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은의 섹시 세리머니, 김인경의 우승퍼트 실패.. ANA 인스피레이션의 명장면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2016. 3. 2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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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이 2004년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캐디와 함께 연못에 뛰어들며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게티이미지 이매진스
박지은이 2004년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캐디와 함께 연못에 뛰어들어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이매진스

오는 4월1일(한국시간)부터 나흘간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 ANA인스피레이션(총상금 260만달러)은 우승자가 18번홀 그린 옆 연못으로 뛰어드는 우승 세리머니로 유명한 대회다.

1972년 다이너쇼어에 의해 창설돼 1983년부터 메이저대회로 승격한 이 대회는 나비스코 다이너쇼어, 나비스코 챔피언십,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으로 명칭을 바꿔오다 지난해부터 전일본항공이 후원하면서 현재의 ANA인스피레이션이 됐다.

매년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의 미션힐스 골프장 다이나 쇼어 코스(파72·6769야드)에서 열리며, 시즌 첫 메이저대회로 치러지기에 LPGA 투어의 마스터스와 같은 전통과 권위를 가진다.

한국팬들에게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이 남긴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역시 2004년 박지은(은퇴)이 우승한 뒤 18번홀 그린 옆 ‘숙녀의 연못’에 뛰어들었던 세리머니다. 박세리(39·하나금융그룹)가 메이저대회 중 유일하게 정복하지 못한 콧대높은 대회에서 박지은이 멋지게 해냈기에 한국팬들의 감동은 더욱 컸다.

이후로는 한국선수의 우승이 뜸하다가 2012년 유선영, 2013년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연거푸 우승하며 인연을 이어갔다. 2012년엔 김인경이 마지막날 18번홀(파5)에서 30㎝ 짜리 우승퍼트를 넣지 못하는 바람에 연장전으로 끌려가 유선영에게 역전패 당하는 아픔을 남긴 대회이기도 하다.

미국 골프채널은 ANA 인스피레이션을 앞두고 역대 5개의 명장면을 소개했는데, 김인경의 짧은 퍼트 실수가 3위에 꼽혔다. 골프채널은 가장 결정적인 장면으로 2006년 대회 최종라운드 18번홀에서 카리 웹(호주)이 기록한 샷이글을 꼽았다. 웹은 이 샷으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극적으로 공동선두를 이루며 연장전을 벌여 승리했다.

2위는 2009년 브리타니 린시컴(미국)이 마지막날 18번홀에서 210야드를 남기고 온그린에 성공한 세컨드샷이 꼽혔다. 대표적인 장타자 린시컴은 이 샷을 홀 1.5m 가까이에 붙여 이글을 잡고 크리스티 커(미국) 등 2명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린시컴은 지난해 대회 마지막날 18번홀에서도 그때를 연상케 하는 데자뷰샷으로 이글을 잡고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를 울렸다.

김인경의 뼈아픈 실수에 이어 골프채널은 나머지 두 개의 명장면을 ‘연못 세리머니’의 원조 에이미 앨콧(미국)에게 돌렸다. 1988년 앨콧(미국)이 이 대회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후 ‘숙녀의 연못’으로 처음 뛰어들었던 장면과 1991년 3번째 우승을 이루고 당시 대회 호스트인 다이나 쇼어와 함께 호수로 뛰어드는 순간이다.

앨콧의 독특한 세리머니가 이 대회의 전통으로 자리잡은 것은 1994년 도나 앤드루스(미국)가 우승 뒤 연못으로 뛰어든 이후부터다. 18번홀 그린 옆의 탁한 워터 해저드에 불과했던 연못은 2006년 이 대회 주최측에 의해 ‘숙녀의 연못’이란 근사한 이름을 얻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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