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제2의 봄배구' 시작한 구단들, 한국 배구의 미래는?

권수연 2022. 5. 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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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빗장이 풀리며 한국도로공사가 유소년 배구교실을 재개한다, 한국도로공사 공식 SNS 계정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멈추자 각 구단들이 아이들과의 봄배구에 나선다.

지난 17일, 한국도로공사는 "2020년을 마지막으로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유소년 배구교실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지난 달 28일부터 신청자를 모집했던 도로공사 유소년 배구교실은 닷새만에 100명이 몰려 마감되는 등 뜨거운 인기를 자랑했다. 

유소년 배구교실은 김천 모암초에서 5월14일부터 12월까지 1기, 오는 2023년 1월부터 6월까지 2기로 나누어 진행된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를 대상으로 하며 초등학교 저학년부·고학년부, 중등부 남녀 4개 클래스, 클래스별 25명을 정원으로 운영된다.

'유망주 육성'에 공을 쏟는 구단은 한국도로공사뿐만이 아니다. 거의 모든 구단이 아이들을 키우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이 부분에서 가장 유명한 구단은 남자부 현대캐피탈이다. 연고지 사랑으로 유명한 현대캐피탈은 지난 2017년부터 연고지인 천안에서 유소년 배구교실을 운영해왔다. 첫 해는 40명, 이듬해인 2018년에는 초1부터 중3까지 120명이 모였다. 그 뿐만 아니라 대구 영남대와도 유소년 배구교실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최태웅 감독은 최근 유소년 배구 장학금으로 4천만원을 쾌척하기도 했다. 

남자배구 현대캐피탈은 유소년 배구 육성에 적극적인 구단으로 잘 알려져있다,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공식 사이트

남자부 KB손해보험 역시도 연고지인 의정부에서 지난 2018년부터 유, 청소년 배구클럽을 결성해 아이들을 키워내고 있다. 배구선수 출신인 신한대 김옥자 교수를 중심으로 창단된 유소년 배구클럽은 출범 이후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호응을 얻었다. 선수출신 강사들이 모여 아이들을 가르친다. 최근까지도 유소년 배구교실 모집이 꾸준히 이루어졌다. 

그 밖에도 우리카드, IBK기업은행, KGC인삼공사, 현대건설 등 거의 전 구단이 유소년 배구교실을 한번씩은 진행했거나, 현재 진행 중이다. 

여기에 작년에 창단한 페퍼저축은행이 새롭게 합류했다. 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양일간 '제1회 AI페퍼스배 유소년 배구대회(유스 발리볼클럽)'를 개최했다. 14일에는 클럽팀, 15일은 전문체육팀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초등부 이하는 구단 선수들이 직접 일일강사로 나서서 서포트했고, 자체시합이 가능한 중등부 선수들은 팀을 짜서 네트를 사이에 두고 진지하게 경기에 임했다. 

이처럼 각 구단들이 미래 V-리그에서 도약할 꿈나무들을 키워내는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배구 저변 확대와 더불어 팬층을 일찌감치 확보하고, 은퇴한 배구인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일석다(多)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배구는 팀 운동이다.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신뢰하지 않으면 경기를 진행할 수 없다. 아이들은 이 과정에서 협력을 배우게 된다. 건강과 더불어 인성교육의 효과도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배구교실을 진행하는 구단의 유니폼을 입고 활동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해당 구단에 대한 소속감이 싹트고, 친화력을 높여 배구에 대한 열정과 더불어 팬심으로 이어지게 된다. 

유망주를 키워내 후일을 대비하는 것도 유소년 배구교실이 갖는 또 하나의 목적이다. 초등학생에서 중학생 사이의 유망주들이 배구교실에 참석하고, 이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프로의 길을 준비하는 아이들과 취미로 하고 물러나는 아이들이 갈린다. 유망주들은 이르면 고등학생때부터 프로의 세계에 뛰어든다.

페퍼저축은행이 지난 14~15일 첫 유소년 배구교실을 진행하며 배구 저변 확대에 나섰다, 페퍼저축은행 제공

다만 한국의 교육환경 특성상 아이들은 아직도 운동과 공부, 양자택일의 기로에 서있다. 배구를 본격적으로 하고 싶어도 집안에서 학업을 원하면 한쪽을 선택해야한다. 양쪽을 같은 비율로 병행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실제로 유소년 배구교실에 참가한 아이들 중 전도유망한 유소년 선수들이 공부를 해야한다는 이유로 체육을 포기하는 일이 일상다반사다. 또한 학교와의 연계에도 아직까지는 어려움이 많다. 출장을 나설 시에 문제가 생긴다면 학교장이 모든 책임을 지기에 학교 측에서 소극적으로 나서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최근 유소년 배구대회를 진행했던 페퍼저축은행 김형실 감독은 "각 구단이 배구 저변확대를 위해 배구교실을 운영하고, 배구협회와 연맹 및 시에서도 후원을 하고 힘을 쓰고 있지만 사소한 단점들이 존재한다"며 "훌륭한 청소년 유망주들이 공부를 위해서 배구를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최근에도 신체조건이 매우 준수하고 실력도 좋지만 학업을 위해 배구를 취미로만 즐기겠다는 중등부 아이들이 있어 설득에 나섰다"고 털어놓았다.

또한 운동장만 있으면 바로 경기가 가능한 축구, 농구에 비해 배구시설을 본격적으로 갖춘 학교는 얼마 되지 않는다. 일반인들의 접근이 비교적 어렵고 장비가 갖춰져있어도 허가가 없으면 사용할 수 없다. 생활체육으로 배구를 자유롭게 즐기고싶은 일반인들과 유소년들이 배구에서 멀어지는 이유다. 이 점에서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갖춘 연맹과 구단들의 더욱 적극적이고 광범위한, 전문적인 서포트가 필요하다. 

한국 배구계에는 창창하고 젊은 선수들이 매년 발굴되고 있고, 구단들이 유망주 육성을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배구 저변확대를 위해 갈 길이 멀지만 멈추지 않고 걷는 것이 중요하다. 어린 배구인들은 도약할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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