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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올해가 너무 설렌다"..김형실 감독의 '꿈꾸는 배구'

권수연 입력 2022. 05. 1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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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 앞서 페퍼저축은행 김형실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MHN스포츠 용인, 권수연 기자) "아, 무조건 조심해야지, 난 마스크도 두 개나 써"

최근 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용인 소재 연수원은 다소 한적했다. 젊다 못해 새파랗게 어린 선수들을 이끄는 페퍼저축은행 김형실(71) 감독은 다소 독특한 모습으로 본지 기자와 마주앉았다. 

김 감독의 마스크 밖으로 마스크가 한 겹 더 삐쭉 나와있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확산세에 대비해 이중 마스크를 쓴 모습이었다. 

'이제 막 복귀해서 훈련에 들어갔는데 그간 어떻게 보냈느냐'고 짤막한 질문으로 운을 뗐다. 김 감독은 "지난 5일 전부 복귀해서 새로 데려온 멤버들끼리 인사하고, 본인들 휴가를 어떻게 보냈는지 1분씩 얘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고 느긋하게 대답했다.

김 감독에게 6주간의 휴가는 리프레시와 더불어 금년 청사진을 끝없이 그리는 시간이었다. 몸은 쉬고있지만 마음은 끝없이 리그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이 코로나19 확산세로 일찌감치 막을 내리고 나서 아쉬움이 더 진하게 남은 탓이다. 

김 감독은 "금년에는 코로나19가 차츰 가라앉고 있으니 작년보다 훨씬 더 효율적인 스케줄을 잡아 다가오는 8월 KOVO컵에 대비할 계획이다, 올해 10월 20일 쯤 예정된 V-리그에 대한 정보도 선수들과 주고받으며 얘기를 나눴다, 이번 달은 몸을 풀고 본격적인 볼 훈련은 6월 초에 시작된다"고 말했다. 

페퍼저축은행 니아 리드, 니아 리드 개인 SNS 계정
페퍼저축은행 이고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 "고은이도 리드도...올해 시즌 너무 설렌다"

페퍼저축은행은 이제 신생팀에서 기성팀으로 팀 컬러를 바꿔나가기 위해 올해 선수 교체를 감행했다. 지난 해 신생구단에서 팀 분위기를 이끌어준 주포 엘리자벳(헝가리)의 자리를 새로운 공격수 니아 리드(미국)가 채웠다. 지난 2020년부터 꾸준히 V-리그에 도전해 올해 통과한 리드는 국내에서는 '삼수생'이라는 별명으로도 통한다.

주전세터 자리는 올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유일하게 움직인 세터 이고은(27)이 채웠다.

김 감독은 "사실 고은이 전력은 이미 상대팀으로 만나본 전적도 있고, 충분히 알고 있으니 테크닉보다는 마인드를 중시해 선수를 뽑았다, 우리 팀에 세터가 3명이 있지만 아직 다들 성장이 필요한 시기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까지 주전세터로는 이현이 나섰다. 다만 이현은 프로에서 선발로 뛴 경험이 많지 않아 시즌 중 어려운 모습을 자주 보였다. 

페퍼저축은행의 지난해 세터 사정은 좋지 못했다. 주전으로 나설 예정이었던 박사랑은 시즌 개막 전에 발목 부상을 입어 사실상 시즌아웃에 가까웠고 구솔 역시도 경력이 그리 길지 않다.

김형실 감독은 "이전 엘리자벳은 높은 볼을 좋아했는데, 리드는 얕은 볼도 곧잘 처리하더라"며 "리드는 팀을 위해 팀 프레임에 자신을 끼워맞출 줄 아는 선수로 보인다, 플레이스타일을 보니 고은이와의 토스 합도 잘 맞을 것 같다, 서로 나이들도 적당하고 이제는 신-구(新-舊)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노련하고 성적을 낼 수 있는 선수들이 필요했다"며 두 선수에 대한 영입 이유를 밝혔다. 

"이제 고은이랑 리드가 새로 왔으니 올해 치를 시즌이 너무 설렌다"는 기대감은 덤으로 붙었다.

■ "얘들아, 꿈꿔라!"...목표는 시즌 10승

팀 주장 이한비는 오는 6월부터 치러질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국가대표로 나선다. 이한비 얘기를 살짝 건네니 대번에 "가문의 영광이지!"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리 긴 공백은 아니지만 분명 연습 중 이한비의 자리를 메울 선수가 있을 것이다. 김 감독은 "오히려 (박)은서에게도 좋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나? 그리고 페어플레이상도 받았고 연봉도 조금 올랐고, 국가대표로도 나서니 한비에게도 정말 좋은 기회다, 아마 한비는 지금 구름을 걷는 기분이지 않겠느냐"고 빙그레 웃었다.

시즌 중 무릎 수술로 아쉽게 결장하게 된 레프트 지민경 또한 의욕으로 꽉 찼다. 한 시즌을 아쉽게 흘려보냈으니 당연하다. 김 감독은 "은서를 들여보내고 싶지만 민경이도 열정이 상당하다, 현재 구단 측과 상의해 복귀를 염두에 두고있다"고 귀띔했다. 

주전세터가 들어오고 외인 주포가 바뀌었고, 혹독한 신생구단 신고식도 마쳤다. 

남은 것은 선수들의 마인드다. 김 감독은 '사람'에 초점을 맞췄다. 배구를 위해서는 '잘하는 선수'도 중요하지만 '꿈꾸는 선수'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꿈을 꿔야 열정이 나오고, 그 열정을 이끌어내며 구단, 지도자, 선수들의 손발이 맞아 '삼위일체'가 이뤄지는 것이다. 

삼위일체란 페퍼저축은행의 슬로건인 'Strong, Speed, Smart'다. 이를 이루기 위해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김 감독은 "정말 튼튼한 집을 짓겠다, 이 팀에 있는 것에 자긍심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며 재차 각오를 밝혔다. 이는 구단 출범 당시부터 김 감독이 계속 강조했던 목표다. 

이어 "이제 새로운 멤버가 들어왔고, 여러가지 훈련을 준비했으니 금년에는 꼭 10승 이상을 거두고 싶다"며 이번 시즌 목표를 간략히 전했다. 

인터뷰에 앞서 페퍼저축은행 김형실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 태블릿, 노트북 꽉 채운 '우리 아이들'

중간중간 선수들이 지나다닐 때마다 손짓하는 모습은 영락없이 '할아방' 그 자체였다. 선수들에 대해 사담하는 모습은 흡사 친손녀를 자랑하는 듯 했다.

김 감독은 "아이들이 너무 어리다보니 지구력이 부족하긴 한데, 그건 나이가 들며 해결될 문제다"라며 느긋하게 말했다. 

"(우리) 구솔이가 어젠가 그젠가 자전거를 네 시간을 탔어" 그 말에 눈을 돌리니 정말 팔뚝 절반이 새까맣게 그을린 세터 구솔이 돌아다니는 모습이 보였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젊으니 열정이 참 좋다, 01년생이랑은 내가 딱 50살이 차이가 나는데 애들이 참 손녀딸같고 너무너무 예쁘다"며 "탈만 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예쁘다'는 말에는 진심이 가득했다. 김 감독의 앞에 높인 태블릿과 노트북 바탕화면은 온통 구단 연수원에서 인문학 강의를 듣는 선수들의 모습이었다. 

마무리를 준비하는 본지 기자에게도 "밥 많이 먹고 쑥쑥 자라야지"라는 말이 덧붙었다. 과연 '할아방 감독'다운 한 마디였다.

언뜻 보인 그의 휴대폰 만보기에는 13,550보가 찍혀있었다. 일흔이 넘은 고령에도 쉬지않고 다음 시즌을 향해 걷는 김 감독은 "끝까지 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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