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진, 안나린 첫 단추가 중요해.. 역대 대형신인의 LPGA 첫 시즌은
[스포츠경향]
2009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뛰어든 신지애는 데뷔전에서 충격스런 컷 탈락을 당했다.
그해 2월 하와이 오아후섬 터틀베이 리조트 골프장에서 열린 SBS 오픈 현장에서 지켜본 신지애는 극도로 긴장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이미 20승을 거뒀고, 2008년에 브리티시 여자오픈을 포함해 데뷔 이전에 이미 LPGA 3승을 이룬 슈퍼루키의 미국 데뷔전에 쏠린 엄청난 기대에 압박감을 느낀 탓이었다. 하지만 신지애는 시즌 3번째 대회인 HSBC 위민스 챔피언십 우승으로 빠른 반전을 이뤘고, 결국 시즌 3승으로 상금왕과 신인상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데뷔전은 새 도전에 대한 설렘과 동시에 그에 못잖게 큰 압박감을 준다. 2022 LPGA 투어에 도전하는 두 대형신인 최혜진(23)과 안나린(26)이 27일 개막하는 게인브리지 LPGA에서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다.
첫 단추는 매우 중요하다. LPGA 투어에서 신인왕에 오른 한국선수들은 대부분 데뷔전부터 좋은 성적을 냈다. 그러지 못했더라도 극적인 반전을 통해 에너지를 얻고 빠르게 상위권으로 치솟았다.
2012년 신인왕 유소연은 호주여자오픈 공동 2위로 출발한 뒤 제이미 파 톨레도 클래식(8월)에서 첫 우승을 거두며 안착했다. 2015년 김세영은 코츠 골프 챔피언십에서 충격의 컷 탈락을 경험한 이후 다음 대회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우승했다. 데뷔전에서 ‘멘붕’에 빠졌던 그가 아버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무섭니”라는 반문과 함께 ‘두려움에 맞서라’는 오랜 가르침을 깨우친게 대반전의 밑거름이 됐다.
2016년 전인지는 데뷔전(코츠골프 챔피언십)에서 3위를 차지하고 그후 3개 대회 연속 준우승 등 질주 끝에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9월) 우승으로 꽃을 피웠다. 2017년 박성현은 한국에서 ‘지존’ 타이틀을 달고 미국으로 건너가 데뷔전(HSBC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3위를 차지한 뒤 그해 US여자오픈 등 2차례 우승을 거뒀다. 신인상은 물론,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까지 거머쥐는 전무후무한 대성공의 이야기를 썼다.
고진영은 2018년 데뷔전인 호주여자오픈에서 거짓말처럼 우승했고, 이듬해 메이저 2승 포함 4승으로 올해의 선수에 오르는 등 4년 만에 통산 12승을 쌓으며 세계 최고선수로 성장했다. 이정은6은 2019년 호주여자오픈에서 공동 10위로 출발했으나 그해 US여자오픈에서 역전우승을 거두고 불안감을 털어냈다. 2021년 큰 기대를 모았던 김아림은 2020년 US여자오픈 벼락 우승 뒤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미국에 건너가 첫 두 대회에서 연속 컷탈락 한 뒤 계속 고전한 경우다.
최혜진은 KLPGA를 평정하고 코로나19 때문에 1년 미뤘던 목표를 마침내 실천했다. 국내 2승의 안나린은 대기만성형으로 오랫동안 꿈꿔온 미국진출을 Q시리즈 수석합격으로 이룬 케이스다. 피나는 노력으로 결실을 맺고 착실히 첫 시즌을 준비한 두 신인의 출발에 기대가 앞서는 이유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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