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수생 커트 실링 이번엔 통할까

성일만 2019. 11. 2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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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오를 자격을 갖춘 32명의 선수 명단이 발표됐다.

커트 실링(사진)은 그 가운데 한 명이다.

6차전서 피에 물든 양말을 신은 채 투구를 이어간 실링의 붉은 투혼은 여전히 팬들의 기억을 지배한다.

한 가지 다행한 점은 실링의 득표율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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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nDB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오를 자격을 갖춘 32명의 선수 명단이 발표됐다. 커트 실링(사진)은 그 가운데 한 명이다. 커트 실링은 ‘명예의 전당’ 입구에서 8번 넘어졌다. 실력만 놓고 보면 당연히 전당의 한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

그러나 내년 1월 22일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실링의 마음은 초조하다. 이번에도 기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그에게는 내년 한 번 밖에 기회가 남지 않는다. ‘명예의 전당’은 10수까지 밖에 기회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실링은 통산 216승(146패)을 기록했다. 탈삼진 수는 무려 3116번. 그를 더욱 빛나게 한 무대는 가을 야구였다. 실링은 포스트시즌 경기서 11승 2패를 남겼다. 10차례 이상 가을 야구 무대를 밟은 투수가운데 최고 승률(0.846)이다.

실링의 야구인생 최고의 순간은 2004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6차전이었다. 당시 실링은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이었다. 레드삭스는 1919년 이후 단 한 번도 월드시리즈 우승을 못했다. 1920년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로 이적시킨 이후부터 생겨난 징크스였다. 유명한 ‘밤비노의 저주’다. 밤비노는 루스의 애칭.

ALCS 상대는 하필 뉴욕 양키스. 보스턴은 1,2,3차전을 내리 패했다. 7전 4선승제의 포스트시즌 경기서 3연패 후 4연승한 팀은 아직 없었다. 보스턴은 기적 같은 4연승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6차전서 피에 물든 양말을 신은 채 투구를 이어간 실링의 붉은 투혼은 여전히 팬들의 기억을 지배한다.

보스턴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상대로 한 월드시리즈서 내리 4연승 86년 묵은 ‘밤비노의 저주’를 깨트렸다. 실링은 7이닝 1실점으로 승리를 낚아챘다. 실링은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 월드시리즈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3000개 이상의 탈삼진을 기록한 투수 가운데 가장 높은 탈삼진 대 볼넷 비율을 기록했다. 로저 클레멘스 다음으로 ‘명예의 전당’에 오를 수 있는 완벽한 자격을 갖춘 투수다. 7번이나 사이 영상을 수상한 클레멘스는 금지 약물 복용 혐의로 사실상 아웃 상태다.

실링은 약물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그런데 왜 8번이나 낙방했을까. ‘명예의 전당’은 기자들이 뽑는다. 실력이 우선시되지만 실력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실링은 기자들과 사이가 좋지 못했다. 툭하면 싸웠다.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애리조나 리퍼블릭’지의 페드로 고메즈 기자와는 ‘거짓말쟁이’ ‘나쁜 놈’이라며 대놓고 서로를 비난했다. 방송인 개리 손은 실링의 6차전 양말에 묻은 피가 사실은 페인트였다고 팀 동료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 동료는 다음 날 손의 말이 거짓이라고 고소했다. 진실을 놓고 여전히 말이 많다.

한 가지 다행한 점은 실링의 득표율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 실링은 지난 해 60.9%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같은 9수생인 로저 클레멘스(59.5%)나 배리 본즈(59.1%)보다 높다. ‘미운 털’ 실링이 이번엔 75%를 얻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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