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성 금지에도 온통 "짜요" 소리만.. '짜증 올림픽' 전락

정세영 기자 2022. 2. 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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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국선수, 중국인을 위한 잔치인가.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중국정부, 조직위원회의 이중잣대가 논란이 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따르면 입장 인원은 경기장 수용 규모의 30∼50%.0 그런데 중국 관중만 입장할 수 있다.

해외 언론, 선수들에겐 방역지침을 과도하게 적용하는 반면 중국언론, 중국인, 중국선수에겐 방역지침을 관대하게 적용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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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중들이 지난 5일 중국 베이징의 캐피털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예선에서 금지된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뉴시스

■ 중국인만 관중 입장 허용…‘중화 잔치’ 우려 목소리

쇼트트랙 우다징 출전하자 “와”

취재석 중국기자도 “짜요” 합세

한국선수들 경기땐 ‘우~’ 야유

육성응원 제지 안내 방송 없어

판정까지 영향… 中 혼성계주 金

베이징 = 정세영 기자

중국, 중국선수, 중국인을 위한 잔치인가.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중국정부, 조직위원회의 이중잣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 외의 모든 나라와 참가자는 들러리라는 조롱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 밤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혼성계주와 여자 500m, 그리고 남자 1000m가 열린 중국 베이징의 캐피털실내경기장. 경기 시작 1시간을 앞두고 중국 오성홍기와 오륜기 등 응원도구를 지참한 관중 약 500명이 입장했다. 관중석엔 중국인뿐. 코로나19 탓에 지난해 도쿄올림픽은 무관중으로 치러졌고, 일부 경기장에선 소수의 관중이 입장했지만 내외국인을 가리지 않았다.

하지만 베이징동계올림픽은 다르다. 중국의 방역지침에 따라 제한적으로 관중이 입장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따르면 입장 인원은 경기장 수용 규모의 30∼50%.0 그런데 중국 관중만 입장할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쳤고,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음성이 확인되더라도 중국인만 입장을 허용한다는 방침. 즉 외국인, 해외 입국자는 믿지 못한다는 뜻이다. 평화와 화합의 제전인 올림픽에서 내외국인을 차별하는 셈이다.

중국 정부와 조직위는 육성응원을 금지하겠다면서 중국인 관중 입장을 허용키로 했지만, 특유의 소란스러운 응원 소음이 터져 나왔다. 중국 관중들은 처음에는 조용히 박수만 치며 경기를 지켜봤지만, 중국선수들의 경기가 거듭될수록 육성 응원이 곳곳에서 나왔다. 방역 수칙 위반이지만 조직위는 제지하지 않았다.

4일 개회식을 중계방송하던 네덜란드 기자를 보안요원이 끌어낸 것과는 정반대. 해외 언론, 선수들에겐 방역지침을 과도하게 적용하는 반면 중국언론, 중국인, 중국선수에겐 방역지침을 관대하게 적용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

중국의 간판 우다징이 500m 예선 레이스에 등장하자, “와”하는 함성을 쏟아졌고, 이어진 레이스에선 관중 모두가 구호에 맞춰 “짜요(힘내라)”를 외쳤다. 육성응원을 제지하는 조직위 등 관계자의 움직임은 없었고, 방역지침에 따라 육성응원을 자제하라는 안내방송도 없었다. 중국의 가장 큰 라이벌인 한국선수들을 향해선 야유가 날아왔다.

특히 남자 1000m 예선에서 황대헌(강원도청)이 중국 리원룽의 추월을 허용하지 않자 ‘우∼’하는 비난의 함성이 들끓었다.

일방적인 관중의 응원은 심판 판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 혼성계주팀은 준결승전에서 조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결승에는 조 1, 2위가 진출한다. 그런데 심판진은 레이스가 끝난 뒤 비디오 판독을 실시했고, 관중석에선 “쭝궈(중국), 짜요”라는 함성이 터졌다. 전광판에는 비디오판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김선태 감독 등 중국 코치진과 관중석을 연신 비췄다. 비디오 판정에 7분 이상이 걸렸고, 중국의 손을 들어줬다. 심판진은 중국이 주자를 바꾸는 과정에서 미국과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방해를 받았다고 판정, 터치하지도 않은 중국의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그리고 결승에서는 든든한 관중의 ‘호위’를 받은 중국이 우승을 차지했다.

일부 중국 기자도 각국 취재진이 모인 취재석에서 “짜요∼”를 외치는 등 응원전을 펼쳤다.

앞으로도 이처럼 중국의 일방적 응원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인다. 응원은 사기를 북돋고, 경쟁자들의 기를 죽인다. 그래서 11명씩 겨루는 축구에서 관중은 12번째 선수로 불린다. 이로 인한 편파판정이 계속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쇼트트랙 남자대표팀의 곽윤기(고양시청)는 “홈 텃세 탓에 (중국선수들과) 바람만 스쳐도 실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쇼트트랙 경기장에선 “중국의 성적은 모두 관중 덕분”이란 우스갯소리가 나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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