시 유행하던 노래 ‘아브라카다브라’의 ‘시건방춤’ 세리머니를 펼쳐 ‘깝윤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2014년 소치 올림픽의 기억은 끔찍하다. 당시 곽윤기는 최전성기였지만 불의의 부상으로 올림픽행 티켓을 놓쳤다. 은퇴까지 고려했던 그는 굳게 마음을 먹었다. 평창에선 대표팀 맏형으로 출전했지만, 결승에서 임효준이 넘어지는 바람에 4위에 머물렀다.

베이징 올림픽은 곽윤기에게 ‘세 번째’ 도전 무대다. 메달 획득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평창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임효준은 징계를 받고 2020년 중국으로 귀화했다. ‘에이스’ 황대헌도 지난 시즌 크고 작은 부상으로 고생했다. 그는 “예전엔 결승 진출은 무난했다. 지금은 어느 한 나라를 꼽기 어려울 만큼 기량이 평준화됐다”고 분석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곽윤기. [사진 대한체육회, 네이버]


“이젠 후배들이 나한테 기댔으면 좋겠다”

후배들을 독려하는 일은 맏형 곽윤기 몫이다.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밴쿠버 때는 막내였고 지금은 최고참이다. 전엔 형들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지금은 후배들이 내게 기댔으면 한다”며 “세대 차이를 느낄 때도 있지만, 후배들 마음을 잘 안다”고 했다.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사정도 좋지 않다. 심석희가 징계를 받았고, 김지유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곽윤기는 최근 김아랑과 최민정을 붙잡고 정신무장을 당부했다고 한다. 그는 “두 사람에게 ‘너희가 팀의 기둥이다.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너희가 흔들리면 팀이 무너진다’고 강조했다”며 “한국인 DNA에는 힘들수록 똘똘 뭉쳐 극복하는 정신이 녹아있지 않나. 위기를 잘 이겨내면 국민에게 다시 한번 기쁨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곽윤기는 2019년부터 성씨(곽)를 딴 ‘꽉잡아윤기’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 구독자가 16만8000명이다. 쇼트트랙 경기 분석, 기술 및 훈련법, 다른 종목 선수와의 대결 등이 소재다. 그는 “대중에게 쇼트트랙을 좀 더 알리고 싶어 채널을 개설했다”고 했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2006년 토리노 올림픽을 끝으로 계주 금메달이 없다. 중국 안방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을까. 곽윤기는 “솔직히 금메달 생각이 정말 간절하다. 내가 처음 나간 밴쿠버 대회부터 노골드가 시작됐다. 내 손으로 징크스를 끊고 싶다”고 했다.

■ 곽윤기

「 1989년 12월 26일 서울 출생
체격 1m 64㎝ 60㎏
출신교 목원초-목일중-신목고-연세대
소속팀 고양시청
주요 이력 2010 밴쿠버 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은메달
별명 해결사(승부근성·집중력)
깝윤기(예능감)

■ 베이징 겨울올림픽은

「 일정 2022년 2월 4~20일
종목 7개 종목 15개 세부종목 금메달 109개
경기장 3개 구역(베이징·옌칭·장자커우) 13곳
참가국 89개국
참가선수 2000여 명(임원 포함 5000여 명)
한국 선수단 59명(임원·코로나대응팀 포함 120명)
슬로건 함께하는 미래로(Together For a Shared Future)
마스코트 빙둔둔(얼음 옷을 입은 판다)

마스코트 ‘빙둔둔’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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