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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세 나달의 발은 느렸지만, 스매시는 더 매웠다

양지혜 기자 입력 2022. 01. 26. 00:26 수정 2022. 01. 26.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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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호주 오픈의 관전 포인트는 라파엘 나달(36·스페인·5위)의 우승 여부다. 그가 우승한다면, 전인미답 남자 메이저 21회 우승 고지에 오르는 것은 물론 4대 메이저 대회를 두 차례씩 우승하는 ‘더블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다. 나달은 호주 오픈에서 우승을 딱 한 차례(2009년) 해보고 준우승을 4번 했다.

라파엘 나달이 호주 오픈 남자 단식 8강전에서 데니스 샤포발로프에게 서브를 넣고 있다. 3대2로 이긴 나달은 2019년 준우승 이후 3년 만에 이 대회 4강에 올랐다. 그는 그동안 4대 메이저 대회에서 20회 우승했는데, 호주 오픈에선 2009년에만 정상에 올랐다. /AFP 연합뉴스

챔피언이 되려면 8강 난적을 꺾어야 했다. 나달이 25일 오후 맞붙은 8강 단식 상대는 데니스 샤포발로프(23·캐나다·14위). 샤포발로프는 앞선 16강에서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꼽히던 알렉산더 츠베레프(25·독일·3위)를 세트 스코어 3대0으로 완파하고 올라와 기세가 절정에 달했다. 지난달 무바달라 챔피언십에서도 나달을 2대1로 꺾었다.

나달은 악전고투했다. 여름 호주의 코트 열기는 32도까지 올라갔고, 나달의 발은 시간이 흐를수록 눈에 띄게 느려졌다. 그는 땀 닦을 때나 서브를 넣을 때 느릿느릿 움직이며 시간을 벌었고, 복통을 호소해 쉬어가기도 했다. 세상 모든 공을 다 받아칠 것처럼 종횡무진 뛰어다니던 청춘은 사라졌고, 칠 공과 버릴 공을 냉정하게 구분하는 노련미로 버텼다.

젊음은 무기다. 샤포발로프는 이날 서브 에이스(20-8)와 더블폴트(5-11), 위너(53-41) 등 주요 지표에서 나달을 앞섰다. 그러고도 진 이유는 젊음을 주체하지 못해서다. 범실(51-28)이 나달보다 두 배가량 많았다. 나달이 1·2세트를 선취했지만 3·4세트를 헌납해 5세트에선 발도 못 뗄 정도로 지쳐 있었는데, 샤포발로프는 힘을 더 실어 때리다 스스로 무너졌다. 4시간 8분 접전 끝에 나달이 세트 스코어 3대2(6-3 6-4 4-6 3-6 6-3)로 이겼다.

경기 후 나달은 “발 부상 때문에 두 달 전만 해도 투어에 복귀할 수 있을지 불투명했는데, 호주에서 다시 경기를 뛴다니 삶의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고 기뻐했다. 샤포발로프는 “나달이 경기 지연을 일삼았는데도 심판이 편 들어줘서 내가 졌다”고 씩씩거렸다.

나달은 28일 준결승에서 마테오 베레티니(26·이탈리아·7위)와 맞붙는다. 금요일에 열려서 이틀간 쉴 수 있는 게 서른여섯 나달에겐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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