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중계 캐스터] ③ "영어도 OK, 다재다능" SPOTV 조주영

최설 2022. 2. 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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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선 쉬지도 갈라지지도 또 잠기지도 않는다는 타고난 성대를 지닌 명쾌한 목소리의 소유자. 조주영(32) 캐스터.

유학 생활로 다져진 영어 실력 덕분에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통역 장교까지 거친 그다. 그만큼 영어까지 완벽, KBL뿐 아니라 NBA 중계에서도 종횡무진 맹활약 중이다.

2017년 초, 만 27세 나이로 스포츠 캐스터 삶을 시작한 조주영 씨는 농구에 진심인 편. 당당하게 농구를 지상 최고의 스포츠라고 말한 그는 적어도 주 1회 직접 농구를 해야지만 직성이 풀린다고.

더 나아가 향후 훌륭한 캐스터이기 전에 먼저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조주영 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대학을 외국에서 나왔다고?
필리핀에서 나왔다. 중학교 때까지는 한국에서 다녔고, 고등학교 1학년 때 갑작스럽게 선교 단체를 통해 여동생이랑 필리핀으로 유학을 하러 가게 되어 (고교와 대학을) 모두 거기서 마쳤다.

Q.필리핀 유학 시절 농구를 그렇게 많이 했다고.
농구가 필리핀의 국기이지 않나. 또 (내가 다닌) 국제 고등학교가 수도 마닐라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시골 지역에 있었기 때문에 (어린 내가) 할 수 있었던 게 많이 없었다. 그때가 2005년이었다. 하루에 기본 7시간은 친구들이랑 맨날 농구만 했다. 그리고 당시에는 선교사님들께서도 다른 문화에 빠지지 않도록 관리도 철저하실 때라 TV와 핸드폰 없이 예배와 공부, 농구만 했다. 자주 ‘쪼리’만 신고 농구를 해서 그런지 그때 발목과 무릎이 다 나갔다(웃음).

Q.지금도 농구를 자주 한다고?
사실. 일주일에 가장 아드레날린이 높게 솟구치는 시간이 직접 농구를 할 때다(웃음). 크고 작게 부상 이력도 많고 매년 매치핏(웃음)이 다르지만, 체력 관리를 위해서라도 꼬박꼬박 최소 주 1회씩은 꾸준히 하려고 한다. 동료 캐스터 및 지인들과 주로 하는데, 사람들을 모으고 장비 착용하고 준비 운동할 때 매번 설렌다. 르브론 제임스, 루카 돈치치처럼 플레이하려는 편이지만 요즘은 니콜라 요키치 스타일에 빠져있다. 다음에 기자님도 같이 하시죠?

Q.특이한 경력도 있다. 통역 장교? 다소 생소한데?
대학 졸업 후, 군 복무를 통역 장교로 했다. 20대 절반을 보냈다. 임관 후, 군사와 언어 훈련까지 포함하면 3년 4개월 정도 복무를 했다.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데, 나도 처음에는 몰랐다. 입대 준비를 하면서 알게 됐다. 시험도 봐야 하고 합격하기 위해서 잠깐 학원도 다녔다. 간단히 말해 통역 장교는 해ㆍ공군에 다 있는 보직이다. 통역병이랑은 또 다른 개념이다. ROTC랑 임관 절차는 비슷하지만, 학사 사관이랑 전문 사관으로 나뉜다는 점이 조금 다르다.

Q.주로 했던 일은?
말 그대로 사령부 이상 제대 장성급 지휘관들을 모시면서 주로 통역과 의전을 맡았다. 가끔 양복, 정복도 입고 외국 출장을 경험할 수 있는 순간도 있었지만, 전시 상황 대비 중요한 일을 했기에 작은 실수 하나도 용납하지 않는 적지 않은 부담감도 느껴봤다. 인생에서 절대 잊을 수 없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아직도 최초로 한국군이 미국으로 이동해 사막 한가운데서 치른 한미 연합 훈련에 함께했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웃음).

Q.이후 다시 필리핀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사실 필리핀에서 대학 졸업 후 바로 전공을 살려 일할 생각을 했다. 내가 나온 학과가 필리핀 방송국과 연계된 부분이 어느 정도 있었기에 많은 고민을 했다. 실제 지금도 과 동기들은 필리핀 방송, 신문 쪽에서 일하고 있다. 다만, 당시 바로 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국에 들어왔고 복무가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에 정착하게 됐다. 또 전역 후 바로 SPOTV에 입사하게 되면서 현재까지 오게 됐다.

Q.캐스터 준비는 어떻게 했나?
장교 생활을 마무리할 때쯤 방송 분야에 대한 꿈을 실현하고자 했다. 그러면서 아나운서 아카데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때부터 구체적인 계획을 잡으면서 준비를 시작했다.

Q.처음에는 포괄적으로 준비를 했다고?
공부 초기에는 스포츠 캐스터로만 초점을 맞춰 준비하지는 않았다. 따로 국한을 두지 않고 보통 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준비를 했다. 학원에서도 주변 사람들한테 ‘너는 뉴스 쪽에 어울려’라는 말을 자주 듣곤 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내가) 결국 뭐를 더 좋아하고 선호하는지를 고민하게 됐고 어느 순간 ‘아! 내가 원래 스포츠를 좋아했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목표가 조금씩 구체화 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스포츠 캐스터를 준비했다.

Q.준비하면서 부족하다고 느낀 점이 있는지?
돌이켜 생각하면 모든 점이 부족했다. 근데 당시에는 내가 뭐가 부족한지조차 모르는 상태서 공부했던 것 같다. 지금 처음 스텝을 밟는 친구들이나 후배들을 보면 ‘나도 저랬을까’하는 부분이 있지만, 그때는 잘 몰랐다(웃음). 실제 현장에서 겪어보고 모니터 링을 해가면서 발성, 발음,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 모든 전방위적인 요소를 채워나갔다.

Q.평소 목소리가 좋다는 소리를 들었는지?
사실. 캐스터를 준비하기 전까지는 내 목소리가 좋은지 안 좋은지에 대해 누군가가 평가하거나 의견을 내준 적이 없었다. 나조차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살았다. 다만, 준비를 하면서부터 몇몇 분들한테 (내) 목소리가 비교적 뚜렷하고 명확하다는 말을 들어본 것 같다.

Q.2017년 초, SPOTV에 입사를 하게 됐다.
아프리카로 선교 겸 여행을 갔을 때, 최종 합격이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근래 회사 캐스터 공채가 마지막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기쁜 마음으로 귀국했다. 그리고서 첫 중계로 독일 컵대회 축구를 진행했다.


Q.첫 농구를 중계했던 시기는?
2019-2020시즌 회사가 KBL 중계권 계약 체결하고 나서부터 본격적으로 맡았다. 그전까지도 다른 종목을 통해 현장 경험이 많았지만, 특히 (내가) 제일 좋아하는 스포츠 농구를 중계한다는 사실에 무척 설레면서 기분이 좋았다.

Q.그전까지 중계했던 종목 중 가장 생소했던 종목은?
가장 기억에 남는 종목을 하나 꼽자면 정구? 소위 소프트 테니스라고 불리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까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스포츠다. 알고는 있었지만, 이걸 어떻게 중계로 풀어나가야 할지는 다소 막막했다(웃음). 그래서 구글, 연맹 사이트 포함 모든 블로그를 다 뒤져가면서 인터넷으로 엄청 열심히 공부한 기억이 난다.

Q.입사 초기 카메라 앞에서 긴장은 안 했는지?
생각보다 그렇게까지 떨리지 않았다(웃음). 다만, 평상시에도 예민하지 않고 무던한 성격에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닌데 더욱이 장교 시절 워낙 중요한 군사 회의를 많이 들어갔던 터라 떨린다기보다는 방송 자체가 생소한 느낌은 강했다. 조금이라도 삐끗해서는 안되는 자리에서 (통역) 발언을 자주 하다 보니 처음 방송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어떻게 보면 (방송의) 시작점이라고도 볼 수 있었다.

Q.평소 성격은?
내 입으로 말하기 무척 쑥스럽지만, 큰 덩치에 강한 인상과 달리 되게 섬세하고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웃음). 감성적인 면이 있어 동물원이나 아쿠아리움을 가는 것을 ‘많이’ 좋아한다. 평상시 쉴 때는 서점에 가서 혼자 오래 앉아 있거나 잔잔한 음악을 들으면서 조용히 보낼 때도 있다. 편차가 있긴 하지만 어디 나가지 않으면 온종일 집에만 있을 때도 있다.

Q.농구 중계의 매력 포인트를 꼽자면?
아무래도 제일 먼저 속도감을 빼놓을 수 없다. 좁은 코트 안에서 10명의 선수가 바쁘게 움직이고 동시에 또 초 단위로 시간이 ‘제로’까지 반대로 떨어지다 보니 한순간도 놓칠 수 없다. 여기에, 다른 종목과 비교해 봤을 때 크게 다른 점으로 마치 미로 속을 헤쳐나간다는 느낌이 든다. 지상 최고의 스포츠다(웃음).

Q.KBL뿐 아니라 NBA 중계도 하고 있다. 현장과 스튜디오의 차이도 있을 것 같은데?
맞다. NBA 중계는 조용한 스튜디오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수많은 관중에 둘러싸여 실제 현장에서는 받는 에너지를 온전하게 다 느끼지 못한다. 오로지 헤드셋으로만 현지 경기장 분위기와 해설진들의 목소리를 들을 뿐이다. 그래도 내 옆에 앉아 있는 훌륭한 해설위원과 호흡을 맞춰가며 소소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재미가 있다.

Q.평소 헤드셋에 어떤 소리가 들리는지 궁금했다.
모든 소리가 다 들린다. 현장 소음, 위원님과 PD님의 목소리, 내 목소리 등 한꺼번에 소리가 다 들린다. 따라서 이를 잘 구분하며 당일의 컨텐츠를 리드해 가는 것도 캐스터의 역량이다. 처음 겪으면 많이 헷갈린다. 초창기에는 이런 섞인 소리에 PD님의 리드 사인을 제대로 못 들어 놓친 적도 몇 번 있었다. 지적 거리였다(웃음).

Q.특별히 하는 몸 관리나 목 관리가 있다면?
입사 초기에 새벽 중계를 많이 한 적이 있었다. 왕복 3시간 거리를 보통 출근 시간에 차로 오가다 보니 얼마 안 지나 면역력이 약해져 피부가 한 번 다 뒤집혔다. 그때부터 잠은 충분히 자려 하고 있다. 또 몸이 아무리 무거워도 매일 운동을 나가려고 노력한다. 일부러 집 근처 헬스장을 끊어서 웨이트를 하고 있다.

하지만 목 관리는 따로 하지 않는다. 타고난 것 같다(웃음). 집안에 성악을 하셨던 분도 계시고 가족력이 강철 성대인 것 같다. 웬만해서는 목소리가 뒤집히거나 갈라지지 않는다. 과거 한 선배 캐스터께서 “너 그러다가 목소리 나간다”라고 말한 적 있는데 자고 나면 괜찮더라. 아직 목이 나가서 이비인후과를 간 적은 없다.

Q.캐스터에게는 비시즌이 없는 만큼 모든 종목의 소식 업데이트가 중요할 것 같다.
지금은 농구 시즌이라 초점이 다소 농구에 맞춰져 있긴 하지만, 다른 종목 관리도 소홀히 할 순 없다. 곧 야구가 개막한다. 아예 소홀히 하기보다는 미리 준비하는 게 결국 새 시즌에 편하기에, 비시즌 간 주요 선수들의 이동 현황이나 각 구단 동태 파악을 자료화하는 편이다. 데이터화가 필요한 종목이 야구다.

Q.야구와 농구 중계의 차이점은?
(나한테는) 농구보다 야구 중계가 더 어렵다. 준비 시간도 더 오래 걸린다. 경기 시간도 비교적 길고 템포가 느리다 보니 끝까지 (중계를) 끌고 나가야 할 힘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앞서 말한 농구가 초 단위로 미로 속을 빠져나가야 한다면, 야구는 공 하나하나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는 수수께끼를 푸는 것과 같다.

Q.평소 경기 준비는?
크게 루틴이란 게 없다(웃음). 매번 다르다. 서둘러서 경기장에 가고 싶은 날에는 일찍 도착해 당일 중계를 현장에서 준비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날 집에서 모든 준비를 마치고 경기장에 여유 있게 도착한다. 그리고 당일 PD님들과 중계 방향에 관해 상의한 후, 해설위원분들과 어떻게 풀어나갈지 이야기한다.

Q.특별히 친한 해설위원이 있다면?
내 MBTI 유형이 ‘ESFP(자유로운 영혼의 연예인)’다. 성격상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다가가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주로 먼저 편하게 대해달라고 하고 물론 적당한 선은 지킨다(웃음). 해설위원분들께서도 모두 다 잘 받아주셔서 두루두루 가깝게 지내고 있다.

특히 이상윤 위원님 같은 경우 KBL 첫 시즌, 생일에 장문의 카톡과 함께 선물을 보내주셔서 놀라웠고 감동이었다. 인간적인 면이 아주 굉장하신 분이다. 또 추일승 위원과는 같이 호흡을 맞춘다는 사실이 지금도 큰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다. 과거 2016년 고양에 살았던 적, 우승 현장에도 있었던 한 팬으로서 추일승 위원과 함께 있으면 항상 설렌다.

아! NBA 해설진분들도 빼놓을 수 없다. 모두 농구를 정말 사랑하고 즐긴다는 게 느껴지는 진정한 농구 매니아들이다. 좋은 방송과 호흡을 맞추려면 인간적으로도 진짜 친해져야 한다는 게 내 신조인데 그런 면에서 박세운, 조현일, 이민재 위원과는 모두 친하다. 세운 위원의 경우 KBL 현장에서 보면 그 누구보다 반갑게 인사해주고 현일 위원이랑은 개인적으로 종종 밥을 먹는다. 민재 위원은 초창기 시절부터 같이해 애틋하다.

 

Q.본인의 강점과 약점은?
강점이 뭐가 있을까. 굳이 생각하자면 운동선수 같은 비주얼에 스포츠 캐스터와 뭔가 맞는 외모(웃음)? 나름 뚜렷한 발성과 발음? 영어가 어느 정도 된다는 점도 몇 안 되는 강점 중 하나인 것 같다. 말 나온 김에 앞으로 영어 능력은 일하면서 좋은 취지로 발휘해 나가고 싶다. 그리고 약점은 말이 빠르다는 말을 이전서부터 좀 들었다. 그런 경우 제대로 전달이 안 될 수 있기에 모니터링을 하면서 꾸준히 고쳤던 것 같다.

Q.조주영 캐스터 중계를 더욱 재밌게 즐기는 법은?
기본적으로 캐스터가 경기 중에 너무 튀거나 관심을 받게 돼 버리면 중계 본질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선을 지키면서 어느 정도 재미를 주는 건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 나름대로 언어유희를 통해 말장난을 친다. 예를 들면 (원주) DB의 경우 보험 회사다 보니 쐐기 득점이 터졌을 경우, “오늘 승리를 향한 최고의 보험, 000이 만듭니다!” 또는 (전주) KCC의 경우 “역전을 위한 두터운 장판을 깔아줬습니다!”라고 자연스럽게 흘려보낸다. 아무도 모를 수 있지만 나만 아는 재미 요소다(웃음).

Q.올 시즌 허웅ㆍ허훈 형제 사이에서 올스타전 선발 진행을 맡은 메인 MC였다. 이제는 KBL 하면 떠오르는 주요 캐스터가 됐는데 밖에서도 (팬분들이) 알아보는지?
제가 그런가요?(웃음) 농구장 근처에서는 간간이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계신다. 쑥스럽다. 또 유독 저를 아껴주시는 분이 계시는데 그분은 지금 상무에서 활약 중인 최성원(SK) 선수의 팬이시기도 하다. 정말 감사드린다. KBL 현장에서 자주 못 만나도 자주 안부도 전해주시고 만나면 항상 커피나 선물을 전달해주시는데 (내가 뭐라고) 이렇게 과분한 사랑을 받아도 되는지 영광스러울 뿐이다.

그리고 지난 올스타전 선발 영상은 대본대로 전혀 흘러가지 않았다(웃음). 워낙 형제간의 입담 대결도 재밌었고 뽑아놓고 보니 허훈 팀에 빅맨이 없어서 촬영을 잠시 중단했다. 이후 트레이드 룰을 새로 만들어 넣었다. 너무나 재밌는 경험이었고 선수들과 예능으로 함께 할 수 있어 즐거웠다. 이런 기회가 또 온다면 무조건 오케이다.

Q.친한 선수가 있다면?
(안양) KGC의 박지훈 선수랑 그나마 친하다. 모든 사람들과 거리낌 없이 편하게 지내고 빨리 가까워지는 편인 나도 유독 선수들에게는 조심한다. 경기 전후로 선수들 나름대로 루틴이 있기에 괜히 내가 다가가서 피해를 줄까 봐 걱정한다. 박지훈 선수는 현장에서 경기 전후 처음 봤을 때부터 실력과 인성이 모두 갖춰진 선수라고 생각했는데 당시 올스타 선수였음에도 특히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굉장히 소위 싹싹했다. 그 이후부터 친해졌다. 전역 후 학생체육관에서 만났는데 쪼르르 달려와서 인사를 하는데 너무 반가웠다. 남자가 남자한테 쓰기는 민망한 단어지만 그때마다 귀엽다(웃음). 하지만 생각해보면 타이밍이 안 닿아 아직 한 번도 둘이 밥 먹은 적이 없다. (이 자리를 빌려) 지훈아 밥 먹자~

Q.평소 본받고 싶은 선배 캐스터는?
모든 선배 캐스터분들이 내 존경 대상이다. 최대한 선배분들의 좋은 점을 다 흡수해서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 물론 후배들을 통해서도 많은 걸 배운다. 그중 우리 SPOTV 김명정 팀장께서 늘 고생이 많으시다. 항상 우리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주시고 농구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계신다. 파이팅!

Q.후배들에게도 한마디 해주자면?
사실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조심하는데 (내가) 어떤 선배일지 모르겠다(웃음). 선배라는 딱딱한 이미지보다 좋은 형, 좋은 사람이 되는 게 후배들이 생길 때마다 다짐한 목표였다. 다만 최근에 미안한 감정부터 든다. 코로나 상황도 그렇고 바쁘다는 핑계로 커피 한잔도 못 사주고 있다. 조만간 함께 모여 밥이라도 먹을 수 있게 자리를 마련해 보려고 한다.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

Q.그외 고마운 분들이 더 많다고?
그 누구보다 감사드리는 분들이, 현장에서 함께 방송을 만들어가는 스태프분들이다. 하루 중계를 위해 많은 인원이 움직이는데 경기장에 먼저 오시고 늦게 퇴근하신다. (나는) 그저 스태프분들이 차려놓은 밥상에 수저만 올려놓는 화면에만 나오는 사람일 뿐이다. 진짜 고생하시는 분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 계신다.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Q.인생의 최종 목표가 있다면?
훌륭한 캐스터이기 전에 먼저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이는 내게 가끔 스포츠 캐스터가 되기 위해 조언을 구하는 어린 친구들에게도 말해주고 싶은 내용이다. 말과 방송을 잘하고 중계를 맡은 종목에 대한 지식을 갖추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결국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결정적으로 필요한 덕목은 ‘인성’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성공해도 주변에서 좋게 평가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결국 성숙한 사람으로 성장해 주위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그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릴 수 있는 것이 내게는 가장 큰 보람이자 성취인 것 같다.

Q.마지막 팬분들에게 한마디.
힘닿을 때까지 캐스터로서의 본분을 잊지 않고 스포츠 현장에서 농구와 팬분들 사이의 매개체 역할을 계속하고 싶다. 그리고 저뿐만 아니라 늘 좋은 방송을 위해 뒤에서 늘 고생하는 분들이 많으시다. 그래서 가끔 실수하더라도 좋고 이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또 편하게 말을 걸어주셔도 (우리는) 큰 힘을 받는다. 농구 팬분들 모두 파이팅! 

 

#사진_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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