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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예의 MLB현장] 잠 설쳤던 류현진, 정말 행복했던 이유

조미예 입력 2019.12.28. 12:20 수정 2019.12.28.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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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환영받는 느낌이라 기분 좋고, 고맙다”

이제는 토론토 블루제이스 몬스터!

류현진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 달러 계약을 맺고 28일(한국 시각) 공식 입단식을 마쳤습니다. 구단 역사상 세 번째라 큰 금액으로 FA 계약을 맺었고, 그의 연봉도 구단 내 최고입니다. 블루제이스는 류현진을 가장 절실하게 원했던 팀. 그리고 선수가 원하는 조건도 맞춰 계약을 성사시켰습니다. 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류현진과 그의 아내 배지현 씨가 감동을 받은 건 또 다른 이유가 있었습니다.

클럽하우스에 들어가니 선물 꾸러미가 한가득이었습니다. 꽃다발부터 아내를 위한 선물, 그리고 5월에 만나게 될 2세를 위한 선물까지. 구단의 세심함이 돋보였습니다. 감독의 아내까지 경기장을 방문해 류현진 부부에게 환영의 꽃다발을 선물했습니다. 흔하지 않은 행보였습니다.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었던 감독이 경기장을 찾아 류현진을 위해 악기 연주를 하고, 감독의 아내는 꽃다발까지 선물했으니 말이죠. 게다가 추운 토론토 날씨를 생각해 유명 브랜드의 패딩까지 선물했습니다. 

류현진은 아기 옷을 취재진에게 보여주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정말 기뻐하는 표정입니다.

아내 배지현 씨도 “정말 생각하지 못한 선물들이다. 구단의 세심함에 감동했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어떤 느낌일까, 어떤 분위기의 구단일까.’ 생각이 많았던 류현진이지만, 최고 대우와 함께 선수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구단의 모습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구단의 에스코트로 로저스 센터에 도착한 류현진은 클럽하우스와 필드를 둘러본 뒤, 공식 기자 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마크 샤피로 구단주, 로스 앳킨스 단장, 스캇 보라스, 그리고 통역을 맡은 보라스 코퍼레이션 소속 태드 여도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샤피로 구단주는 “블루 제이스, 토론토, 그리고 모든 캐나다 야구팬들이 류현진을 환영한다. 토론토에서 류현진 선수뿐만 아니라 가족과 같이 미래를 꿈꾸고 싶다”라며 류현진을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챔피언십을 위해 리빌딩하는 팀으로서 이보다 더 좋은 계약은 없는 것 같다”라며 환대했습니다.

앳킨스 단장도 류현진을 맞이한 소감을 전했습니다.

“스토브리그 시작부터 류현진과 계약을 원했고, 류현진을 영입하는 동안 그에 대해 배웠고, 그의 매력에 끌렸던 것 같다. 류현진 만큼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 마음대로 제구가 가능한 투수는 얼마 되지 않는다. 다시 한번 환영하고, 작년과 재작년 보여준 모습을 내년 시즌에도 반복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구단주와 단장의 말에 류현진은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책임감 기대만큼 해야 한다는 중압감도 있겠지만, 대우받는 이 순간만큼은 고마움과 기쁨이 먼저였습니다.

그런데 토론토 현지 기자가 이런 질문을 합니다. “클럽하우스 분위기 메이커로 소문이 났는데?” 류현진이 아닌 앳킨스 단장에게 한 질문이었습니다. 앳킨스 단장은 “항상 밝은 분위기를 뿜어내고 다닌다는 소식을 들었다. 스카우팅 리포트는 역시 틀리지 않았다”라며 밝은 류현진을 칭찬했습니다.

그리고 또 이어진 질문. 이번에는 류현진에게 마이크가 돌아갔습니다.

“노래하는 걸 좋아한다고 들었다”라는 질문이었습니다. 류현진은 실제로 노래하는 걸 굉장히 좋아합니다. 노래방에 가면 마이크를 놓을 줄 모릅니다. 이토록 노래를 좋아하는 류현진은 “어디서든 노래는 가능하다. 나중에 선수들 앞에서 자리를 마련해준다면 할 수 있다”라고 답했습니다.

공식 인터뷰 테이블에는 앉지 않았지만 토론토 몬토요 감독 역시 경기장을 방문해 류현진을 반갑게 맞이했습니다.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단상으로 올라와 류현진에게 악수를 청하며 환영의 인사를 전했는데, 얼굴 표정이 아주 밝습니다.

류현진은 많은 취재진들 앞에서 “이제는 토론토가 나의 홈이고, 내 팀이기 때문에 우리 팀(토론토)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게 목표이다”라며 각오를 다졌습니다.

그리고 본인의 가장 큰 장점인 제구를 내세운 피칭을 하겠다고 전했습니다.

“투구할 때 구속보단 제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제구를 우선순위로 연습해왔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 아무리 빠른 공을 던져도 가운데로 몰리다 보면 홈런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구속은 그렇게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

류현진의 토론토 블루제이스 입단식은 정말 화기애애했습니다. 모두가 그를 반겼습니다.

류현진은 팀의 에이스로서, 베테랑 선수로서 역할을 다할 것을 알렸습니다. 무엇보다 젊은 선수들과 소통이 중요함을 알렸습니다.

“블루제이스 주전 선수들이 대부분 어린선수들이라 성장할 공간은 풍부하다고 생각한다. 성장할 어린 선수들이 많은건 팀에 좋다고 생각한다. 이들과 뛰는게 (베테랑으로서) 행복할 것 같다.”

그리고 이어진 “어린 선수들에게 베테랑으로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일단 팀워크라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들에게 부담스럽게 다가가지 않고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이끌어 나가겠다.”

공식 인터뷰를 마친 류현진은 미디어 앞에 듬직하게 포즈를 취했습니다.

그리고 아내를 불러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했습니다.

입단식을 마친 류현진과 배지현 아나운서는 “정말 따뜻함을 느꼈다. 이렇게 반겨줘서 행복하다”라는 말을 전했습니다.

토론토 구단과 수많은 취재진, 그리고 팬들의 환영에 기쁨을 마음껏 표출했던 류현진. 그런데 그가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아니 왜 몰라주지? 나름 준비했는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 달러 계약을 맺고 공식 입단식을 마친 류현진이 아쉬운 표정으로 말을 합니다. 신경 써서 준비했는데, 공식 기자회견에서 그 누구도 알아봐 주지 않았고, 질문이 없었다는 이유였습니다.

뭐가 아쉬웠을까. 류현진이 신경 써서 준비한 건 뭘까.

그가 준비한 건 바로 헤어스타일이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헤어 컬러입니다. 블루제이스의 색에 맞춰 머리는 푸른색으로 염색을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자, “헤어 컬러 블루로 바꾼 것 좀 알아달라”며 웃으며 말했습니다. 블루제이스의 일원이 된 것을 아주 기뻐했던 류현진이었습니다.

덧붙임) 잠 설쳤던 류현진이 정말 행복했던 이유.

현지 시간으로 오후 4시 30분에 진행된 입단식. 류현진은 입단식을 마치고 저녁 7시쯤에 식사를 하기 위해 근처 식당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핸드폰에서 시선을 떼지 못합니다. LA 다저스에서 7년을 함께 보냈던 클레이튼 커쇼였습니다. 문자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주거니 받거니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그의 얼굴에서 미소가 이어졌습니다.

도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미소가 떠나지 않냐고 물어보자, 류현진은 “비밀이다”라며 말하지 않았지만, 옆에 있던 아내 배지현 씨는 “어제는 다저스 모든 동료들과 문자를 하느라 잠을 설쳤다”라고 귀띔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야말로 문자 폭탄이었습니다. 정말 친했던 저스틴 터너와는 영상 통화를 했고, 다른 동료들은 작별의 아쉬움과 류현진의 행운을 바라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류현진은 하나 하나 답장을 직접했습니다. 

지난 7년 동안 몸담았던 다저스에서의 생활이 헛되지 않음을 느꼈던 류현진은 행복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칼럼은 이상현, 조미예가 공동 취재한 내용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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