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안풀렸는데도 1언더파 공동9위..세계 1위 자존심 지킨 고진영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2020. 10. 15.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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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고진영이 15일 경기도 이천 블랙스톤 골프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 1라운드 2번홀 두 번째 샷을 하기 전에 캐디와 상의하고 있다.KLPGA 제공


고진영의 얼굴엔 경기 내내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다. 드라이버부터 퍼터까지 의도한 대로 이뤄진 샷보다는 그렇지 않은 샷들이 더 많았다. 경기를 때려치고 당장 레인지로 달려가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지도 모를 정도로 실수도 많았고, 샷이 들쭉날쭉했다.

그래도 고진영은 세계랭킹 1위의 위엄은 잃지 않았다.

고진영은 15일 경기도 이천 블랙스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 공동 9위로 출발했다. 버디를 5개 잡았지만 보기도 4개를 하면서 타수를 많이 줄이지 못했다.

해저드에 두 번이나 빠지고 페어웨이 안착률은 64%, 그린적중률은 55.5%에 그칠 정도로 샷이 좋지 않았다.

버디와 보기를 번갈아가며 하는 게 후반 11번홀까지 이어졌다. 파5 1번홀에서 러프를 오간 끝에 파로 출발한 고진영은 파4 2번홀에서 3.9m 파퍼트를 놓쳐 첫 보기를 기록했다. 파3 3번홀에서 티샷을 2.4m에 붙여 버디를 낚아 바운스백에 성공한 고진영은 파4 4번홀에서 티샷이 해저드에 빠졌지만 6.2m 거리의 퍼트를 집어넣어 힘겹게 파세이브에 성공했다. 파5 5번홀에서 2.8m짜리 버디를 잡아 상승세를 타는 듯했지만 파4 6번홀에서 다시 티샷 미스로 한 타를 잃었다. 8번홀에서 3.7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언더파에 진입한 고진영은 9번홀에선 73㎝ 파퍼트를 놓쳐 보기를 했고, 10번홀에서도 50㎝ 파퍼트를 빠뜨려 흔들리는 듯했다. 11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1.5m에 붙여 다시 바운스백에 성공한 고진영은 파5 15번홀에서 14.3m 거리의 프린지에서 친 볼이 그대로 홀에 빨려들어가 기어코 언더파로 진입했다. 볼이 홀에 떨어지는 순간 고진영은 주먹을 불끈 쥐며 잠시 얼굴에 미소를 지었지만 금방 사라졌다. 고진영은 파3 16번홀서 6m 거리의 버디 퍼트가 살짝 빗나가자 경기가 안풀린다는 듯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18번홀에서 1.3m의 짧은 버디 퍼트를 놓친 게 이날의 컨디션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화가 날 만도 할 장면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고진영은 감정적으로 무너지지 않고 버텨냈다. 그렇게 경기가 안풀렸는데도 1언더파. 최고의 라운드는 아니었지만 고진영의 클래스를 확인시켜주기엔 충분한 라운드였다.

김효주와 장하나, 박주영은 6언더파 66타를 쳐 나란히 공동선두로 나섰다. 김효주는 “전반에는 연습 때보다 그린이 빨라서 놀랐고, 후반에는 러프가 생각보다 많이 질겨서 놀랐다”면서 “페어웨이를 지키면 편안하지만 벗어나면 굉장히 어렵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시즌 3승을 노리는 박현경과 2승에 도전하는 유해란이 3타 뒤진 공동 4위에 자리했고, 최해진이 2언더파 70타로 그 뒤를 이었다. 타이틀 방어에 나선 임희정과 오텍캐리어 챔피언십 우승자인 안나린은 나란히 이븐파 공동 15위로 출발했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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