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균안한테 투수를 시켜?" 국대 에이스도 인정, 롯데의 선택이 옳았다

김태우 기자 입력 2022. 5. 2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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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수 전향 이후 그 선택을 옳았음을 조금씩 증명하고 있는 롯데 나균안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롯데는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었다. 어떤 선수든 아마추어 최대어 중 한 명을 데리고 올 수 있는 위치. 그런 롯데는 미래 팀 포수진을 이끌어갈 재목이라고 판단, 용마고를 졸업한 포수 나종덕을 지명했다.

당시 롯데는 주전 포수였던 강민호가 30대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고려해 후계자가 될 만한 선수들을 모아두고 있는 시점이었다. 타격 정교함은 다소 미지수였으나 그래도 일발 장타가 있었고, 아마추어 시절부터 착실하게 포수로서의 경험을 쌓았기에 또래들보다는 수비의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였다. 잘 키우면 훗날 사직의 안방마님이 될 재목이었다. 그러나 기대에 달리, ‘포수 나종덕’의 경력은 순탄하지 않았다.

갑작스레 강민호가 FA 자격을 얻어 2018년 삼성으로 이적하자, 롯데의 모든 젊은 포수들은 기회를 얻었다. 나종덕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그러나 아직 준비가 될 된 나종덕의 경기력은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긍정적인 대목보다는 실망스러운 장면이 더 많았다. 주전을 놓고 경쟁하던 선수는 어느덧 1군보다는 2군이 더 어울리는 선수가 됐다.

그런 나종덕은 2020년 시즌을 앞두고 인생의 결단을 한다. 홈플레이트에 앉는 것이 아닌, 마운드에 섰다. 투수로서의 삶을 타진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2020년 투수와 타자로 번갈아가며 뛰었고 여름에는 투수로서의 최종 전향이 확정됐다. 그맘때쯤 이름도 나균안으로 개명했다. 다만 이 선택은 당시 야구계 전반에서 논란이 있었다. 아직 젊은 포수를 투수로 전향시키는 게 선수 가치 측면에서 옳은 것인지 확신하지 못하는 의견들이 있었다.

나균안이 필승조급 선수나 로테이션을 지키는 선발투수로 성장한다면 이 선택에는 아무런 이의가 없었을 것이다. 백업 포수보다는 조금 더 가치가 높은 보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그저 그런 추격조 투수가 된다면 이야기가 조금 달랐다. 이는 신인 선수들도 할 수 있는 임무였다. 당시 한 구단 감독은 “부진하기는 했어도 어깨도 좋고 포수로서의 자질이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아직 젊은 나이고, KBO리그에서 백업 포수의 가치도 크다. 선수 가치를 봤을 때 옳은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실제 이런 반응을 보이는 현장 지도자들이 제법 많았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롯데의 선택이 옳았음이 증명되고 있다. 나균안은 2021년 투수로 첫 1군 무대에 서 23경기를 던졌다. 평균자책점은 6.41이었다. 여전히 판단하기는 애매한 성적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그런 소리가 쏙 들어갔다. 11경기에서 25이닝을 던지며 1홀드 평균자책점 1.80의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도 “나균안이 있었기 때문에 팀이 시즌 초에 성공을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팀에서 가치가 높은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국가대표 우완 에이스 출신인 윤석민 ‘스포츠타임 베이스볼’ 크루 또한 나균안의 투구 내용이 계속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석민 위원은 “전체적으로 좋아졌다. 특히 포크볼이 굉장히 좋다. 각도 크다”면서 “공이 얼마나 잘 떨어지는지를 다 떠나서 제구가 좋으면 타자들은 다 잘 던진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변화구는 코스 싸움인데 낮게 잘 떨어진다.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를 더 줄이면 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 나균안은 20일 잠실 롯데전에 선발투수로 출격한다. 올해 첫 선발 등판이다. 지난해에도 선발 등판 경험이 있고 잘 던진 경기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라나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21을 기록하며 궁극적으로는 성공하지 못했다. 이번 등판은 어떠한 재도전이 시작이 될지 모른다. 나균안이 선발 한 자리에서도 가능성을 보인다면, 지난 2년의 모든 논란은 그대로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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