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유망주 칼훈, 돌아온 NL 서부서 날아오를 수 있을까[슬로우볼]

안형준 2022. 6.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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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텍사스 레인저스는 6월 24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외야수 스티븐 더거를 영입하며 현금과 외야수 윌리 칼훈을 내줬다. 이미 전력에서 제외된 칼훈을 트레이드하며 더 수비 활용도가 높은 더거를 품었다.

이번 트레이드로 칼훈은 2017년 이후 약 5년만에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팀으로 돌아가게 됐다. 물론 같은 팀은 아니다. 오히려 전통의 라이벌 팀 유니폼을 입게 됐다.

1994년생 우투좌타 외야수 칼훈은 2013년 신인드래프트 17라운드에서 탬파베이 레이스에 지명됐지만 계약하지 않고 대학에 진학했다. 그리고 2015년 신인드래프트에 다시 참가해 4라운드에서 지명을 받았다. 칼훈의 이름을 부른 팀은 바로 샌프란시스코와 전통의 라이벌인 LA 다저스였다.

대학 진학 후 엄청난 장타력의 성장을 보인 칼훈은 타격 재능으로 기대를 모았다. 173cm의 키는 미국 프로야구 무대에서는 작은 편이었지만 빠른 배트 스피드와 타석에서의 인내심, 강한 힘까지 가진 '전형적인 파워히터'라는 평가를 받았다. 2루수와 외야수를 소화하면서 수비력과 주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음에도 상위 라운드에서 지명을 받았고 2017시즌을 앞두고는 TOP 100 유망주 명단에도 진입했다.

칼훈은 다저스에서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다. 빅리그 데뷔가 임박했던 2017년 여름,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린 다저스는 텍사스에서 에이스 다르빗슈 유를 영입하며 그를 내줬다. 당시 다저스가 텍사스로 보낸 선수는 칼훈과 우완 A.J. 알렉시, 내야수 브렌든 데이비스. 데이비스와 알렉시는 싱글A에서도 평범한 성적을 쓰고 있었고 다르빗슈와 맞바꾸는 '메인 피스'는 칼훈이었다. 2017년 오클라호마시티 다저스(다저스 AAA)에서 99경기에 출전해 .298/.358/.574 23홈런 67타점을 기록한 칼훈은 그만큼 큰 기대를 받는 유망주였다.

2017년 데뷔해 빅리그에서 13경기를 치른 칼훈은 2018시즌에도 대부분의 시간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냈다. 그리고 2019년 빅리그에서 본격적으로 기회를 받았고 83경기에서 .269/.323/.524 21홈런 48타점을 기록하며 잠재력이 실력으로 이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칼훈은 올시즌까지 이후 3시즌 동안 122경기에서 .223/.288/.339 8홈런 40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2019시즌을 제외하면 매년 리그 평균을 한참 밑도는 타격 생산력을 보였고 원래부터 평가가 좋지 못했던 수비 역시 줄곧 아쉬웠다.

최고 유망주 출신이지만 칼훈은 메이저리그에서 제대로 보여준 것이 없다. 장점보다도 단점이 더 많이 드러났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칼훈은 그다지 불운한 타자도 아니었다. 배럴타구 비율은 매년 리그 평균을 크게 밑돌았고 커리어하이 시즌조차도 리그 평균 이하였다. 평균 타구 속도와 강타 비율은 리그 평균을 근소하게 상회하는 정도. 딱히 파워히터라고 부를만한 모습도 보이지 못했다.

땅볼 비율은 리그 평균보다 낮지만 팝플라이 비율은 지나치게 높은, 그야말로 '과도한 어퍼스윙'을 하는 타자에 불과했다. 시프트를 많이 마주하기는 했지만 시프트가 없다고 해서 좋은 결과를 내는 타자도 아니었다. 냉정히 지금까지 칼훈이 보인 모습은 그저 '실패한 유망주'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칼훈은 6월 초 이미 텍사스에서 DFA(Designated for assignment, 지명할당)됐다. 그리고 그를 클레임하는 팀은 없었다. 모든 팀들이 칼훈을 40인 로스터에 둘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 샌프란시스코 역시 40인 로스터 자리를 차지하지 않는 완전한 마이너리거 신분인 상태가 된 후에야 칼훈을 영입했다. 칼훈은 이제 마이너리거로서 40인 로스터 진입에 도전해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샌프란시스코의 외야 선수 층이 그리 탄탄하지 못하다는 것, 그리고 내셔널리그에도 지명타자가 생겼다는 것이다. 루이스 곤잘레스와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가 부상자 명단에 오른 샌프란시스코는 현재 빅리그 로스터에 전문적인 외야수 자원이 작 피더슨, 오스틴 슬래터, 마이크 야스트렘스키 단 3명 뿐이다. 빅리그에 근접한 외야 유망주는 올시즌 데뷔한 엘리엇 라모스 정도밖에 없다. 칼훈이 트리플A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충분히 빅리그의 부름을 받을 수도 있다. 오라클파크는 외야 수비가 까다로운 구장이지만 지명타자 제도의 도입으로 수비 부담도 덜 수 있다.

사이영상에 근접했던 에이스 다르빗슈의 트레이드 상대가 됐을 정도로 촉망받는 유망주였지만 칼훈은 타자 친화적인 환경의 텍사스에서도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는 대표적인 투수 친화적 환경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입성했다. 과연 다시 유니폼을 갈아입게 된 칼훈이 트레이드를 계기로 각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7세로 오타니 쇼헤이(LAA)와 동갑내기인 칼훈은 아직 젊다.(자료사진=윌리 칼훈)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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