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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1st] 설기현 감독 "3년 차엔 결실 맺어야"..고난의 끝자락에서 다시 꾸는 승격의 꿈

조효종 기자 입력 2022. 05. 1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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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기현 경남FC 감독. 조효종 기자

[풋볼리스트=함안] 조효종 기자= 다사다난했던 시즌 초반을 넘긴 설기현 경남FC 감독이 조심스럽게 다시 위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제는 결과를 내야 한다는 각오다.


설 감독은 2020시즌을 앞두고 경남에 부임했다. 앞선 두 시즌 간 들쭉날쭉한 성적을 내면서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경남은 2022시즌 설 감독을 재신임하기로 결정했다. 다시 한번 기회를 갖게 된 설 감독은 절치부심하며 새로운 시즌을 준비했다. 결과와 동떨어진 이상을 내려놓고 K리그2 무대에 적합한 경쟁력을 향상시키는데 집중했다.


그러나 2022시즌도 설 감독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부상 악령이 선수단을 덮쳤다. 18명 출전 명단을 꾸리는 것도 쉽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도 겪었다. 11라운드 부천FC1995와의 경기 전날 골키퍼 3명이 나란히 확진 판정을 받아 전문 골키퍼 없이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새 전술도 자리 잡지 못하면서 7경기 무승이라는 긴 부진이 이어졌다. 모든 팀들과 한 번씩 맞붙은 첫 번째 라운드 종료 시점 경남의 성적은 2승 2무 6패, 9위였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16골을 넣었지만 역시 가장 많은 22골을 허용했다.


두 번째 라운드부터는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고난의 시기를 헤쳐나가면서 선수단이 더 단단해졌고, 부상자들이 하나둘 돌아오면서 힘을 보태고 있다. 결과를 내지 못하면서 의미를 잃었던 전술 변화 시도를 철회하고 '설사커' 복귀를 택한 것도, 신입 외국인 공격수 티아고의 활약과 맞물려 효과를 보고 있다. FA컵 성적을 포함해 최근 3연승 중이다.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경남은 14일 대전하나시티즌(3위)전을 시작으로 상위권인 부천(2). 광주FC(1), FC안양(4)과 줄줄이 맞대결을 벌인다. 이 4연전은 경남이 정말 상승세를 탔는지, 승격에 도전할 자격을 갖췄는지 가늠할 수 있는 시험 무대가 될 전망이다. 네 팀을 상대로 1승 3패에 그쳤던 첫 번째 라운드와는 다른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


경상남도 함안에 위치한 경남 클럽하우스에서 '풋볼리스트'와 만난 설 감독도 4연전이 갖는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올해로 3년 차가 됐다. 이제는 결과가 나와야 하는 시점이다. 이전 시즌들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서 두 번째 라운드가 중요하다. 결과를 내서 경남 팬분들께 희망을 드리고, 우리가 생각했던 승격이란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다음은 설기현 감독 인터뷰


김영찬(왼쪽), 설기현 감독(오른쪽, 경남FC). 서형권 기자

- 3년 차인 올 시즌은 앞선 시즌들과 다른 방식으로 준비했다. 이상에서 현실로 한발짝 이동했다


처음부터 성과가 잘 나왔다면 좋았겠지만 그게 쉽지 않더라. 방향성은 있었는데 디테일이 부족했다. 앞서 시행착오를 겪었고, 올해로 3년 차가 됐다. 이제는 결과가 나와야 하는 시점이다. 이전 시즌들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서 이번 두 번째 라운드가 중요하다. 부상자가 돌아오면서 선수 구성이 온전해지고 있다. 결과를 내서 경남 팬분들께 희망을 드리고, 우리가 생각했던 승격이란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시즌 초반 부상자가 많았다. 특히 수비진이 줄부상을 당해 당초 구상했던 포백 베스트 전력 중 두 명 이상이 동시에 뛴 적이 없을 정도였다


감독이 할 수 있는 건 출장 가능한 선수들을 잘 준비시켜서 경기 때마다 최선의 경기력과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고, 선수들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것뿐이다. 잃는 게 있었던 반면 얻은 것도 있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기회를 받은 어린 친구들이 많이 성장했다. 박재환, 이준재 선수가 대표적이다. 연령별 대표팀에서 주시할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이 정도로 부상자가 발생하는 건 특별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 파악해 봤는지


부상자가 워낙 많아서 여러 생각을 해봤다. 동계 훈련 때 훈련량이 많았던 것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지난 시즌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동계 훈련을 일찍 시작했고 강도도 높았다. 시즌에 돌입해서도 일정 강도를 유지하기도 했다. 또 부상을 방지하는 데는 관리도 굉장히 중요한데 관리 면에서도 부족한 점이 있었던 것 같다. 지나간 일은 되돌릴 수 없지만 앞으로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과 소통을 하고 있다.


- 언제쯤 베스트 전력으로 꾸려진 수비진을 볼 수 있을까


중앙 수비수들은 거의 다 돌아왔다. 김영찬 선수도 1~2주 내로 복귀할 것이다. 훈련에 합류했고 연습 경기도 뛰고 있다. 풀백 포지션에서는 이재명 선수가 2주 안에 돌아올 텐데 그러면 어느 정도 최선의 라인업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베스트는 아니다. 우주성 선수의 공백이 크다. 동계 훈련 때 우주성을 보고 공격력과 수비력 모두 K리그1에서도 통할 만한 실력을 지닌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천상무 시절을 거치면서 자신감이 높아졌다. 한창 잘할 나이(29세)이기도 하다. 포백 시스템의 풀백으로 최고라고 생각해 기대감이 컸는데 연습 경기 때 큰 부상(십자인대 부상)을 당했다. 여름이 지나야 복귀가 가능할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올여름 공수 균형이 잡힌 풀백을 영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부상자가 많은 것도 감안해야겠지만 수비 불안을 부상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경남은 앞선 두 시즌에도 리그 실점 상위권이었다. 반면 공격력은 3년 내내 뜨겁다. 애초에 공격에 더 무게를 두는 것 같다


그것도 맞다. 플랜 자체가 공격에 맞춰져 있다. 상대의 공격 방식에 따라 어떻게 대응할지 준비를 하지만 그게 주는 아니다. 상대의 수비를 어떻게 공략하고 기회를 만들지가 중점이다. 그래서 매년 많은 실점을 내주는 만큼 골도 많이 넣고 있다. 그동안 이런 방식으로 원하는 결과를 내지 못 했던 것도 사실이라 지난 겨울에는 수비 훈련과 수비진 구성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그렇다고 수비 숫자를 늘리면서 세트피스 득점을 노리거나 외국인 공격수들의 기량에 의존하는 축구는 여전히 고려하고 있지 않다. 잘할 수 있는 것에 최대한 집중하면서 수비를 보완하려고 한다. 골까지 못 넣었다면 정말 큰 문제지만, 다행히 득점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제 실점을 줄여서 다득점이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부상에서 돌아오는 선수들이 단단함을 더해준다면 수비력이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다.


이우혁(경남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부진이 길었는데 골키퍼 없이 치렀던 부천전이 분기점이 된 것 같다. 당시 경기는 패배했지만 이후 3연승을 기록 중이다


분위기 반전이 됐다. 당시 부상자가 20명이 넘었다. 부상이 아닌 선수들은 체력이 떨어져 있었다. 그러던 차에 골키퍼들이 전부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성적, 분위기 다 좋지 않은데 악재가 또 겹치니까 오기가 생기더라. 선수들이 그날 정말 열심히 해줬다. 경기력도 좋았다. 경기 막판 골키퍼를 교체한 내 실수로 무승부가 패배로 바뀌었을 뿐이다. 경기 끝나고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당시 선수들이 똘똘 뭉쳐 위기를 헤쳐나가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고 결과도 점차 좋아졌다. 지나고 보니 우리에게 나쁜 일만 있었던 경기는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 부천전 전후로 전술도 다시 변경했다. '설사커'로 돌아가기로 한 계기는?


부상 여파로 선수 구성에 계속 변화가 생기면서 동계 훈련 동안 준비했던 것들이 잘되지 않았다. 색깔도 잃고 결과도 얻지 못한 것이다. 그때 상대가 공을 점유하면서 공격하는 방식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걸 보면서 '저거 우리가 하던 건데'라는 생각이 들더라. 우리가 할 때는 잘 몰랐는데, 당해 보니까 부담이 컸다. 잘못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우리의 색깔을 되찾기로 했다. 티아고가 있어서 작년과 다른 결과를 낼 수 있겠다는 판단도 있었다. 지난 시즌 크로스를 많이 시도한 것에 비해 공중볼 공격을 마무리해 줄 수 있는 선수가 없어 아쉬움이 있었다. 올해는 티아고가 그 역할을 해주고 있다. 전술이 이전 시즌과 완전히 똑같은 것도 아니다. 선수 배치나 포메이션에 유사한 면은 있어도 세부적인 스타일에 변화를 주고 있다. 어느 한쪽만 고집하지 않고 상황에 맞게 세밀한 축구와 직선적인 축구를 병행하면서 좋은 기회가 더 많이 생기고 있다.


- 티아고가 정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7경기 6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기대했던 공중볼 공격뿐아니라 다방면에서 기여도가 높다


기대 이상이다. 헤딩이 좋은 건 영상을 통해서 알고 있었는데 키핑도 생각보다 훨씬 좋더라. 수비적인 면에서도 최선을 다해주고 있다. 태도도 훌륭하다. 성실하다. 같은 국적인 윌리안과 에르난데스가 있어서 적응도 빠른 편이다. 무엇보다 같이 뛰는 선수들이 좋아한다. 선수들이 인정한다는 건 그만큼 잘하고 있다는 거다.


- 윌리안, 티아고, 에르난데스 조합의 파괴력은 어느 정도일까? 처음 함께 그라운드를 밟았던 13라운드 안산그리너스전에선 3골을 만들어냈다


아직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나도 잘 모르겠다(웃음). 외국인 공격수 3명이 다 좋은 활약을 펼치기 쉽지 않은데, 세 선수가 고르게 준수하다. 우리는 공격적인 전술을 쓰는 팀이고 공격수 숫자를 많이 둔다. 세 선수가 로테이션으로 뛰지 않고, 동시에 뛸 수 있다는 뜻이다. 상대를 어렵게 할 수 있는 활용법을 찾아내면 파괴력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세 선수는 스타일이 조금씩 다르지만 공격적인 성향을 지녔다는 공통점이 있다. 공을 다루는 걸 좋아하고 기술도 갖췄다. 내가 생각하는 공격 전술에 부합하는 선수들이다.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잘 관리하면서 최대한 활용할 것이다.


티아고(왼쪽), 에르난데스(이상 경남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현재는 4-4-2 전형을 사용 중이지만 더 많은 공격수를 배치하는 4-3-3을 활용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적 있다


공격 자원을 다섯 명 기용하는 것이 내 1번 전술이다. 지금까지 선수 구성이 4-3-3에 적합하지 않아 4-4-2를 사용하고 있다. 윌리안과 모재현의 몸 상태가 조금 더 올라오고, 황일수, 고경민, 김세윤 등이 복귀하면 가용 공격 자원에 여유가 생긴다. 어서 그 전술을 쓸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 이전에 사용하던 2-3-5 전형이 떠오른다. 4-3-3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들이 전진하고 수비수들이 중앙으로 좁혀 들어오면 2-3-5 전형이 된다


현재 2-3-5 시스템에 적합한 선수가 많다. 2-3-5 포메이션은 전방 5명 만큼 후방에 위치한 5명도 중요하다. 리그에 스리백을 쓰면서 수비 시 파이브백을 활용하는 팀이 많은데, 공격수를 다섯 명 둘 경우 공격 과정에서 일대일 상황을 만들 수 있다. 이때 공격수들이 가장 좋은 위치에서 패스를 받으려면 뒤에 있는 선수들이 여유를 가지고 공을 다룰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항상 측면에서 앞을 내다보고 플레이하던 풀백들이 중앙으로 들어와 플레이하는 것이 쉽지 않다. 올해 우리 팀에는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 김범용과 이광진, 박광일 같은 선수들이 풀백과 미드필더 성향을 모두 지니고 있다. 센터백 김명준, 박재환, 김영찬, 배승진도 패스 능력을 갖췄다. 필요한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 있어 2-3-5 전술을 염두에 두고 있다.


- 올 시즌 경남 선수들을 보면 크로스의 타이밍이 좋고 정확도도 높다. 현역 시절 뛰어난 러닝 크로스 실력을 자랑했는데, 직접 조언해 준 것이 있는지


특별히 조언하는 것은 없다. 타이밍이나 어느 위치로 올려야 하는지와 같은 기본적인 것만 알려준다. 그걸 해내는 건 선수들의 능력이다. 올해 크로스 좋은 선수들이 많이 합류했다. 박광일 선수는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왔는데 크로스가 굉장히 좋더라. 김범용 선수도 마찬가지다. 이광진 선수는 세트피스 때 킥이 날카롭다. 유스에서 올라온 이준재 선수는 어린 선수인데 러닝 크로스가 이미 국가대표급이다. 원래 감각이 좋은 이민기도 있다. 공격진에 부상이 많았을 때도 꾸준히 골을 넣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선수들의 크로스 질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 3연승 이후 약 열흘간 휴식을 취했다. 흐름이 끊겨 아쉬울 수도 있고, 강팀들과 연달아 경기를 치르기 전 숨 고르기를 할 수 있었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잘 모르겠다(웃음). 쉬고 나서 결과가 안 좋은 팀들도 많이 있더라. 우리는 휴식이 필요하긴 했다. 부상 복귀 선수들이 몸 상태를 끌어올릴 수 있는 시간도 필요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적당한 시기에 잘 쉬었다. 휴식 후 첫 상대가 대전인데, 매우 중요한 경기다. 첫 번째 라운드 때 대전을 상대로 참패(1-4)를 당했다. 이번 경기를 통해 나아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후에도 강팀들과의 경기가 주말, 주중 계속 이어진다. 쉬는 동안 잘 준비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


- 첫 번째 라운드 결과는 9위였다. 2연승으로 시작한 두 번째 라운드 목표는?


최상위팀과 차이가 많이 난다. 당장 위에 있는 충남아산FC, 안양, 대전을 목표로 추격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라운드가 돼야 한다. 세 번째, 마지막 네 번째 라운드에서 선두권에 도전하려면 이번 라운드에서 3위권과의 간격을 최대한 좁혀야 한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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