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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가기 힘들 만큼 빨라요" 포수도 잡기 힘든 심준석 광속구, '1순위' 한화는 딜레마 [춘추 이슈분석]

배지헌 기자 입력 2022. 08. 0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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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최대어 심준석, 최근 연습경기에서 최고 160km/h 기록
-157km/h 꾸준히 던지는 파이어볼러는 미국에도 흔치 않아, 축복받은 재능
-덕수고 포수조차 "너무 빨라서 따라가기 힘들다"..문제는 제구 불안
-드래프트 참가 신청 마감까지 남은 시간 열흘, 심준석과 한화 선택에 시선집중
덕수고 심준석-김재형 배터리(사진=스포츠춘추)

[스포츠춘추=신월]


“정말 빨라요.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정말 빠릅니다.”


치는 건 둘째치고 잡기조차 쉽지 않다. ‘고교특급’ 덕수고 심준석은 한국 아마추어 역사상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다. 올해 공식경기 최고구속 157km/h를 여러 차례 기록하며 덕수고 선배 장재영(현 키움)의 고교시절 최고구속(156km/h)를 뛰어넘었다.


157km/h가 어쩌다 한번 온 힘을 쥐어짜서 나온 숫자가 아니다. 등판하는 경기마다 꾸준히 156, 157km/h을 스피드건에 찍어댄다. 스피드가 덜 나왔다 싶어도 150km/h는 기본이다. 외국인 투수가 부럽지 않은 194cm 103kg 거구에서 내리꽂는 공이라 더 위력적이다.


비공식 경기에서는 꿈의 스피드인 160km/h도 기록했다. 심준석은 대통령배 전국대회를 앞두고 신흥고 상대 연습경기에 등판해 스피드건에 160km/h를 찍었다. 이날 평균구속 156km/h에 158, 159km/h도 여러차례 기록하며 지켜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포수도 잡기 힘든 심준석 강속구, 비공식 경기에서 최고 160km/h까지 기록

심준석의 전력투구 동작(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워낙 공이 빨라 고교 타자 수준에서는 배트에 맞히기조차 쉽지 않다. 사실 포수가 잡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심준석과 배터리를 이루는 덕수고 2학년 포수 김재형은 5일 신월야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정말 빠르다”고 혀를 내둘렀다. “준석이 형 공은 따라가기가 힘들 정도로 빠르다.”


포수 미트가 공 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해 놓치는 장면도 나온다. 지난달 15일 부산고와 경기가 대표적이다. 이날 심준석이 던진 높은 속구 하나가 김재형의 미트 끝을 스치고 백네트로 향했다.


기록상으로는 폭투가 됐지만, 지켜본 야구 관계자는 “포수 패스트볼에 가깝다”고 했다. 김재형 포수도 “높게 오는 공은 정말 잡기 어렵다. 빨리 반응해서 잡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살벌한 구위를 자랑하는 슈퍼 에이스 심준석의 ‘크립토나이트’는 컨트롤이다. 심준석은 올해 11경기에 등판해 19.1이닝 동안 안타는 단 12개만 허용했지만, 볼넷 20개와 몸에 맞는 볼 11개를 내줬다.


1이닝당 4사구가 무려 1.6개, 9이닝당 4사구는 14.4개나 된다. 19이닝을 던지면서 볼넷 9개, 사구 2개만 내준 1학년 시절과 비교하면 4사구 허용이 지나치게 많다.


5일 열린 대통령배 2회전 충암고전에서도 제구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3회 1사 2루에서 올라온 심준석은 연속 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3번타자를 3구 삼진으로 잡으며 안정을 찾는가 했지만 4, 5번 타자를 연속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고 강판당했다. 신인드래프트 전 최종 결정을 앞두고 심준석을 보러 온 한화 수뇌부를 깊은 고민에 빠지게 만드는 투구 내용이었다.


157km/h를 꾸준히 던지는 능력은 분명 특별한 재능이다. 심준석처럼 150km/h 중후 반대 구속을 유지하는 고교생은 미국이나 중남미에도 흔치 않다. 노력으로 도달할 수 있는 영역 너머의 타고난 능력이다.


5일 경기를 지켜본 한 야구 관계자는 “어떤 공은 정말 기가 막힌 공이 들어온다. 3번타자를 3구 삼진으로 잡을 때 던진 속구는 완벽한 밸런스에 구속과 제구까지 훌륭했다. 그런 공을 지속적으로 던질 수만 있다면 심준석은 프로 타자들도 공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 했다.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도 “심준석의 제구 문제는 릴리스 포인트가 일정하게 형성되지 않는 데서 온다. 이따금 위에서 아래로 찍어 누르는 공은 정말 좋은 공이 들어간다. 그러나 다른 포인트에서 나오는 공은 제구도 되지 않고 구위도 떨어진다. 최상의 릴리스 포인트를 반복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게 되지 않고 있다”는 의견을 말했다.


흥미로운 건 대통령배 대회를 앞두고 가진 연습경기에선 제구에 별다른 문제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김재형 포수도 “정식경기 전까지는 제구가 잘 됐었다”고 했다.


하지만 보는 눈이 많고 결과를 내야 하는 전국대회가 시작되자 다시 컨트롤 불안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심준석의 컨트롤 약점이 기술보다는 심리적인 문제일 수 있다는 얘기다.


김재형 포수는 “정식 게임에서 준석이 형이 약간의 부담감을 갖는 것 같아서, 차분하게 던지라고 계속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 한 스카우트는 “아무리 고교랭킹 1위 투수라도 이제 19살 고교생”이라며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전했다.


“심준석 이전까지 고교 투수 중에 이 정도로 많은 관심과 부담 속에 던진 투수가 있었나. 등판 때마다 따라다니는 수많은 시선과 사람들의 말이 어린 선수에게는 부담일 수 있다. 시간은 얼마 안 남았고, 그 안에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조바심도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이다.


메이저리그 구단 한 스카우트도 “올해 보여준 것만 놓고 보면 심준석에게 아주 좋은 점수를 주긴 어렵다”면서도 “개인적 생각을 말하라면 심준석은 지금보다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고 본다. 이 선수를 둘러싼 여러 복잡한 상황과 심리적인 부담감만 해소되면 충분히 잠재력을 발휘할 거라고 본다”는 생각을 전했다.


심준석, 지명해도 고민 안 해도 고민…드래프트 전체 1순위 한화는 딜레마

심준석의 불펜 투구(사진=스포츠춘추 DB)

‘두 얼굴의 심준석’은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손에 쥔 한화 이글스에게 딜레마를 선사한다.


포수가 받는 것조차 힘겨워할 정도로 위력적인 공을 던지는 고교생 투수는 분명 놓치면 후회할 재능이 틀림없다. 만약 이런 선수를 걸렀다가 다른 팀이 데려가서 에이스로 키워낸다면 류현진을 거른 롯데, 오승환을 거른 LG처럼 두고두고 후회하게 될지 모른다.


하지만 심준석은 여전히 드래프트 참가 신청을 미룬 채 미국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제구 문제도 좀처럼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다른 구단 관계자는 “심준석이 프로에 온다면 2~3년 정도 육성 기간이 필요할 거라고 본다. 여론이 그 시간을 기다려줄 리가 없다는 게 문제다. 바로 뭔가를 보여주지 못하면 선수와 구단을 향해 비난의 화살이 쏟아질 수 있다. 결정권을 가진 이들에겐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일 것”으로 내다봤다.


KIA가 김도영을 지명하면 자동으로 문동주를 지명하면 됐던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때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고민이 한화 앞에 주어진 셈이다. 현재 심준석의 성적으로는 작년 문동주에게 책정한 수준의 계약금(5억원)을 투자하기 어려운 것도 변수다.


이제 남은 시간은 열흘. 심준석은 16일 전까지 신인드래프트 참가 신청과 미국 도전 가운데 하나를 택해야 한다. 한화 역시 대통령배 대회를 지켜본 뒤 1순위 지명선수를 결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열흘 뒤 심준석, 그리고 한화는 어떤 선택을 할까. 세기의 선택에 온 야구계의 시선이 쏠려 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spoc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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