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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1강' 울산 '캡틴' 이청용의 외유내강 리더십.."모두가 간절할 뿐이다"

김성원 입력 2022. 06. 24.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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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현대가 더비'의 상처는 컸다. 세 시즌 동안 정상 문턱에서 눈물을 안긴 라이벌 전북전 완패라 팀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울산 현대의 올 시즌 K리그1의 첫 위기라는 목소리도 메아리쳤다.

회복 기간은 사흘 뿐이었다. 감독은 감독대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간의 가교역할을 맡은 주장은 주장대로 좌불안석이었다. 울산의 캡틴 이청용(34), 그래서 더 특별했다.

이청용은 22일 자신의 '프로고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친정팀 FC서울과 맞닥뜨렸다. 19일 전북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1대3 패배를 막지 못한 그는 이날 벤치에서 출발했다. 주장 완장은 김영권이 꼈다.

울산은 경기 시작 5분 만에 또 선제골을 허용했다. 반전을 위해 '제로 실점'에 도전하겠다는 홍명보 감독의 약속도 뒤틀어졌다. 하지만 선수들의 눈빛은 전북전과는 180도 달랐다.

벤치에 있던 이청용도 바빴다. 파상공세에도 0-1의 균형은 깨지지 않았다. 후반 시작 전에는 킥오프를 위해 기다리는 선수들에게 달려가 격려하는 장면도 목격됐다. 후반 13분, 이청용이 드디어 홍 감독의 부름을 받았고, 17분 후 마침내 판이 흔들렸다.

이청용이 크로스한 볼이 바코의 발끝에 걸렸고, 바코가 수비수와의 경합을 뚫고 '감아차기 포'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43분 엄원상의 결승골도 이청용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레오나르도의 환상적인 패스를 받은 그는 상대 수비의 거친 저항을 뿌리치고 슈팅으로 연결했다. 그 슈팅이 양한빈의 손맞고 옆으로 흘렀고, 엄원상이 극장골을 작렬시켰다.

2골 모두 공식 도움으로 인정되지 않았지만 이청용이 모두 관여한 릴레이 축포였다. 울산은 2대1로 역전승하며 대반전에 성공했다.

이청용은 23일 서울전의 소회를 털어놓았다. 그는 "모두가 간절했기에 골이 들어갔다고 생각한다. 내 터치 전에 동료들의 터치가 있었고 내 터치 다음에 동료들의 터치가 골을 만들어 냈고 팀이 승리할 수 있었다"며 "특정 팀을 이겨서 특별한 감정이 드는 것 보다는 모두가 말하는 '위기' 상황에서 중심을 잡은 경기라 의미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서울에서 프로에 데뷔한 그는 볼턴, 크리스탈 팰리스, 보훔을 거쳐 2020년 울산에 둥지를 틀었다. 2년 차 주장인 이청용도 어느덧 30대 중반이다. 하지만 나이는 없다. 절대로 튀지도 않는다. 풍부한 경험으로 선수들과 교감하는 그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캡틴으로 선후배들의 신망이 두텁다. '나'는 없고 '우리'만 있을 뿐이다.

'현대가 더비' 후 주장으로서의 분위기 반전 비결은 뭘까. "모두가 아쉽고 팀과 본인에게 실망하거나 분개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기 때문에 다그치거나 재촉하기 보다는 우리가 잘하는 것으로 좋은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감독님을 도와 주장의 역할을 했다. 내가 주장이긴 하지만 그라운드 위에서는 11명의 선수 중 한 명이기에 나부터 최선을 다해 뛰어서 팀원들에게 본보기가 됐으면 했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간절하고 힘차게 뛰어다녔다."

이청용은 경기 후 마지막까지 그라운드에 남아 있었다. 원정 온 울산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한 그는 서울 팬들에게도 달려가 고개를 숙였다. 이청용은 "K리그 복귀 후 서울을 상대팀으로 만난지 벌써 3년째다. 한편으로는 뭉클하기도 한편으로는 동료와 팬들과 경기장과의 추억이 생각나기도 하지만 그라운드에서는 울산 선수로서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주려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시 무대에 올라야 한다. 울산은 26일 홈에서 성남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2' 18라운드를 치른다. 선두(승점 39) 전선에 이상은 없다. 하지만 2위까지 치고 올라온 전북(승점 31)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하지만 어떻게든 이겨내야 고대하는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다.

"감독님의 얘기처럼 지금의 승점과 순위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서 홈에서 우리를 지지해주는, 원정에서 같이 싸워주는 팬들에게 보답을 해주고 싶다. 항상 경기장 관중석에서 함께 뛰어주는 팬들과 시즌 마지막에 크게 웃고 같이 기뻐하고 싶다."

더 이상 눈물은 없다. 주장 이청용은 올해 더 단단해져 있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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