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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 달린 물건 중 '건강·취미·교통' 모두 책임지는 건 자전거가 유일" [춘추 인터뷰]

이근승 기자 입력 2022. 05. 20.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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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 전 국가대표 연제성 "코로나19 시대 거치면서 자전거 인구 크게 늘었다"
-"자전거를 알고 타야 건강 지킬 수 있다"
-"평생의 동반자인 사이클이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가족을 선물했다"
-"유럽 선수들도 한국의 자전거 도로를 보면 감탄사 연발한다"
-"자전거 도로엔 CCTV 없어..사고는 방심하는 순간 일어난다"
강원도 인제군 한계령 설산 라이딩 중인 사이클 전 국가대표 연제성(사진 왼쪽)(사진=연제성 제공)

[스포츠춘추=잠실]


“코로나19 시대 야외 활동엔 제약이 많았어요. 거기서 벗어났던 게 자전거입니다. 자전거가 꽉 막힌 속을 뚫어주었죠. 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면서 자전거 인구가 크게 늘었습니다.” 'We Are Cycle' 연제성(35) 대표의 말이다.


연 대표는 사이클 국가대표 출신이다. 중학교 때 자전거를 타기 시작해 20년간 선수 생활을 했다.


사이클을 골프처럼 비용을 지불하고 배우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연 대표는 선수 시절 경험을 살려 사이클 레슨을 진행 중이다. 그는 자전거 인구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연 대표는 “자전거를 알고 타는 게 아주 중요하다”“자전거를 잘못 타면 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스포츠춘추가 연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코로나19 시대 들어서면서 사이클 레슨 원하는 분이 늘었다”

'We Are Cycle' 연제성 대표. 연 대표는 사이클 전 국가대표다(사진=스포츠춘추 이근승 기자)

오후 8시입니다. 오전 10시부터 지금까지 사이클 레슨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후 일정도 있습니까.


상담이 잡혀 있어요. 봄이 왔습니다. 자전거를 즐기려는 분이 많아요. 예년과 다른 점이라면 ‘자전거를 배우겠다’는 분이 늘었습니다.


사이클을 골프처럼 돈을 주고 배운다는 게 익숙하진 않습니다.


2020년부터 코로나19 시대를 살았습니다. 일상의 회복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마스크 착용을 비롯한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어요. 코로나19 위험이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닙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면서 자전거 인구가 급격히 늘어났다는 거예요.


코로나19 시대예요?


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면서 건강 관리의 중요성이 커졌습니다. 또 있어요. 코로나19 시대엔 야외 활동의 제약이 많았습니다. 자전거는 제약받지 않았어요. 누구든지 마스크와 보호 장비만 착용하면 야외 활동을 즐길 수 있었죠. 자전거가 꽉 막힌 속을 뚫어준 겁니다 .


사이클은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처럼 접하는 운동기구 중의 하나였습니다. 사이클 강의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 겁니까.


자전거 인구가 늘면서 부상자도 증가했어요. 자전거를 타다가 다치는 겁니다. 무릎, 엉덩이, 허리 등이 아프다면서 찾아오는 분이 많아요. 저는 의사가 아닙니다. 그분들을 진료해드릴 순 없어요. 대신 다음부턴 다치는 곳 없이 자전거를 즐길 방법을 가르쳐드리는 겁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듣고 싶습니다.


사이클이 보기엔 쉬워 보여도 복잡한 운동입니다. 안전 장비의 필요성과 착용법부터 올바르게 앉아서 페달을 밟는 법 등을 익혀야 해요. 자전거 도로에서 활용하는 수신호도 있습니다. 그런 정보도 가르쳐드리죠. 익히는 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사이클은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가족을 선물했다”

2013년 아시아에서 가장 큰 대회인 말레이시아 랑카이대회에 참가했던 연제성 대표(사진 맨 왼쪽에서 세 번째)(사진=연제성 대표 제공)

자전거와의 인연은 어떻게 맺은 겁니까.


중학교 때부터 자전거를 탔어요. 학창 시절 도전적인 활동을 좋아했습니다. 운동신경이 있는 편이었고요. 체육계로 나아가고 싶었죠. 처음엔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어요. 운동부 생활이란 게 만만한 것이 아니니까. 부모님께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서 사이클 선수의 길로 나아갈 수 있었죠.


태극마크도 달지 않았습니까.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사이클 실업팀에 입단했어요. 대학에선 사회체육학과를 전공했고요. 태극마크도 달아봤습니다. 2008, 2009년엔 국군체육부대에서 군 복무를 마쳤죠. 제 강점은 경험이에요.


예를 들면?


국제사이클연맹(UCI) 아시아 투어에 여러 차례 참여했습니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대회인 말레이시아 랑카이대회, ‘일본 투어’에도 참가한 경험이 있어요. 2014년 필리핀 대회(도로 단체)에선 1위를 차지한 추억이 있죠. 국내대회에선 개인전(2007), 단체전(2015) 등에서 1위를 기록한 기억이 있고요.


대회 경험이 아주 많은 듯합니다.


제 경력이 화려하진 않지만 다양한 경험을 쌓았습니다. 그 덕에 수많은 추억도 만들었죠. 사이클은 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도 줬습니다. 그게 뭐죠?


사이클은 아내를 만나게 해줬습니다. 아내도 사이클 국가대표 출신이거든요. 선수촌에서 인연을 맺었죠(웃음). 아내는 저보다 뛰어난 선수였어요. 2006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에선 여자 500m와 스프린트에서 각각 동메달을 목에 걸었죠. 아내가 여성 회원들의 상담과 레슨을 진행 중입니다. 쉬는 날엔 아내, 아이들과 자전거를 즐겨요. 사이클은 제게 가족을 선물했습니다.


“세상에서 건강과 취미, 교통수단의 역할까지 해내는 건 자전거가 유일하다”

연제성 대표(사진 왼쪽)는 사이클 대회 경험이 풍부하다(사진=연제성 대표 제공)

사이클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입니까.


사이클은 다양한 매력을 지녔습니다. 한둘이 아니에요. 사이클은 사람들의 건강을 지켜줘요. 출·퇴근을 책임지는 교통수단의 역할도 하죠. 일과를 마친 후엔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도록 여가 생활을 책임져줍니다.


은퇴 후 곧바로 레슨을 시작한 겁니까.


2017년 겨울이 오기 전 은퇴했습니다. 33살 때였죠. 자전거를 20년 이상 탔어요. 당시엔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사이클과 전혀 관련 없는 일을 2년간 했죠. 사회가 만만하지 않더라고요(웃음).


힘들었습니까.


자전거와 평생을 함께했습니다. 제가 가장 잘 아는 게 사이클이란 걸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유튜브 시대입니다. 유튜브엔 사이클 강좌가 매우 많은데요. 사이클을 취재하면서 여러 번 들은 얘기가 있습니다. “잘못된 정보가 너무 많다”는 겁니다.


정보 과잉의 시대입니다. 사이클만 보면 유익한 영상이 많아요. 문제는 검증되지 않고 잘못된 정보가 그보다 많다는 겁니다. 잘못된 자세로 자전거를 타면 다쳐요. 또 하나 우려스러운 건 잘못된 정보로 자전거를 구매하는 분들입니다.


고가의 자전거가 많지 않습니까.


유튜브로 정보를 취합하는 시대입니다. 그걸 막을 순 없어요. 딱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자신에게 맞는 자전거를 구매하라는 겁니다. 많은 분이 상담오셔서 이런 얘길 하세요. “이번에 자전거를 샀는데 내 몸에 안 맞는다. 몸이 불편하다”는 겁니다.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게 없어요. “이거 잘못 사신 거예요”라고 말씀드리기가 참 애매하죠. 자동차 구매할 때를 떠올려보세요.


자동차요?


비싼 차를 구매하는 사람일수록 자동차에 관해 아는 게 많습니다. 비싼 값을 치르는 만큼 정보 수집을 철저히 하는 거죠. 자동차를 살 때 ‘여기서 제일 좋은 거 보여주세요’라고 안 합니다. 어떤 차를 탈 건지, 그 차엔 어떤 기능이 있는지 철저히 조사한 후 확인을 합니다. 그리고 값을 지급하죠. 자전거도 그래야 해요.


자전거를 구매할 땐 무엇을 중점적으로 봐야 합니까.


신체에 맞는지 꼼꼼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안장, 핸들 등을 눈여겨봐야 하죠. 페달을 밟는 데 불편함이 없는지 반드시 체크해야 하고요. 핵심은 건강입니다. 자전거를 건강하게 탈 수 있어야 재미도 있는 거예요. 모든 운동이 비슷합니다. 잘못된 자세로 잘못 즐기면 자전거는 독약이 될 수 있어요.


“자전거만 있다면 자연을 만끽하면서 건강을 챙기는 데 비용이 들지 않는다”

연제성 대표와 그의 아내가 사이클 대회에서 받은 메달이 수두룩하다(사진=스포츠춘추 이근승 기자)

자전거와 쭉 함께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사이클이 재밌습니까.


그럼요. 자전거를 탈 때가 가장 편해요. 즐겁죠. 골프를 즐기는 분이 많습니다. 코로나19 시대 골프 인구가 크게 늘었어요. 골프를 즐기는 데는 어느 정도의 비용을 지급해야 합니다. 사이클은 달라요. 자전거만 있다면 자연을 만끽하며 건강을 챙기는 데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저도 스트레스가 쌓일 땐 자전거 도로를 달리면서 머릿속을 비우곤 해요.


다양한 국제대회 경험이 있습니다. 국외와 비교했을 때 한국의 자전거 인프라는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자전거 도로는 한국만큼 잘 만들어진 곳을 찾기 어려워요.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유럽 선수들도 인정해요. 페달만 밟으면 전국을 내달릴 수 있습니다. 눈앞의 펼쳐지는 자연경관은 매번 다르고요.


전국을 누비지 않았습니까. 추천을 부탁드립니다.


눈앞에 바다가 펼쳐질 때가 환상적이죠. 경상남도 남해가 특히 좋았어요. 조용했습니다. 머릿속을 비우고 자연경관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환경이었어요. 오르막길이 힘들긴 하지만 지리산 노고단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자전거를 타면서 자연을 즐길 때의 감정은 말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꼭 해보셔야 해요. 저는 ‘시간이 없어서 운동 못한다’는 분들에게 이런 얘길 합니다.


그런 분이 많죠.


값싼 헬스클럽이 많습니다. 일단 회사와 가장 가까운 헬스클럽의 한 달 회원권을 구매하라고 해요. 그리고 자전거를 출·퇴근 교통수단으로 활용하라고 합니다.


이유가 있습니까.


시간이 정 없다면 헬스클럽 샤워실만 이용하라고 해요. 출·퇴근 교통수단으로 자전거를 활용하다 보면 느낍니다. ‘더 타고 싶다’고. 굳이 더 이야기하지 않아도 자전거를 즐기는 시간이 늘어나요. 그러다 보면 운동에 욕심이 생기고 헬스클럽까지 정상적으로 이용하죠. 술자리 한 번 덜 간다고 생각하면 엄청난 이득인 거예요. 건강을 챙길 수 있으니까. 여기서 한 가지 강조하는 건 이겁니다.


뭡니까.


한강공원에서 자전거를 타다 보면 구급차를 은근히 자주 봐요. 특히 올림픽 도로 인근 자전거 도로에서요. 극심한 정체가 이어지는 구간이다 보니 자전거를 이용하는 분이 많습니다. 사고가 잦아요. 문제는 자전거 도로엔 CCTV가 없다는 겁니다. 다치면 몸은 물론이고 정신적으로도 힘든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런 사고를 막기 위해선 인식의 변화도 필요해요.


예를 들면?


차로엔 ‘불법 유턴’이란 단어가 있습니다. 자전거 도로에선 유턴이란 게 불법은 아니에요. 그러다 보니 더 위험합니다. 또 있어요. 차도엔 중앙선이란 게 있죠. 자전거 도로에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걸 중앙선이라고 인식하는 분은 매우 적어요. 침범해서 앞의 자전거를 앞질러도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죠. 제가 송파구에 있는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자전거 강의를 해요.


어떤 강의입니까.


학생들에게 자전거의 기초 지식을 가르쳐주는 거예요. 매주 2회 총 4시간씩 진행 중입니다. 자전거를 올바르게 타는 법부터 수신호를 비롯한 자전거 도로에서의 기본 지식을 전합니다. 그런 정보를 조금만 인지해도 여러 사고를 막을 수 있어요. 특히나 학생들은 겁이 없습니다. 위험성을 알리고 큰 사고를 막을 필요가 있어요.


연제성 대표의 꿈은 무엇입니까.


자전거를 즐기는 분이 늘어나는 데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자전거의 매력을 저만 알고 있기엔 너무 아깝거든요. 자전거 타는 걸 반대하는 부모님이 많으세요. 위험하니까. 잘 알고 타면 몸과 마음 모두 책임질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습니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spoc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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