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한 보이스의 매력, '그라가스'의 이장원 성우를 만나다

2013. 5. 1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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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 '그라가스'와 '우디르' 목소리의 이장원 성우 인터뷰

묵직한 보이스가 매력인 이장원 성우.큰 풍채에 어울리는 굵은 목소리와 함께 뛰어난 연기로 많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이장원 성우는 괴물, 악역에 있어서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성우다.

그가 출연한 배역을 잠시 살펴보자면 영화에서는 김리(반지의 제왕)과 해그리드(해리포터) 등을 맡았으며, 게임에서는 아즈모단(디아블로3), 광전사(스타크래프트2) 이사카와 고에몽(전국무쌍)을 맡았다.

그리고 리그 오브 레전드 이하(LOL) 안에서는 "마시고 죽어 보자고!"의 그라가스와, "네놈 따위는 우리의 분노를 막을 수 없다!"의 우디르의 목소리로 친숙하다.(대부분 유저들이 우디르의 목소리를 안장혁 성우로 알고 있는데, 이는 목소리 효과 때문에 그렇다)

때로는 이런 묵직한 역할들만 섭외가 들어오기에 다른 연기도 해보고 싶지 않냐는 질문에 "그런건 목소리 좋은 애들이나 하라 그래!"라고 호탕하게 받아 치는 모습에 그의 목소리와 같은 호쾌함이 느껴졌다.

스스로를 대한민국 최고의 '썩은 목소리'라고 소개할 만큼 자신의 목소리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성우 이장원을 만나봤다.

◆ 대학로 연극배우에서 성우가 되기까지

이장원 성우는 처음부터 성우를 목표로 준비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오히려 대학 때에는 연극영화과로 진학하면서 연극배우로의 삶을 꿈꿨다고 한다.

실제로 그는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연극배우로 활동하기 위해 극단에 들어가서 오직 배우가 되기 위해 극단에서의 힘든 생활을 견뎠다고 말했다.

"학교 다닐 때만 해도 방학기간에 작품을 14개를 할 정도로 연기에 대한 열정이 있었지, 그리고 극단에 들어갔는데 대학로에서 공연을 안했다며 인정해주지 않은 거야. 많이 힘들었지"

그럼에도 그는 연극배우를 꿈꾸며 계속해서 배우로 남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KBS 성우들과 연극을 하게 됐고, 성우들로부터 추천을 받아 성우 시험에 도전하게 됐다. 하지만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낙방하게 됐고, 그 뒤로 다시 쭉 연극을 하게 됐다. 그러던 중 어느날 임순례 감독의 '세친구'의 영화 홍보를 위해 KBS를 방문했다가 로비에서 성우 원서를 나눠주고 걸 우연히 본 뒤 혹시나 싶어 다시 시험을 봤고, 이번에는 드디어 성우로 합격하게 됐다.

그때를 떠올리며 그는 이렇게 말했다. "지인이랑 부모님 모두 성우 시험에 합격했다고 하니 달가워하지는 않으셨는데 KBS라는 얘기를 하니 납득을 하셨다"고.

◆ "거친 목소리 내기 익숙하지만 그만큼 힘들어"

이장원 성우가 연기했던 LOL 챔피언 '그라가스'누군가 직업이 뭐냐고 물을 때마다 성우라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는다고 하는 그는 정작 연기에 들어서면 거친 목소리가 매력적이다.

목소리와 연기 때문인지 맡은 역할만 해도 술취한 난동꾼인 '그라가스'를 비롯해 고대 야수의 정령들을 받아들여 자연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자들을 벌하는 '우디르' 등 하나 같이 거친 캐릭터 뿐이다. & #160; & #160;

하지만 그는 오히려 "부담스럽지 않고 난 마음에 든다"며, "난 매끄러운 목소리를 할 수 없으니까, 주인공이나 소년 같은 역할은 목소리 좋은 애들 보고 하라 그래"라고 말했다. & #160;

또한 오히려 다른 성우들이 이런 목소리를 탐낼 거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목소리에 대한 자부심을 보였다. 그렇지만 이런 연기가 익숙하다고 해서 쉽지는 않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아무래도 이런 거친걸 주로 하다 보니 배역 의뢰도 하나같이 평범하지 않은 역할들이 들어와 힘들다면서 나름의 고충이 없지는 않다고 토로했다.

LOL에서 맡은 '그라가스'와 '우디르' 역시 평소 익숙한 톤으로 연기를 해서 익숙하긴 했지만 그 만큼 목을 강하게 사용해야 되는 역할이기에 장단점이 있다며, "남의 돈 먹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고" 웃어 보였다.

◆ 연기의 비결은 다름아닌 프로듀서의 도움

스튜디오 무사이의 전경.이장원 성우가 LOL에서 연기한 캐릭터 중 '그라가스'는 호쾌한 대사와 함께 술꾼의 이미지가 강한 챔피언이다. 그렇다 보니 대사 중에는 트림 소리를 비롯해 '어이! 술 가져와!' 같은 재미난 대사도 많다. 이런 연기를 할 때 어떤 비결이 있는지 물어 보고 싶었다.

"LOL과 같이 게임 캐릭터를 녹음 할 경우 순발력이 좋아야 하지. 조금만 톤이 달라져도 느낌 자체가 달라지거든. 프로듀서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LOL은 스튜디오 무사이의 실장님이 게임 더빙에 대한 노하우가 상당하시더라고. 그래서 한층 더 수월했지." & #160;

또한 자신 역시 평소에는 게임을 많이 했기 때문에 대사의 상황과 톤의 이미지를 쉽게 그릴 수 있었다고 하면서, 게임을 하면 얻는 것이 많다고 한다.

실제로 그는 1세대 온라인게임인 스타크래프트와 리니지를 즐겼고, 리니지를 즐기던 시절에는 성을 소유한 혈맹의 군주도 했었다. 또, 이후에는 AOS 장르인 카오스도 플레이 했고, LOL의 녹음이 끝난 뒤에는 지금도 소환사의 협곡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LOL에서 자기 목소리가 나올 때는 여전히 민망하고 어색해서 자신이 더빙한 캐릭터 이외의 다른 캐릭터를 한다고 밝혔다.

◆ "좋은 성우는 상상력이 좋아야 해"

'그라가스'의 대사 중에 있는 트림 소리조차 직접 연기했을 만큼 이장원 성우는 연기에 많은 것을 담아냈다. 스스로 자신의 목소리가 특출 난 톤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기에 무엇보다도 '연기'에 몰두했다는 그는 좋은 성우의 조건에 목소리 보다 연기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요즘은 목소리도 다양화 되고 여러 색깔이 있어서 조금만 잘해도 금방 주목 받지만 그 이후에는 연기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더 성장할 수 없다며, 연기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다.

그는 "좋은 성우들은 자신이 연기해야 될 부분을 머리속에 세부적으로 그리는 상상력이 있다"며, "장면을 세부적으로 그릴 수 있는 성우는 연기의 표현 역시 더욱 세밀해진다"고 했다.

앞서 말했던 게임 플레이 경험 역시 이런 노하우의 연장선이라고 말하며, 대부분의 성우들이 많이 게임에는 관심이 없지만 만약 게임쪽의 일도 능숙하게 하려면 직접 게임을 플레이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거라고 조언했다.

실제 맡았던 역할들과 묘하게 이미지가 겹치게 보이는 이장원 성우는 인터뷰 내내 그의 연기톤 만큼이나 시원시원한 말과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어느덧 시간이 많이 흐르고 마지막으로 이장원 성우에게 '그라가스' 연기톤으로 포모스 회원분들에게 한 말씀 해줄 수 있냐는 부탁에는 "지금 장소가 커피숍이라, 연기하면 다른 분들이 놀랜다"며, 대신 다음에 녹음실에서 보게 되면 꼭 해주겠다"는 약속과 함께 인터뷰를 마쳤다.

최종봉 기자 konako12@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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