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 딛고 올림픽 향해 '돌핀킥' 배영선수 박한별의 이야기 [임다연 칼럼]

반재민 2020. 7. 1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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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을 하다보면 많은 동료 선수들을 만나게 된다. 그로 인해 그들이 갖고 있는 수영철학과 운동철학, 나아가 인생에 대한 철학까지 들으며 공감하고 깨달음을 얻어가는 편이다. 배울 선수가 비록 어린 선수일지라도 기꺼이 후배들과 이야기하며 소통을 나눈다.

그중에서도 실력에 비해 비교적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독자들에게 소개 시켜줄만한 선수가 있다. 바로 화성시청의 배영선수인 박한별이다.

박한별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수영에 두각을 나타낸 선수였다. 남항 초등학교 4학년 시절부터 배영50m, 자유형50m에서 각각 33초, 30초로 전국소년체육대회 2관왕을 차지했을 정도로 수영에 큰 재능을 가졌으며, 신선중학교와 부산체고를 거치며 최고의 수영 유망주로 성장해나갔다.

당초 접영이었던 주 종목을 바꿔 배영으로 전환한 이후에는 더욱 기량이 일취월장해 2014년 KBS배 전국수영대회 여자 배영 50m에서 28초 46으로 한국 신기록을 작성했으며, 여세를 몰아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4위에 오르는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4년 동안 부상과 슬럼프로 인해 제대로 된 성적을 내지 못했고, 올림픽 진출의 문턱에서 좌절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9년 전국체전에서 그는 극적으로 금메달을 따내면서 수영선수로서 자신의 건재함을 사람들에게 각인시켰다.

1년이 미뤄진 2020 도쿄올림픽을 위해 다시 담금질을 하고 있는 박한별 선수는 자신의 전성기였던 2014년을 떠올리며 열심히 물살을 가르고 있다. 필자보다 어린 나이이지만 배울 점이 많은 박한별 선수를 만나보았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실업팀 5년차 화성시청 소속 배영선수 박한별입니다.

2020년이 시즌을 시작도 못한 채 반이 지났다. 올 시즌 계획은?
- 지금으로써는 하루하루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 속에 운동을 하며 지내고 있는데 아무래도 지치지 않는다고 하기엔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나간 것 같아요. 언제 어떻게 시작될지 모르는 시즌에 대비하기 위해선 정신력으로 버텨내며 시즌 마무리시합인 체전까지 몸 상태가 나빠지지 않고 아프지만 않기를 바랄뿐이에요.

1년 앞둔 올림픽을 준비해야 하는데, 올림픽에는 배영50m 경기가 없는 것이 맞는지? 그렇다면 어떻게 올림픽에 도전할 생각인지
- 올림픽에서 자유형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은 50m경기가 없는 게 맞아요. 제가 알기로 그 이유는 육상보다 메달 개수가 많아지면 안 되서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도쿄올림픽에 대한 저만의 목표이자 그림을 그려본다고 하면 저의 주 종목인 50m를 훈련할 때보다 연습량을 끌어올려 100m훈련에 포커스를 맞춰 여유 있게 준비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내년 선발전에서 100m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하고 있어요(웃음)

특기가 스타트와 돌핀킥인데 수영 팬들을 위한 팁을 알려준다면?
- 팁이라 할 건 없지만 아무래도 레이스보다는 스타트와 돌핀킥이 제 장점인 것 같아요. 여기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지상에서 몸의 탄성력을 키우는 운동을 많이 해야겠죠. 그렇게 보강한다면 좀 더 힘 있게 스타트, 돌핀킥으로 시작해서 레이스까지 추진력을 이어갈 수 있을거에요.



지난해 전국체전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봤다. 정말 감동적이었는데 그때 당시 상황이 어땠나?

- 제가 스스로 슬럼프가 왔다고 생각한지 어느덧 4-5년 째 됐는데요. 매년 똑같이 노력은 하지만 운이 따라주지 않았고, 그렇게 매년 마지막 시합인 전국체전에서 마저 낙담을 하곤 했었어요. 그런데 딱 작년 100회 체전 전에 하필 생각지도 못한 통증이 찾아와 저도 선생님들께서도 마음고생을 많이 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 기억이 금메달을 따던 그 순간에 다 씻겨내려가면서, ‘아 이렇게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더 나아가라는 뜻이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말로는 설명 못할 찡한 감동이 다가왔죠. ‘포기하지만 마라’ 하시며 절 믿어주셨던 선생님에 대한 감사함이 무척 컸어요.

가장 기억에 남았던 대회는 역시 전국체전인지
- 아무래도 저의 첫 국제시합이었던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치룬 경기 중 가장 성적이 좋았었고, 제 개인적으로 4번째 한국신기록을 수립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0.02초 차이로 4등을 해서 무척 아쉽기도 했었어요.



실업팀 선수생활을 하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 힘들었던 점을 떠올리고 싶지 않아서 좋았던 점을 말하고 싶어요(웃음) 훨씬 오래된 선배들도 많지만 제가 벌써 어느덧 실업팀 5년차에 접어들었는데 화성시청 소속으로 지내면서 자유롭게 제 생각을 이야기하고 그날그날 몸 상태에 대해 선생님과 대화하고 맞춰가며 보완할 수 있다는 부분이 가장 좋은 점 같아요. 물론 선생님이 선수시절 경험이 많고 경기력이 좋았던 분이라 저희들의 마음을 잘 알아주시는 것 같기도 해요

실업팀 선수로서 이런 점은 더 보완되면 좋겠다 하는 것은?
- 전국에 있는 실업팀들이 많기는 하지만 매년 그만두는 선수들이 적지 않게 나와요. 기록 0.1초 차이에도 엇갈리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하고 일 년에 몇 번 없는 시합에서 성적을 내야하는 상황인지라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운동을 즐기지 못하고 적지 않은 스트레스 속에 지내야 하는 게 일반 학생 때와는 또 다른 실업팀 선수들의 고충이죠. 이런 저희 실업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한마디?
- 수영이 너무 좋아서 시작하게 되었고 지금도 수영이 좋아서 하고 있어요 올 한해도 좋은 환경에서 훈련하며 부상 없이 준비 잘해서 슬럼프라면 슬럼프였던 지난 몇 년을 딛고 다시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 보여주고 싶어요 



글, 사진=임다연 (경남체육회 수영선수 겸 DP클럽 코치, dpswim@naver.com)
편집=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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