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전이 평가전? 카타르 가고 싶다면 월드컵 모드로

김태석 기자 2022. 1. 1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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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본선을 향한 국내파 선수들의 라스트 스퍼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오늘(15일) 저녁 8시(한국 시각) 터키 안탈리아 마르단 종합경기장에서 예정된 A매치 친선 경기에서 아이슬란드를 상대한다. 국내파 선수들을 소집해 터키 전지훈련에 돌입한 벤투호는 이번 터키 전지훈련에서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 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그룹 2연전에 돌입하게 된다.

곧 킥오프할 아이슬란드전과 이어질 몰도바를 상대할 평가전은, 현재 터키 전지훈련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선수들에게는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시험 무대라는 의미를 지닌다.

카타르 월드컵 개막까지 아직 11개월 정도 넉넉히 남아있어 시간적 여지가 있어 경쟁의 기회도 그만큼 남아있긴 하다. 그래도 베스트가 어느 정도 정해진 가운데 치르는 포지션 다툼이다. 다가오는 최종예선 2연전뿐만 아니라 카타르 월드컵 최종 엔트리까지 경쟁을 내다본다면, 이 기회 절대 허투루할 수 없다. 해외파 중심의 베스트 라인업이 어느 정도 정해져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월드컵 본선 엔트리에 한발 떨어져 있는 국내파 선수들에게는 혼신을 다해 벤투 감독에게 어필해야 더 큰 무대로 나아갈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과거에도 월드컵이 열리는 해가 오면, 이번처럼 해외 전지훈련을 통해 국내파 옥석을 검증했었다. 그리고 선수들이 이 기회를 살렸는지 여부가 훗날 최종 엔트리 선정에 영향을 끼쳤는지 당시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다.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에 나선 허정무호는 2010년 벽두에 남아공과 스페인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현지를 시찰하고 시차에도 적응하기 위함도 있지만, 지금처럼 국내파 선수들의 기량 점검에 가장 큰 주안점을 뒀다. 당시 30명 가량의 선수들이 허정무 당시 대표팀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전지훈련을 나선 선수 중 총 13명이 최종 엔트리에 승선했다.

당시 최종 엔트리 기준으로 유럽 및 해외파 비중이 지금처럼 그리 크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야지만, 총 23명까지 가능한 최종 엔트리에서 전지훈련 멤버 중 13명이나 부름을 받았다는 건 꽤 의미를 둘 만한 일이었다. 특히 당시 세 차례 평가전에서 골을 터뜨린 김정우·오범석·이정수·김재성 등은 단박에 허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또, 잠비아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리며 두각을 드러낸 구자철 역시 막판까지 최종 엔트리 경쟁을 했었던 걸 떠올리면, 당시 국내파 선수들이 허정무호의 전지훈련에 온 힘을 쏟아 최적의 결과물을 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국내파들이 전지훈련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대회를 준비한 홍명보호는 총 23명의 전지훈련 멤버를 꾸려 미국과 브라질을 다녀왔다. 역시 대회에 임박해 1차 베이스캠프(미국) 및 2차 베이스캠프(브라질)를 시찰하고 시차에 적응하기 위함이기도 했지만, 국내파에게 주어진 마지막 시험 기회였다.

당시 '의리' 논란 때문에 혼탁해진 감이 없잖아 있지만, 사실 국내파들이 홍 감독의 마음에 드는 활약을 못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이를테면 홍 감독 부임 직후 치러진 2013 EAFF 동아시안컵에서 보인 부진한 경기력이었다. 미국에서 벌어진 코스타리카·멕시코·미국을 상대한 세 차례 평가전은, 그래서 국내파들에게 상당히 중요했다. 홍명보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팀에 보탬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해야 할 시험이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당시 전지훈련 멤버 23명 중 10명만 엔트리에 살아남았다. 이중 사실상 체제가 굳어져있던 골키퍼진을 제외한 필드 선수들은 고작 7명, 당시 K리그에서 맹활약하던 염기훈·이명주·이승기 등은 홍 감독의 눈도장을 받지 못했다. 결과론적 해석일 수 있으나, 당시 전지훈련은 홍 감독이 2012 런던 올림픽 멤버에게 더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확신을 갖게 한 계기가 되고 말았다.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에 나선 신태용호 역시 2018년 1월 터키 전지훈련에 돌입했다. 총 24명의 멤버가 신태용 당시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온 몸을 던졌다. 당시 전훈 멤버 중 10명이 최종 엔트리 부름을 받았다. 몰도바·자메이카·라트비아를 상대한 A매치 3연전에서 도합 네 골을 터뜨린 김신욱은 이 전지훈련을 통해 최종 엔트리 승선을 완전히 예약했으며, 김영권·장현수 등 수비라인 역시 이 전훈을 통해 입지를 더욱 굳혔다. 반면 당시 K리그에서 날고 긴다는 평가를 받았던 김승대·손준호 등은 고배를 마셨다. 그들은 확실하게 어필하진 못했다.

동계 전지훈련에서 뭔가 보여주는 선수에게는 분명 기회가 열린다. 부상이 없는 한 최종 엔트리 승선 가능성을 크게 키울 수 있고, 김신욱처럼 압도적인 면모를 보인 선수가 나타날 경우 예약했다는 평가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밀리게 되면 다시 기회를 잡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런 원칙은 벤투호의 이번 터키 전지훈련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것이다. 아이슬란드전, 단순히 평가전이다. 하지만 지금 훈련에 임하는 선수들은 월드컵과 다를 바 없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그래야 카타르 땅을 밟을 확률이 커진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베스트 일레븐 DB·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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