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told] 'EPL 득점왕' 손흥민의 올 시즌 득점 레이스 '결정적 순간' 3선

백현기 기자 2022. 5. 2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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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백현기]


손흥민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올랐다.


손흥민이 속한 토트넘 훗스퍼는 23일 오전 0시(한국시간) 영국 노리치에 위치한 캐로우 로드에서 열린 2021-22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8라운드에서 노리치 시티를 상대로 5-0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토트넘은 승점 71점으로 리그 4위를 확정 지으며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티켓을 따냈다.


토트넘은 두 가지 목표가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4위 확보였다. 이날 경기 직전 토트넘은 5위 아스널에 승점 2점을 앞서 있던 상태였기 때문에 토트넘이 자력으로 4위를 확정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또 하나의 관심사는 손흥민의 득점왕 여부였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꾸준한 득점 페이스를 보여주며 어느새 21골을 기록한 상태였다. 노리치전 직전까지 모하메드 살라를 한 골 차로 추격하고 있던 터라 국내팬들과 토트넘팬 그리고 손흥민 본인이 아시아 선수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작성하기를 바랐다.


토트넘은 5-0으로 완승을 거두며 4위를 확정 지었다. 또한 팀의 목표 달성과 동시에 손흥민도 득점왕에 올랐다. 한편 살라는 울버햄튼전에서 골을 넣으며 손흥민과 득점 기록 동률을 이뤘고 손흥민과 함께 공동 득점왕을 수상했다.


아시아 최초의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의 한 시즌 발자취를 돌아봤다. 득점왕이라는 영광의 시즌이었지만, 동시에 굴곡도 많았던 손흥민과 토트넘의 한 시즌이었다. 손흥민의 득점왕까지 가는 길에 가장 중요했던 변곡점들 3가지를 돌아봤다.



#1.‘화려한 신호탄’ (1라운드 vs맨체스터 시티)


누누 에스피리투 감독의 데뷔전이었다. 프리시즌 동안 4-3-3 포메이션을 실험했던 누누 감독은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와의 첫 경기에서도 4-3-3을 들고 나왔다. 델리 알리와 올리버 스킵,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를 나란히 배치한 중원 조합은 일카이 귄도안, 페르난지뉴, 잭 그릴리쉬가 꾸린 맨시티의 중원을 감당해내기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생각보다 토트넘 중원은 강했다. 스킵의 수비력과 위치 선정이 빛났고, 알리와 호이비에르가 엄청난 활동량을 보이며 중원을 장악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토트넘은 자신감에 차올랐고 이제 남은 관건은 손흥민과 해리 케인에게 해결을 맡기는 것이었다.


손흥민이 해결사였다. 후반 10분, 손흥민은 오른쪽 측면에서 네이선 아케를 맞아 일대일 돌파를 시도했다. 안쪽으로 드리블한 이후 손흥민은 지체없이 왼발 슈팅을 때렸고 에데르송 골키퍼 앞에서 바운드가 되며 골망을 갈랐다. 누누 감독의 데뷔전 데뷔골이자 손흥민의 개막전 축포였다. 시즌 개막전에서, 그것도 맨시티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둔 토트넘은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고, 손흥민은 자신의 역사적인 득점왕 시즌을 예견이라도 한 듯 화려한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2.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뀐 날’ (32라운드 vs아스톤 빌라)


손흥민의 득점왕 경쟁에 가장 큰 동력이 됐던 경기였다. 직전 라운드인 31라운드 뉴캐슬전에서 골을 터뜨리며 14호골을 기록했던 손흥민은 원정을 떠난다. 토트넘은 아스널과 4위 싸움을 위태롭게 유지하고 있었으며 확실한 승리가 필요했다.


손흥민이 아스톤 빌라전을 준비할 때 경쟁자 살라는 두 경기 연속 골 가뭄에 시달리고 있었다. 반면 손흥민은 직전 두 경기에서 3골을 몰아치며 쾌조의 골 감각을 이어가고 있었다. 어찌 보면 아스톤 빌라전 손흥민의 골을 기대하는 것은 합리적인 바람이었다.


이른 시간에 터진 선제골이 기세를 가져왔다. 전반 3분 만에 손흥민이 왼발 발리 슈팅으로 골을 만들었고, 후반전 케인의 절묘한 헤더 패스를 받아 두 번째 골을 장식했다. 그리고 데얀 쿨루셉스키의 패스를 받아 논스톱 오른발 슈팅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손흥민은 이날 해트트릭으로 단숨에 17골로 올라섰고, 자칫 멀리만 보였던 살라의 20골에 손에 잡힐 듯 단번에 다가서게 됐다. 꿈만 같았던 한국인 최초, 아시아인 최초 득점왕 타이틀이 ‘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바뀐 순간이었다.



#3. '마침내 역사를 쓰다' (리그 최종전 vs노리치 시티)


이보다 더 극적인 드라마가 또 있을까? 손흥민은 22골을 기록한 살라에 한 골 뒤진 21골로 리그 최종전을 맞았다. 상대는 이미 강등이 확정된 리그 최하위 노리치 시티. 토트넘은 아스널에 승점 2점을 앞서 있었고, 자력으로 4위를 확정 짓기 위해서는 승리가 필요했다.


이날은 토트넘의 4위만큼이나 손흥민의 ‘골든 부트’ 수상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였다. 현지 매체는 경기 전부터 콘테 감독과 케인에게 손흥민에게 페널티킥을 맡길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을 끝없이 던졌고 콘테 감독은 “팀의 성적이 우선”이라는 답을 내놓기도 했다.


부담감 때문인지 손흥민은 전반전에 고전했다. 팀은 2-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무리했지만, 골을 넣어야한다는 압박감을 떨쳐버린다고 생각하더라도 다소 무거운 움직임을 보였다. 또한 상대 골키퍼 팀 크룰의 선방쇼에 막히며 아쉬움을 여러 차례 삼켰다. 손흥민의 역사적인 득점왕을 바라는 팬들의 마음도 타들어만 갔다.


하지만 손흥민은 결국 해냈다. 마치 전반전의 고전이 히어로물의 극적인 서사를 풍기기 위해 미리 깔아 놓은‘역경 스토리’인 것처럼 손흥민은 후반전에만 두 골을 몰아치며 리그 득점 선두로 올라섰다. 특히 오른발로 날카롭게 감아찬 두 번째 골은 손흥민의 전매특허였다. 가장 ‘손흥민스러운’ 골로 시즌을 마무리한 손흥민은 살라와 23골로 동률을 이루며 마침내 아시아인 최초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백현기 기자 hkbaek1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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