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거포' 박병호냐, '만능 타자' 이정후냐
지난 3년간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는 외국인 선수에게 돌아갔다. 2018년 김재환(두산)이 약물 논란 속에서 MVP를 수상한 것이 국내 선수 중 마지막이었다. 그 뒤 조시 린드블럼(두산), 멜 로하스 주니어(KT), 아리엘 미란다(두산)가 차례로 MVP를 차지했다.
올해에는 리그 최고 타자를 노리는 두 선수가 4년 만의 국내 선수 MVP에 도전한다. 더 정확해진 타격에 장타력까지 더한 이정후(24·키움)와 홈런왕 자리를 예약한 박병호(36·KT)가 그 주인공이다.
◇장타력까지 갖춘 만능 타자
타격을 종합적으로 따진다면 올해 리그 최고 타자는 이정후다. 지난 시즌 처음으로 타격왕에 오르며 최고 교타자로 자리매김한 이정후는 올 시즌 장타력까지 갖추며 만능 타자로 떠올랐다. 5일 현재 16홈런(리그 공동 5위)으로 2020년 15홈런을 넘어 개인 최고 기록을 이미 경신했다. 장타율에서 박병호 다음으로 2위에 올라 있으며, 장타력의 척도로 쓰이는 순장타율(장타율-타율) 역시 박병호에 이어 2위다.
원래 장점인 콘택트 능력도 여전하다. 타율 1위를 달리며 최다 안타 부문에서 선두 호세 피렐라(삼성)를 1개 차이로 추격 중이다. 원래 적었던 삼진이 더욱 줄어든 것도 눈에 띈다. 이정후의 타석당 삼진 비율은 작년 6.8%에서 올해 5.2%로 낮아졌다. 삼진 대비 볼넷 비율은 작년 1.68에서 올해 2.13으로 뛰어올랐다. 장타를 노리면 그만큼 스윙이 커져 삼진도 많아지기 마련인데, 이정후는 이를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
이정후는 올 시즌 대타로 나선 두 타석을 제외한 전 경기에서 3번 타자로 출장했다. 팀 타율(0.249)이 10팀 중 9위인 키움 타선에서 75타점(공동 3위)을 올리며 해결사 노릇을 하고 있다. 그는 “타격왕 경쟁은 크게 신경 쓰지 않지만, 타격 성적 중 욕심 나는 것이 하나 있다면 타점”이라며 “2020년에 100타점을 넘겼지만 작년에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고 했다.
◇국내 최초 ‘3시즌 50홈런’ 도전
이정후의 첫 MVP 등극을 방해하는 변수 중 하나가 박병호의 50홈런 달성 여부다. 한 시즌 50홈런은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에서 역대 5번밖에 나오지 않은 기록이다. 심정수가 한 차례(2003년) 달성했고 이승엽(1999·2003년)과 박병호(2014·2015년)가 각각 두 번씩 기록했다. 박병호는 올해 7년 만에 다시 50홈런 고지에 도전 중이다.
박병호는 현재 32홈런으로 2위 김현수(LG·20개)에 12개 앞서 있다. 홈런왕 자리는 맡아둔 것이나 다름없다. 국내 한 시즌 홈런 1·2위 최다 격차 기록은 2010년 이대호와 2014년 박병호가 보유한 12개다. 이 기록을 갈아 치울 가능성도 있다.
KT는 현재 144경기 중 95경기를 치렀다. 박병호가 남은 경기에서 지금과 같은 페이스로 대포를 쏘면 약 49홈런을 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시즌 후반 특유의 몰아치기 능력을 발휘한다면 충분히 50홈런 고지를 밟을 수 있다.
재작년과 작년 다소 부진하며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에 기량이 급락하는 현상)가 왔다는 우려를 샀던 박병호는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KT 유니폼을 입은 뒤 완벽하게 부활했다. 그는 최근 30홈런을 달성한 뒤 “지난 2년간 달성 못 했던 30홈런을 다시 기록해서 기쁘다”고 했다. 임팩트 있는 활약도 여러 번 펼쳤다. 지난 3일 NC전에서 연타석 3점포를 터뜨렸고, 지난달 27일 친정팀 키움을 상대로는 3-4로 뒤진 9회말 2사 1루에 끝내기 투런 아치를 그리며 다 끝난 경기를 뒤집었다.
◇키움 2위 탈환…KT 4위 굳히기
이정후는 5일 잠실에서 LG와 벌인 원정 경기에서 장타를 터뜨렸다. 그는 팀이 3-1로 앞선 2회 2사 1·2루에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3루타를 터뜨려 팀의 8대7 승리에 기여했다. 전날 LG에 2위를 내줬던 키움은 하루 만에 2위 자리를 되찾았다.
박병호는 한화와의 수원 홈 경기에서 전날 몸에 맞는 공으로 담 증세를 느껴 출전하지 않았다. KT는 포수 장성우의 3점 홈런에 힘입어 5대1 승리를 거뒀다. 4위 KT는 이날 두산에 패한 5위 KIA와의 격차를 4게임으로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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