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OSEN

야구에 이정후 있다면, 탁구엔 오준성 있다

손찬익 입력 2022. 08. 05. 19:24

기사 도구 모음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대한탁구협회 제공

'탁구인 2세' 오준성, 국가대표 출신 잇달아 꺾고 대통령기 최연소 우승 기록

[OSEN=손찬익 기자] 5일, 제38회 대통령기 전국탁구대회 남자일반부 개인단식 결승전이 열린 제천체육관에 흥미로운 광경이 연출됐다. 남자탁구 주니어 최강 오준성(대광고·16)과 실업 최고 수비수 강동수(미래에셋증권·28)가 맞붙었다. 벤치에는 대광고 김태준 코치와 미래에셋증권 오상은 코치가 앉았다. 오상은 코치는 바로 오준성의 아빠, 세계를 주름잡던 레전드는 제자를 이끌고 결승에서 자신의 아들을 상대하는 전에 없던 경험을 마주했다. 경기는 시작부터 흥미진진했다.

오준성이 빠르게 리드해나갔다. 두 게임을 연이어 따냈다. 오준성의 날카로운 양 핸드 톱스핀 앞에서 경기 초반 강동수의 수비벽은 예상보다 쉽게 허물어졌다. 하지만 경험 많은 강동수가 그대로 물러나지는 않았다. 전열을 정비하고 나선 3게임부터 균형추는 다시 평행을 이뤘다. 강동수가 끈질긴 커트플레이를 바탕으로 적재적소에서 역습을 감행하며 내리 두 게임을 가져가 원점을 이룬 것. 어린 도전자의 패기와 노련한 수비수의 관록이 팽팽하게 맞섰다.

마지막이 된 5게임, 오준성은 역전 위기에서도 뜻밖으로 편안한 표정을 유지했다. 이번 대회에서 수많은 실업 선배들을 꺾은 자신감이 마지막 순간 다시 빛났다. 나이답지 않은 전후좌우 강약조절은 상대 선수 벤치를 보는 아빠의 현역 시절 경기모습을 연상시켰다. 아빠보다 강해 보이는 포어핸드 공격력은 한 단계 더 나아간 오준성의 무기였다. 결국 오준성이 승리했다. 강동수도 끈질기게 따라붙었으나 최종 스코어 ‘11’은 오준성을 가리켰다. 치열했던 풀-게임 승부는 오준성의 3대 2(11-9, 11-7, 9-11, 8-11, 11-8) 승리로 마무리됐다.  

오준성이 기어코 우승까지 차지했다. 마지막 결승전에서 아빠가 지도하는 미래에셋증권의 수비수 강동수도 넘었다. 전날까지 오준성은 조기정(국군체육부대), 최인혁(보람할렐루야), 황진하(제천시청), 박강현(한국수자원공사) 등 내로라하는 실업 선배들을 연파했다. 4강전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남자실업 최고참 이상수(삼성생명)를 넘었고, 최종전에서 올해 들어 기량에 물이 오르기 시작한 최강의 수비수마저 꺾었다. 고등학교 1학년 어린 선수의 대통령기 최연소 우승 기록이 그렇게 작성됐다.

대한탁구협회 제공

대한탁구협회는 이번 대통령기부터 등록된 모든 팀과 선수들이 예선 없이 자율적으로 참가해 부별로 기량을 겨루는 종별선수권대회와 같은 방식으로 규정을 변경했다. 아울러 개인전에서 상향출전을 할 수 있도록 연령별 제한조건을 완화했다. 오준성이 고등부가 아닌 일반부 개인단식에 도전할 수 있었던 이유다. 주어진 ‘큰 물’에서 오준성이 제대로 놀았다. ‘레전드 오상은’의 아들 오준성은 지난 5월 WTT 유스 컨텐더 시리즈에서 우승만 네 번을 차지하며 국제무대에서의 경쟁력도 입증했다. 아빠보다도 빠른 속도로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하는 중이다. 

오준성은 우승을 확정한 직후 “우승까지 할 줄은 몰랐다. 형들에게 배우겠다는 마음으로 나왔는데 생각보다 경기가 잘 풀렸다”며 웃었다. “8강전에서 (박)강현이 형을 이긴 게 끝이라고 생각했다. 할 만큼 했으니 남은 시합에서는 정말이지 부담 없이 하고 싶은 플레이 다 해보자고 생각했고, 그렇게 했는데 끝나고 보니 우승까지 와있었다”고 말했다. 물론 선배들과의 시합이 쉽지는 않았다. 8강전과 결승전에서는 앞서가다가 역전을 허용할 뻔했다. 문제는 역시 부담이었다. 오준성은 “실업 형들과의 시합은 자주 오지 않는 기회다. 질 때 지더라도 할 수 있는 거 다해보자고 편하게 임했다.”고 말했다. 한 경기, 한 경기 그렇게 이겨나갔다.

부자지간의 승부는 아들의 승리로 끝났다. 오준성은 “실은 경기 전에 아빠한테 벤치 들어오시라고 말했다. 한 번 해보자 했는데 이겨서 통쾌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오상은 코치(미래에셋증권)는 애써 숨겼지만 아들의 승리가 나쁘지는 않은 표정이었다. “경기 전에는 기분이 이상했다. 물론 벤치는 최선을 다해서 봤다. 끝나고 인사하는 준성이가 대견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한국 남자탁구는 이번 대통령기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또 한 명의 대형 기대주를 만났다. 지금까지 세계무대를 주름잡은 레전드들은 모두 학창시절부터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주인공들이다. 오준성도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일단 학생부에서 남은 시합은 다 우승하고 싶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형들에게도 계속 도전할 것이다. 부산에서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는 2024년에는 올림픽도 있다. 이번 대회에는 대표팀 형들이 나오지 않았다. 국가대표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주먹을 쥐어보였다. 목에 걸린 금메달이 밝게 빛났다. /what@osen.co.kr

대한탁구협회 제공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이 시각 인기영상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