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농구 '1호 필리핀 선수' 벨란겔, 가스공사 돌파구 될까

이두리 기자 2022. 6. 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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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란겔(왼쪽)이 2020년 FIBA 아시안컵 한국과의 예선 1차전에서 이승현의 수비를 피해 슛을 던지고 있다. 국제농구연맹 제공


프로농구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필리핀 국적의 가드 벨란겔(23)을 영입했다. 다음 시즌부터 필리핀 선수로까지 확대되는 KBL 아시아쿼터 제도가 적용된 첫 사례다.

KBL은 지난 4월 임시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일본에 한정됐던 아시아쿼터제를 필리핀 선수로까지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확대된 아시아쿼터제는 2022~2023시즌부터 적용된다.

확대된 아시아쿼터제를 통해 필리핀 선수를 영입한 구단은 한국가스공사가 처음이다.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7일 스포츠경향과의 통화에서 “지난 시즌 중간부터 일본, 필리핀 등 아시아 선수들을 찾아보고 있었고, 최종적으로 벨랑겔 선수와 계약에 합의했다. KBL 외국인 표준 계약서 작성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 마닐라 아테네오 대학에 재학중인 벨란겔은 첫 프로 생활을 한국가스공사에서 시작할 예정이다.

벨란겔은 2020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한국과의 예선 1차전에서 78-78로 맞선 4쿼터 막바지에 이승현의 수비를 뚫고 버저비터 3점슛을 성공시켜 필리핀의 승리를 이끌어낸 승부사다. 175㎝의 작은 키이지만 장신의 센터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는 돌파력을 지녔다.

2020년 5월 도입돼 2020~2021시즌부터 시행된 아시아쿼터 제도는 프로농구 각 구단이 외국 선수 2명 외에 추가로 일본의 프로농구에서 뛰는 일본 국적 선수 1명을 영입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일본 B리그에서도 같은 규정으로 한국 선수를 영입할 수 있게 한 규정을 마련하면서 농구의 한일교류를 꾀했다.

그러나 이 제도가 도입된 이후 2021~2022시즌까지 아시아쿼터로 한국 프로농구팀에 영입된 선수는 원주 DB의 나카무라 타이치(25)뿐이었다. 일본 B리그에 진출한 한국 선수도 2020년 신슈 브레이브 워리어즈에 입단한 양재민(23)이후 없었다. 타이치는 2021~2022시즌 25경기에 출전해 평균 10분 36초를 뛰는 데에 그쳤다. 아시아쿼터제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제기돼 온 이유다.

현재 FIBA 세계 랭킹에서 한국은 30위, 필리핀은 34위, 일본은 38위다. 필리핀은 역대 FIBA 아시안컵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한 아시아의 농구 강호이기도 하다. 필리핀 선수 영입이 가능해지면 아시아쿼터제가 전보다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사실상 이번 FA 시장의 최대 패배자다. 김낙현이 군 입대로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두경민과 홍경기 같은 주축 가드 자원들을 모두 놓쳤다.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정영삼 또한 은퇴했다. 2021~2022시즌 정규리그 꼴찌였던 서울 삼성이 이정현을, 9위 전주 KCC가 이승현·허웅을 영입하며 반등을 꾀하고 있다. 위태로워진 한국가스공사에 새롭게 수혈되는 젊은 피 벨란겔이 ‘살아날 구멍’이 돼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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